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 줄이라’는 정부…최고 실적에도 곤혹스런 금융지주

KB‧하나 하향 조정…신한·우리 3월 초 확정 전망
김영식 기자 | ys97kim@naver.com | 입력 2021-02-08 10:4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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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금융당국이 배당 제한 권고를 각 주요 금융지주에 내린 가운데, 금융사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사진=뉴시스)

 

[세계로컬타임즈 김영식 기자] 국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요동치는 경제 불확실성을 이유로 최근 정부가 금융지주사들에 배당 제한을 권고한 가운데 금융사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이런 금융당국 압박에 KB‧하나 등 금융지주사들이 잇따라 전년 대비 하향 조정한 20% 수준으로 결정한 가운데 주주 설득에 곤혹을 치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나머지 국내 주요 금융지주사들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 정부 “배당금 규모 줄여라”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역대급 호실적을 기록했음에도 주요 금융지주들의 지난해 ‘배당 성향’은 약 20%로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이는 2019년 배당 성향인 25~27% 대비 5~7%포인트나 축소된 것이다. 

‘배당 성향’이란 회사가 벌어들인 순이익 중 배당금을 얼마나 지급하는지 나타내는 비율로, 그동안 금융기업들은 ‘높은’ 배당 성향을 무기로 주주 마음을 사로잡아왔다. 

하지만 최근 금융당국은 코로나19 확산으로 경기 침체 및 시장 불확실성이 심화됐다는 이유로 각 금융지주사에 배당 자제를 권고했다. 변동성이 커진 만큼 적어도 올 상반기까지는 수익금을 적립해두라는 취지로 읽힌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런 의도로 당국이 내놓은 ‘은행권 배당제한 가이드라인’과 관련해 금융권 특성을 무시한 일방적 조처라며 ‘관치 금융’ 논란이 최근 일었다. 

그러나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각 은행 입장에서는 ‘공문’을 통해 주주 설명이 가능했다는 점에서 오히려 투명하고 깨끗해졌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논란에 명확히 선을 그은 셈이다. 

이런 방침은 국내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실제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최근 지난해 배당규모를 전년 수준에 맞춰 억제해달라고 요청한 데 이어 유럽중앙은행(ECB)‧영국‧스웨덴 등도 지난해 자국 금융사들에 배당 축소를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 당국 압박에 KB·하나금융 하향 조정

이에 따라 KB금융지주는 지난 4일 배당 성향을 20%로 낮춘 1,770원을 주당배당금으로 책정한 상태다. 이는 2019년 주당배당금 2,210원(배당 성향 26%) 대비 440원 축소된 금액이다. 하나금융지주도 20%로 축소, 지난해 주당배당금은 1,350원으로, 2019년 대비 16% 줄었다. 다만 중간배당금을 포함하면 1,850원 수준이다. 

이들 회사가 지난해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는 점에서 주주들의 ‘역대급’ 실망감도 전망된 상황이다. 

다만 신한과 우리금융은 아직 배당 성향을 확정하지 못했다. 이들 양사는 대외적 환경과 여러 변수 등을 종합해 내달 초 확정할 방침이다. 신한금융의 지난해 배당 성향은 25%, 우리금융은 27%로 각각 파악됐다. 

업계에선 이들 금융사 주주가 오는 6월 이후 예정된 중간배당과 연간배당에 희망을 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실제 최근 금융사들은 앞다퉈 더욱 공격적인 주주환원을 약속하고 있다. 실망한 주주들의 발걸음을 다시 붙잡기 위한 행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는 평가다. 

앞서 이환주 KB금융 CFO는 “당국 권고 기한이 올해 6월 말 종료되는 만큼 하반기 적극적인 자본정책으로 서둘러 주주환원을 개선하겠다”며 “자사주 소각이나 중간배당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해나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럼에도 이같은 금융지주사 약속이 부실하게 이뤄질 경우 주주 불만은 더욱 커질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특히 지난해 역대급 호실적이 되레 주주 설득의 장애물로 작용, 더 큰 악영향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주주 입장에서 금융사 이익이 늘었음에도 배당받지 못하면 결국 권리 침해로까지 받아들여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이번 당국 권고가 금융사는 물론 주주들의 정당한 수익가치 실현 행위에 무리하게 개입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주 반발에 직면하게 될 금융사들은 주주환원 관련 대책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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