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딩크의 코리아, 박항서의 베트남

최경서 | 입력 2019-12-06 10:5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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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알막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AFC 아시안컵 16강전 베트남과 요르단의 경기에서 베트남 축구대표팀 박항서 감독이 팀이 승부차기 끝에 요르단을 누르고 승리하자 기뻐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파죽지세. 승승장구 이런 말 외 다른 어떤 말로 표현하는 것이 박항서 감독에게 어울릴 수 있을까.


박항서 감독의 베트남 22세이하 축구 대표팀은 동남아시아(SEA)게임 조별리그에서 같은 B조의 브루나이·라오스·인도네시아·싱가포르·태국을 차례로 꺾고, 조 1위로 준결승에 진출했다. 이후 10일(현지시간) 결승에서 인도네시아를 3-0으로 대파했다. 상대를 거침없이 물리치고 쳐들어가는 파죽지세(破竹之勢)의 승리 행진이다.

이로써 베트남은 6승 1무를 기록하면서 SEA 게임 60년 만의 첫 우승의 위업을 달성했다.

일명 ‘쌀딩크’로 불리며, 베트남 축구 영웅으로 지지받고 있는 박항서 감독. 지난 2002년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의 거스 히딩크 감독시절 수석 코치로서 히딩크의 축구를 직접 보고 겪었다. 이에 박항서 감독은 ‘베트남에서 이룬 성과는 히딩크 감독의 가르침 덕분’이라고 겸손히 밝혀 ‘쌀딩크’라는 별명도 얻은 것이다.

▲'쌀딩크' 박항서(60·왼쪽)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22세 이하(U-22) 축구대표팀이 8일 중국 우한에서 중국 U-22 대표팀과의 경기를 앞두고 거스 히딩크 감독과 만나 환하게 웃고 있다.(사진 = 베트남축구협회 갈무리)

히딩크 감독 당시 ‘히딩크의 마법’으로 불리면서 대한민국 축구는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뤘다. 하지만 박항서 코치는 한국축구협회와의 갈등으로 변방에 떠돌 수 밖에 없었다. 

이후 2017년에 베트남 축구대표님 감독으로 가면서 점차 자리를 잡았고 최근에는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놀라운 결과를 만들어 내고 있다. 대회마다 이긴 기세로 계속 몰아치는 승승장구(乘勝長驅) 그 자체다. 

현재 베트남에서 박항서 감독의 인기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 히딩크 시절 ‘히딩크의 마법’을 그대로 이어받은 듯 지금은 ‘박항서 매직’으로 불리면서 연승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 2017년 베트남 감독으로 부임하면서 먼저 대표팀 식단 개선 등으로 선수들의 체력 상태를 끌어올리는 등 자신감을 고취시켰다. 선수들에게 늘 자신감을 심어주며 강도높은 훈련을 통해 ‘무에서 유’를 창조해 나갔다. 

이러한 노력으로 부임 후 첫 대회인 2018년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에서 팀을 준우승으로 이끌면서 ‘박항서 열풍’을 불러 일으켰다. 이는 베트남 축구 사상 첫 AFC 주관 대회 결승에 진출한 대업이었으며, 베트남 정부로부터 최고 훈장인 ‘3급 노동훈장’을 받기에 이르렀다.

▲박항서(오른쪽) 감독이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아세안축구연맹(AFF) 어워즈에서 올해의 감독상을 받고 있다. (사진=AFF 홈페이지 갈무리)

이러한 기세로 같은 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팀을 4강에 올려놓고, 2018년 말에 열린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대회에서는 베트남 축구 대표팀을 10년만에 정상에 올렸다. 이후 올해 초에 열린 2019 AFC 아시안컵에서도 요르단을 잡고 대회 8강 진출에 성공함으로써,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97위를 달성해 100위권에 진입시켰다.

이처럼 박항서 감독은 ‘세계적 명장들도 힘을 쓰지 못한다’고 평을 받고 있는 아시아 축구판에서 취임 1년만에 베트남 축구의 위상을 높였다. 

이에 따라 지난 8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AFF 어워즈에서 올해의 감독상을 받아 아세안축구연맹(AFF) 최고의 지도자로 우뚝 섰다. 히딩크 이후 감독 커리어로 인상깊지 않은 커리어를 보였던 그가 이제는 아시아에서 주목하는 스타감독 반열에 오른 것이다.

이같은 성과를 인정받아 박항서 감독은 베트남 축구협회와 역대 최고 대우의 파격적인 조건으로 3년 재계약을 체결하며 '박항서 매직'을 이어나가고 있다. 베트남에 축구 한류를 불러일으킨 박항서 감독의 신화는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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