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 학대·부실급식에 ‘공공의 적’으로…사회적 감시 필요

[연중 시리즈] K-safety 운동 - 유치원 안전진단Ⅰ
민진규 대기자 | stmin@hotmail.com | 입력 2019-10-11 17:20:24
  • 글자크기
  • +
  • -
  • 인쇄
  • 내용복사
▲ 시민단체 정치하는 엄마들 주최로 열린 한국유치원총연합회 검찰고발 기자회견에서 한 어린이가 한유총 규탄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세계로컬타임즈 민진규 대기자] 2018년 10월 더불어민주당 소속 박용진 의원이 사립유치원 회계부정을 용감하게 폭로하면서 유치원의 비리가 적나라하게 밝혀졌다. 


원장들이 돈을 빼돌리는 수법도 다양했고 금액도 일반인의 상상을 초월해 국민들은 충격을 받았다. 

유치원의 비리를 근절하기 위한 소위 말하는 ‘유치원3법’을 통과시켜야 한다는 국민들의 목소리가 커졌지만 유치원 관련 중 하나인 한국유치원총연합회(이하 한유총)의 로비를 받고 있는 국회는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한유총은 소위 말하는 쪼개기 후원금과 낙선운동 위협과 같은 당근과 채찍으로 국회의원들을 길들인다.

직업 정치꾼인 일부 의원들은 한유총의 당근에 감사하고 채찍에 겁을 먹는 당나귀로 전락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 유아학대·부실급식도 안전사고 포함시켜 관리 필요

유아교육법 제2조에 따르면 유치원은 ‘유아의 교육을 위해 설립 및 운영되는 학교’이며유아는 ‘만3세부터 초등학교 취학 전까지의 어린이’를 말한다.

어린이집은 유치원에 들어가기 전의 0~3세 유아를 보육하는 곳이다. 유아원이라는 말은 법적인 개념이 아니라 유치원과 어린이집을 통칭하는 일반용어다.

유치원에서 발생하는 많은 안전사고는 넘어져 다치는 단순 상해 외에도 돌연사, 추락, 폭언, 폭행, 강제로 음식먹이기 등도 있지만 부실급식도 포함한다. 

일부 원장은 원아의 입학과 특별관리를 명목으로 부모에게 뇌물을 요구하기도 한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18년까지 5년 동안 발생한 유치원 아동학대 건수는 187건으로 집계됐다. 

2018년 8월 경북 경산시의 한 유치원에서 93명이 먹는 계란국을 계란 3알로 끓이고, 사과7개를 나눠 먹인 사건이 발생했다. 각종 언론에서 ‘기적의 유치원’으로 보도하면서 유명세를 탔고, 다른 사립유치원의 급식 실태를 전면 조사하는 동인으로 작용했다. 재판결과 원장은 급식비를 포함해 6억대의 공금을 유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2019년 7월 광주광역시의 한 유치원 교사가 5살 유치원생을 학대했다는 신고가 들어와 경찰이 조사에 나섰다. 신고한 학부모는 유치원 CCTV의 녹화영상을 시청해 교사가 아이의 등을 때리는 것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관련 조사가 진행 중이며 아직까지 사실관계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유치원에 아이들을 보내는 학부모들은 불안감에 떨고 있다.

2019년 6월 중국 베이징의 유치원 교사가 아이들에게 주삿바늘을 꽂고 약을 먹이는 학대행위를 자행해 처벌을 받았다. 동부의 사립유치원은 낮잠을 자지 않고 다른 아이들의 낮잠을 방해한다는 이유로 원생 2명을 섭씨 33도에 달하는 운동장에 세웠다가 해고됐다. 정부는 해당 유치원을 가혹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폐쇄하라고 명령했다.
 
안전사고가 발생한 유아원은 폐쇄하고 관련자 모두 자격을 박탈하는 등 강력한 행적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일부 전문가는 안전사고를 방임한 관리자도 연대 책임을 물리고 관련자 모두 사고 이력을 관리해 다시는 관련 시설에 재취업하지 못하도록 원천적으로 봉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제도적 장치가 미비한 행정관리의 허점을 이용해 반복해 유사한 안전사고를 저지르는 관련자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 가정에서 학대 받는 아이, 학대 사실조차 파악 힘들어

사고발생 가능성 평가 소규모 유치원은 아동 학대사건이나 부실급식이 발생해도 감독당국이 파악하지 못하면 쉬쉬하고 그냥 넘어간다. 

주변에 다른 유치원이 없다면 아이들의 관리에 어려움을 느끼는 학부모들은 대안이 없기 때문에 문제가 된 유치원에 아이들을 다시 보낼 수밖에 없다. 

장애아동에 대한 학대는 더욱 파악하기 어렵다. 

학부모가 자신의 장애아이에 대한 관리를 포기하는 경향도 있고, 폭행이나 성추행이 발생해도 관리자와 충돌을 회피하기 위해 묵인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18년 11월부터 2019년 2월까지 아동 관련 기관 총 34만649곳의 운영자와 취업자 중 아동학대 관련 범죄자가 21명으로 드러났다. 

아동복지법에 따라 이들은 아동 관련 기관을 운영하지 못하고 취업도 제한되는데 관리감독의 사각지대에 놓여있었던 것이다. 

2019년 7월 경기도교육청은 화성 A유치원에 대해 직원의 성범죄경력 및 아동학대 범죄전력을 채용 전에 조회하지 않은 직원을 경고하라고 요구했다.

2014년 강화된 아동학대특례법은 학교나 유치원 교사 등이 18세 미만 아동의 학대사실을 알고도 묵인하면 과태료를 부과한다. 

하지만 한국 속담에 ‘주먹은 가깝고 법은 멀다’는 말처럼 유치원의 인지도나 명성에 흠이 갈 것을 두려워한 원장의 압력으로 학대사건이 발생해도 보육교사들은 진실을 밝히길 두려워하고 서로 담합해 보호하려는 행태를 보인다.

가정에서 부모에게 학대를 받는 아이의 경우에는 유아원에서 매를 맞아도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또한 열악한 가정환경에서 생활하는 아이도 유치원에서 먹는 급식이 부실한지조차 판단하기 어렵다. 

유치원에 대한 행정기관의 관리감독이 부실하기 때문에 아동학대나 부실급식이라는 안전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은 높다. 감독기관의 관리노력이 절실하게 요구되는 이유다.

다음호에 계속

▲ 유치원 및 초·중·고교 비정규직 노동자 9만여 명이 파업에 돌입, 유치원생들이 대체급식으로 나온 빵과 음료수로 점심식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표=민진규기자)
 

[저작권자ⓒ 세계로컬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naver
  • 카카오톡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 보내기
민진규 대기자 다른기사보기
  • 글자크기
  • +
  • -
  • 인쇄
  • 내용복사

헤드라인HEAD LINE

포토뉴스PHOTO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