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쟁 접고 국익·민생 챙기는 국회돼야 한다

황종택 주필 기자 | | 입력 2019-09-26 09: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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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의도 국회 모습. (사진=세계로컬타임즈 DB)

 

이제 이름하여 ‘국회의 시간’이다. ‘조국 정국’의 한가운데 20대 국회 마지막 정기국회 일정이 20여 일 늦게 본궤도에 오르게 된 것이다. 그러나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에도 불구하고 여야의 ‘조국 대전(大戰)’은 장기전에 접어든 상황이어서 정기국회 내내 충돌이 예상된다.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 합의에 따라 여야는 26일부터 나흘간 각 분야 대정부질문하고, ‘정기국회의 꽃’이라 불리는 국정감사는 10월2일부터 21일까지 진행한다. 다음 달 22일에는 513조 원 규모로 편성된 ‘슈퍼예산’에 대한 정부의 시정연설을 청취한다. 12월10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정기국회는 20대 국회의 마지막 정기국회이자 내년 4월 총선 시간표를 감안 할 때 ‘일하는 국회’로서 작용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로 평가된다. 

하지만 조 장관을 둘러싼 가파른 여야의 대치로 인해 ‘빈손 국회’라는 오명을 벗고 명예를 회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바로 이 점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과 제2야당이 바른미래당은 ‘조국 임명 철회’를 요구하며 조 장관 해임건의안과 함께 조 장관 의혹과 관련한 국회 국정조사 및 특검을 관철한다는 방침이다. 

여야 격돌, 국론 대분열이 우려된다. 작금 대한민국호는 어려운 상황이다. 세계 경제 침체에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 일본의 경제보복, 미·중·러·일과 북한의 합종연횡에 따른 안보 격변 등 우리의 지혜와 힘을 모아 극복할 사안들이다. 

특히 경제 침체에 따른 민생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국책연구원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6개월 연속 ‘경기 부진’ 판단을 내렸다. ‘경제동향’ 9월호에서 “우리 경제는 대내외 수요 위축에 따라 전반적으로 부진한 모습”이라며 “소매판매와 설비·건설 투자가 모두 감소하고 수출 부진도 지속되고 있다”고 했다. 실제 주요 경제지표는 줄줄이 마이너스다. 내수경기의 바로미터인 소매판매액은 7월 전월 대비 0.3% 줄고 설비투자는 4.7%, 건설기성·수주는 각각 6.2%, 23.3% 감소했다. 내수·수출·투자 어느 것을 봐도 암울한 지표뿐이다.

나아질 기미도 보이지 않는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세계 교역량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두 달 연속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결과 ‘최악의 저성장’ 경고가 쏟아진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9%로, 0.3%포인트 또 낮췄다. 현대경제연구원도 2.1%로, 0.4%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정부 전망치 2.4∼2.5%, KDI 2.4%보다 크게 낮은 수치다. 경제가 그만큼 급속히 얼어붙고 있다는 뜻이다. 수요 감소에 따라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8개월 연속 0%대에 머물고, 8월에는 사상 첫 마이너스(-0.04%)를 기록했다. 일본식 장기침체 경고와 디플레이션 위기론마저 터져 나온다.

정부와 여당은 경제 활력을 되찾도록 역할해야 한다. 무작정 재정투자만 늘린다고 해결될 문제도 아니다. 올 2분기 정부 부문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7.9%이지만 민간부문 성장률은 0.4%에 그쳤다. 재정이 민간의 경기를 일으키는 군불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소득주도성장 기치 아래 반기업·친노동 정책이 만연한 결과, 시장이 정상 작동하지 않기 때문이다. 기업 투자는 얼어붙은 것도 모자라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경제 활력이나 기업 경쟁력과는 상관없는 곳에 포퓰리즘 발상으로 ‘돈 살포’를 하고 있으니, 재정이 경제 활성화의 마중물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는 국민의 빚만 늘릴 뿐이다. 정부는 경제의 정상 작동을 가로막는 소득주도성장 정책부터 청산해야 한다. 그래야 회생의 희망이라도 가질 수 있다.

국회는 정쟁을 접고 국익과 민생을 위한 일하는 국회상을 보여야 한다. ‘조국 장관 건’은 엄정한 검찰 수사에 맡기고, 국회의원들은 본령에 충실하길 촉구한다. 그렇잖아도 20대 국회를 보는 국민 분노는 하늘을 찌른다. 분기탱천(憤氣撐天). 이유는 분명하다. 국민을 대표한 선량(選良)으로서 경제활성화 법안 마련 등 일은 하지 않고 ‘돈만 축내기’ 때문이다. 수치로 나타나고 있다. 국민이 부적격한 국회의원을 임기 중 소환해 투표로 파면할 수 있도록 하는 국회의원 국민소환제를 국민 10명 중 8명이 찬성한다는 여론이다. 

사실 국회는 일하지 않았다. 내년 총선으로 임기가 끝나는 20대 국회는 법안 통과율이 역대 최저인 30.5%에 머물고 있다. 한심한 일이다. 상임위에 복수의 법안심사소위를 두고 월 2회 열도록 한 ‘일하는 국회법’이 시행된 지 두 달이 다 됐으나 국회의 모습은 변한 게 없다. 

국회는 국민 혈세인 내년 예산안을 꼼꼼히 따져 실효성 있는 예산 배분에 힘써야 한다. 또 선거제 개편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검경 수사권 조정 등 주요 쟁점 법안은 물론 일본 수출규제 대응 법안, 탄력근로제 등 각종 민생법안도 심사를 기다리고 있다. 

여야는 최악의 국회라는 오명을 씻기 위해서도 민생·경제 법안 처리에 속도를 내길 당부한다. 일하지 않는 국회, 부끄러움을 알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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