잇단 ‘챌린지’…정치인 얼굴·정책 알리기로 변질

“의욕은 좋지만”…‘그들만의 퍼포먼스’ 시민들 괴리감
“본지 작년 ‘안전은 ㅁ다’ 캠페인이 더 효과적” 큰호응
최경서 | 입력 2021-03-01 09:2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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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마다 진행 중인 각종 챌린지. 지역 현안이나 정책을 놓고 정치인만 참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무관함.(사진=뉴시스)

 

[세계로컬타임즈 최경서 기자] 주객전도(主客顚倒). 주인과 손님이 바뀌었다는 뜻이다. '무엇'을 위한 목적보다는, '누구'가 핵심이 돼버렸다. 


최근 정치권과 자치단체에서 유행처럼 번지는 각종 '챌린지'를 바라보는 시민의 눈총이 따갑다. '꿈보다 해몽' 식의 의미를 부여해 그들만의 얼굴 알리기로 변질됐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본지가 지난해 진행한 ‘안전은 ㅁ다’ 캠페인이 더 효과적이라는 아쉬움도 있다.

당초 챌린지(Challenge) 운동은 전 국민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일종의 캠페인이다. 2014년과 2018년 루게릭병 환자를 응원하는 '아이스버킷 챌린지'를 시초로 2020년 코로나19 의료진에게 감사함을 표하는 '덕분에 챌린지'가 확산됐다.

이 때는 대부분 연예인과 일반 시민이 주축이 된 자발적인 캠페인으로 진행됐다.

하지만 정치권과 지자체에서 경쟁 구도와 같은 각종 챌린지를 내놓으면서 이후 챌린지의 의미가 희석되기 시작했다. 

지역의 한 정치인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달까지 9개의 챌린지에 모두 참여했다.

스테이스트롱 캠페인·비대면추석 보내기 챌린지·선배시민 정책대회 성공개회 기원 챌린지·아이스팩 재사용 챌린지·필수노동자 응원 챌린지·자치분권 2.0 챌린지·늦어도 괜찮아 챌린지·충청광역권철도 기원 삼보일배 챌린지·어린이교통안전 릴레이 챌린지 등 나열하기도 쉽지 않을만큼 많은 챌린지에 차례로 등장했다.

그런데도 이 외 플라스틱 줄이기 챌린지·수도권내륙선 유치 기원 챌린지 등 앞으로 예정된 것도 줄을 잇는다.

▲본지에서 지난해 1년여 동안 진행한 ‘안전은 ㅁ다’ 캠페인 모습. 삼성전자 부회장도 순번없이 참여한 ‘찐’ 캠페인으로 큰 호응읋 받았다. 사진은 본지에 실린 김기남 부회장의 안전에 대한 소신. (사진=세계로컬타임즈DB)

챌린지는 자치단체장이나 지방의회 의원 등에게 지목을 받은 후 비슷한 부류의 지역 인사를 지목하는 식이다. 정치인의 경우 같은 당 소속 정치인을 지목하는 경우도 많다. 코로나19 거리두기 상황 속에서 일종의 '상부상조' 얼굴 알리기에 나서는 셈이다.

온갖 챌린지가 난무하다보니 챌린지의 의미도 선뜻 이해하기 어렵다. 지자체 현안사업을 챌린지로 포장하니 일반 시민과 괴리가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한 지자체에선 '냄비'도 등장했다. 소비 위축에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을 돕고, 일회용품을 줄이기 위한 의도로 진행하는 '용기내 챌린지'다.

이는 퇴근시간에 지역 식당에 들러 미리 준비한 냄비(용기)에 음식을 포장해 SNS에 올리는 방식인데, '용기내'라는 말에는 냄비 '용기(容器)'와 코로나19로 지친 시민을 위로하는 '용기(勇氣)'가 담겼다고 한다.

일부러 냄비를 준비해야 하는 번거로움 등 참여 방법도 쉽지 않고, 냄비를 들고 진행한다해도 의도를 설명해주기 전에는 그 뜻을 이해하기 어렵다. 이 챌린지의 1호는 '자치단체장'이었고, 2호는 '지방의회 의장'이었다. 

이에 대해 한 지자체 간부 공무원은 "자치단체장의 챌린지를 준비하고, 새로운 챌린지를 개발하는데 많은 시간이 필요해 본연의 업무에 소홀해지고 있다"며 "지금까지 쓴 챌린지 패널 제작비만도 수십만원"이라고 지적했다.

시민 A(48) 씨는 "챌린지의 의미가 정치인들 얼굴이나 정책 알리기로 전락한 것 같아 안타깝다"며 "이런 식의 챌린지를 보게하는 것은 일반 시민들에겐 '강요'나 다름 없다"고 꼬집었다.

 

▲본지에서 지난해 1년여 동안 진행한 ‘안전은 ㅁ다’ 캠페인 모습. 안전을 위한 이들의 소신이 나비의 날갯짓처럼 안전문화 정착의 결과로 나타나기를 기대한다. (사진=세계로컬타임즈DB)

한편, 이렇게 퇴색된 챌린지 모습을 보면서 본지가 지난 한 해동안 진행한 ‘안전은 ㅁ다’ 캠페인이 더 의미가 있음을 되새겨 보게 된다. 

지금처럼 정치인들이 돌아가면서 얼굴 알리는 방식이 아니라 정치·경제·문화 등 각계 인사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국민 안전에 대한 자신들의 소신을 밝힌 건전하면서 이른바 ‘찐’ 캠페인였기 때문이다.

본지 캠페인의 1년여 진행과정을 지켜본 한 독자는 “지금 국민들의 눈총만 사는 챌린지 보다 국민의 안전을 위해 소신을 밝히고 실천한 ‘안전은 ㅁ다’ 캠페인이 더 효과적”이라고 호응을 보냈다.

그런데도 그렇게 바람직한 캠페인이 여러 사유로 인해 지속되지 못해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이에 ‘안전은 ㅁ다’ 캠페인을 현재 호응받지 못하는 챌린지 행사 보다 더 긍정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으로 다시 추진할 계획으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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