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비 내역 비공개’ LH‧SH, 과연 명분 있나

경실련 “法, 8년 전에 이미 ‘비공개 이유 없다’ 판결” 주장
김영식 기자 | ys97kim@naver.com | 입력 2018-10-12 10: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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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H공사 사옥 전경.(사진=LH 제공)

 

[세계로컬타임즈 김영식 기자] 비용 부풀리기 등 온갖 꼼수의 온실로 불려온 건설업 공사비 내역과 관련해 최근 공개-비공개 여부를 둘러싸고 논란이 뜨겁다. 

 
특히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꺼내든 부동산 정책 가운데 10억 원 이상 건설공사 원가공개’방침은 ‘정보의 투명성 제고’라는 긍정적 의견과 함께 ‘시장경제 원리 침해’라는 또 다른 부정적 견해가 충돌, 점입가경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하루가 멀다하고 뛰고 있는 집값을 잡기 위해 분투 중인 정부가 공사비 원가 ‘공개’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을 통해 가시화하고 있지만, 이번 논란에 LH공사와 SH공사가 나란히 ‘비공개’ 결정으로 맞서며 새 국면을 맞고 있다.


하지만 두 공사의 경우 최근 경기도는 물론, 서울시까지 일부 공개 방침을 밝힘에 따라 이들이 내건 비공개 명분이 훼손됐다는 비판에 직면함과 동시에 이와 관련된 소송을 진행 중이거나 예고되는 등 위기를 자초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들 공사가 비공개 사유로 내걸고 있는 ‘경영‧영업상 비밀’은 이미 8년 전 사법부 판례를 통해 무력화된 바 있어 파장 또한 큰 상태다.


시민사회 일각에서는 경기도의 공개 방침과 맞물려 LH‧SH가 비공개 방침을 끝까지 고수하게 될 경우 행정소송까지 불사하겠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최근 성명을 내고 “LH‧SH 모두 아파트 공사비내역 비공개 처분은 명분이 없다”며 “비공개를 고수할 경우 행정소송 제기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경실련은 지난달 10일 LH‧SH를 상대로 아파트 분양원가 관련 공사비 내역서의 정보공개를 청구한 바 있다.


경실련, 정보공개 거부한 LH‧SH ‘이의신청’


이번에 경실련이 공사비 내역 정보공개를 청구한 아파트는 공공분양 10년임대·국민임대 등 LH 9개, SH 23개 단지로, 해당 내역서는 설계‧도급‧하도급내역서 및 원하도급대비표 등을 포함했다.


하지만 두 공사는 내역서 공개에 ‘경영‧영업상 비밀에 관한 사항’이란 이유로 비공개 결정을 내렸다. 최근 정부와 서울시가 분양원가 공개 항목을 기존 12개에서 61개로 확대 결정을 내린 데 대해 크게 엇갈린 입장이다.


경실련은 “비공개 사유가 이미 8년 전 법원에서 부정된 사항”이라며 “만약 이의신청에 대해서도 비공개 결정이 내려질 경우 행정소송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LH‧SH는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제9조 제1항 제7호 “법인 등의 경영·영업상 비밀에 관한 사항으로 공개될 경우 법인 등의 정당한 이익을 현저히 해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정보”를 근거로 비공개 사유를 제시한 상태다.


그러나 경실련은 8년 전인 지난 2010년 동일한 내용의 자료(장지‧발산‧상암지구 아파트 공사비 내역서)에 대해 SH와의 소송에서 승소 판결을 받았다고 강조하고 있다.


당시 법원은 “SH공사의 설립 취지에 비춰 보면 공사비 내역서를 공개한다고 해서 원‧하수급업체의 정당한 이익을 현저히 해할 우려가 있는 정보로 보기 어려우며,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고, 국정에 대한 국민 참여와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비공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한 이를 공개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이에 당시 SH는 대법원 상고를 포기하고 A4상자 10박스 분량의 공사비 내역서를 공개했다.


이와 관련, 경실련은 “그럼에도 SH는 판결문을 첨부했음에도 8년 전과 똑같은 이유를 들며 비공개를 결정했다”며 “담당 공무원이 판결문도 확인하지 않고 자의적인 판단으로 비공개 처분한 것인지, 서울시가 사법부의 판결을 거부하는 것인지 명확한 입장 표명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기도 이어 서울시 공개 확대 움직임…업계, 반발↑


이어 “전국 각지의 분양자들이 LH공사 등을 상대로 분양원가 공개 소송에서 승소하고 있다”며 “LH‧SH는 특정 단지의 소송에서 지더라도 다른 단지 입주민들이 공개를 요청하면 무조건적인 비공개를 처분하며 소송을 해야만 받을 수 있게끔 갑질과 정보 감추기를 반복하며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집값 폭등을 멈추기 위한 방책으로 제시된 ‘분양원가 공개’와 관련, 최근 경기도의 전면 확대에 이어 서울시 역시 확대 검토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도는 이번 방침 발표를 통해 공공기관 발주 사업 관련 택지비(3개)·공사비(5개)·간접비(3개)·기타비용(1건) 등 12개 항목에 대한 원가 공개를 천명했다.


서울시도 이에 대한 검토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지난 5일 “시행령을 개정해 추진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혀 분양원가 공개 확대를 시사하기도 했다.


다만 업계에선 공급 축소를 크게 우려하며 지난 정부의 정책 실패를 되풀이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실제 지난 노무현 정부 당시 건설사들이 사업 규모 자체를 대폭 줄이는 부작용을 낳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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