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많은 ‘스쿨존’-관심 밖 ‘실버존’…형식적 관리에 사고 ↑

이름뿐인 보호구역…교통약자 위한 법 개정·인식 개선 시급
임현지 | hj@segyelocal.com | 입력 2019-11-11 10:5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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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교통사고 관련 법안이 꾸준히 발의되고 있지만 모두 높은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계류 중에 있다. (사진=세계로컬타임즈DB)

 

[세계로컬타임즈 임현지 기자] ‘하준이 법’, ‘민식이 법’ 등 어린이 교통사고 관련 법안이 꾸준히 발의되고 있지만 모두 높은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계류 중에 있다. '안전불감증'에 주춤거리는 사이 고령화로 인한 노인 보행자 교통사고 사망까지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교통약자를 위한 법 개정과 사회적 인식이 하루빨리 개선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스쿨존’ 법안 국회서 낮잠

11일 경찰청과 교육부 등에 따르면 지난 2014년부터 2018년까지 발생한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 내 교통사고 건수는 총 2,458건으로 나타났다. 관련 사고로 다친 어린이는 2,581명, 사망한 어린이는 모두 31명에 달한다. 

어린이보호구역은 학교와 어린이집, 유치원 반경 300m 내에 주정차 금지와 시속 30km 제한 등을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감시할 수 있는 과속단속카메라가 설치된 곳은 전국 어린이보호구역(1만6,789곳) 중 4.9%(820곳)에 불과하다. 이는 어린이 교통사고가 꾸준히 발생하는 원인으로 지목된다. 

강훈식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은 지난달 어린이보호구역 내 신호등과 과속단속카메라 의무 설치 등을 골자로 하는 ‘민식이 법’을 발의했다. 9살 민식이가 해당 구역에서 교통사고로 숨진 사고가 발단이 됐다.

강 의원은 “국민의 안전, 특히 어린이 안전을 보호하는 것은 국가의 의무이자 우리 모두의 의무”라며 “민식이 법을 하루빨리 통과시켜 어린이들이 안전한 나라에서 살 수 있도록 해야한다”라고 말했다.

민식이 법과 더불어 교통사고로 숨진 어린이의 이름을 딴 법안은 ‘해인이법’, ‘한음이 법’, ‘제2하준이 법’, ‘태호-유찬이법’ 등이 있지만 하지만 어린이 교통안전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모두 수년째 법안이 통과되지 못한 채 계류 중이기 때문.

게다가 내년 관련 예산 역시 어린이보호구역을 새로 지정하거나 확장하는 예산으로만 편성됐을 뿐, 과속단속카메라 설치와 관련한 예산은 편성되지 않았다. 

 

강 의원은 지난 7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매달 평균 한 멍씩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죽어가고 있다”라며 “어린이보호구역 안전 예산은 20대 국회가 만들었다고 말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고령화사회에도 ‘실버존’ 태부족

 

▲대표적인 교통약자로 꼽히는 노인의 교통사고 사망 또한 증가하고 있지만 노인보호구역은 어린이보호구역 대비 10분의 1에 불과하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어린이와 함께 대표적인 교통약자로 꼽히는 노인의 교통사고 사망 또한 증가하고 있다. 청각과 보행이 둔해지는 노인들 위해 ‘노인보호구역(실버존)’이 마련돼 있지만 이는 어린이보호구역(1만6,789곳)의 10분의 1 수준(1,639곳)이다. 빠르게 진행되는 한국 사회의 고령화 속도에 비하면 노인보호구역의 홍보와 지원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전체 보행 사망자 가운데 노인 보행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지난 2014년 48.1%에서 2016년 50.5%, 지난해 56.6%로 지속 증가했다. 사고는 병원(31%)이나 시장(21%), 역·터미널(15%), 경로당 등 노인시설(14%) 주변에서 주로 발생했다. 

추운 날씨로 인해 노인의 행동이 둔해지는 11월~1월(29%) 가장 많이 사고가 났다. 가해 운전자가 운전 중 스마트폰 사용, DMB 시청 등 안전운전 수칙을 지키지 않아 발생한 사고(68%)가 대부분이었다. 

이에 행안부는 노인 교통사고 사망자가 2명 이상 발생한 전국 47개 지역을 우선 위험지역으로 선정, 현장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서울시 동대문에 위치한 동서시장 부근, 종로구 낙원지하상가 부근, 부산 남포동 신천지시장 부근 등이 점검 대상이다. 

점검 후 해당 지자체에 연말까지 개선을 권고하되, 지자체 예산이 부족할 경우 행안부가 예산 일부를 지원한다. 현장개선만큼이나 인식개선 역시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만큼 구역 및 안전표시 등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노인보호구역은 어린이안전보호 구역 대비 시설도 예산도 10분에 1에 불과해 그만큼 표시 및 홍보 등이 부족했던 게 사실”이라며 “내년에 관련 예산이 두 배가량 높게 편성된 만큼 노인보호구역 지정 및 안전 표시를 늘려 시민 인식 개선에도 적극 힘쓸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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