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지방 재정자립도 열악한 이유를 직시하라

황종택 주필 | news@segyelocal.com | 입력 2019-12-20 11:5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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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분권 시대 효율성 있는 자치단체 경영이 요청된다. 

풀뿌리민주주의인 지방자치의 위상 재정립과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1991년 지방의회, 1995년 단체장 직선제가 되면서 본격적인 지방자치 시대가 도래했다.
 
민선 지방자치 24주년이 지났다. 

우리 지방자치는 다수 단체장들의 위민행정 실천과 함께 지방의원들이 입법활동·예산 심의·행정사무 감사 등에 힘써 ‘동네일꾼’으로서 위상을 확보했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의 지방자치는 언제쯤 당당한 모습을 보일까하는 회의감이 들곤 한다. 

성년(成年)의 나이가 지났음에도 여전히 미숙하고 부도덕한 모습을 적잖게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화급한 현안은 열악한 재정자립도를 높이는 일이다. 

지난 2000년 59.4%에 달했던 지방 재정자립도는 2013년 51.1%로 낮아지더니 2018년엔 절반 아래로 떨어졌다. 

낮은 재정자립도 악화는 불필요한 부채에 기인한다. 

지자체의 빚은 지방 공기업이 갚아야 할 빚까지 더하면 그 규모는 100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지방자치제 시행 이후 단체장의 업적을 남기기 위한 과시성 사업이나 행사가 경쟁적으로 벌어지고, 수익성을 고려하지 않은 공공사업을 남발하는 등 재정을 방만하게 운영한 게 지방재정을 어렵게 만든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지방재정 열악성은 원인이 적잖다. 최근엔 이러한 일로도 비판받고 있다. 

지자체 재산관리가 '엉망진창'인 것이다. 전국 243개 지방자치단체가 소유한 재산의 관리에 구멍이 뚫린 게 재확인됐다. 

공유재산 관리의 총체적 부실이 예산 낭비와 정책 비효율을 양산할 뿐 아니라 각종 토착 비리를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시를 비롯한 17개 광역시·도의 재무제표상 유형자산(일반유형자산, 주민편의시설, 사회기반시설) 규모는 476조1,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광역시·도의 별도 대장에는 이들 유형자산에 해당하는 공유재산 및 물품이 304조5,000억 원으로 등재돼 있다. 

회계장부에 인식된 자산이 공유재산 대장에 누락됐거나 축소 기재됐다는 뜻이다.

감사원이 공개한 감사 결과에 따르면 공유재산 관리가 이 정도로 허술한 지 탄식이 나온다. 

전남 모 군은 민간 콘도 시설을 유치하면서 공익사업인 것처럼 가장해 저가에 토지를 팔아넘겼다.

고흥군의 한 직원은 공유재산으로 관리하던 폐교를 중학교 동창에게 민간숙박시설 용도로 매매계약하는 특혜를 제공한 것이 적발됐다. 

지자체별로 공유재산과 관련한 이 같은 비리가 잇따라 드러나고 있어 얼마나 더 기막힌 일이 있을 지 모를 일이다.

이는 소수의 토착세력이 공유재산으로 이익을 취하는 구조가 형성될 수 있는 불투명한 관리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당국은 공유재산 누수를 막고 활용도를 높이면 세외 수입이 늘어나 주민의 세금 부담도 덜 수 있음을 직시하길 바란다.

중앙정부와 지자체의 책임이 크다. 지자체 소유 재산에 대한 실태 파악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는 게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힌다. 

같은 항목인데도 공유재산 대장에 기재된 수치와 재무제표상 수치가 제대로 맞지 않는 경우가 수두룩한 실정이다. 

경상북도는 재무제표상 24조7,000억 원에 달하는 부동산 등 유형자산이 있음에도 공유재산 및 물품 대장엔 3조 원가량만 등재했다. 

경상북도의 자산 대비 불일치 비율은 88.1%로 17개 광역시·도 중 가장 높았다. 

전라남도(77.2%), 경상남도(68.2%), 충청남도(65.5%) 역시 장부 간 괴리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법과 제도 마련도 요청된다. 

지방재정의 열악성을 조금이나마 개선하려면 산하 기관장 ‘인사청문(간담)회’ 제도를 유효하게 활용해야 한다. 

지방 공기업 기관장들의 공정하고 투명한 임명을 위해 4년 전인 민선 6기 때 도입된 이 제도를 놓고 최근 일각에서 쓸 모 없다는 ‘무용론(無用論)'이 제기하고 있는 것은 안타깝다.
 
단체장이 내정한 인물 대부분이 청문회를 통과하면서 요식행위에 그치고 있는 게 가장 큰 이유다. 

전문성과 도덕성이 결여돼 있는데도 단체장 측근이라는 이유로 사전 낙점된 인사가 지방 공기업 기관장으로 임명되고 있는 현실이다.
 
지방의원들은 같은 당이라는 단순 이유로, 또는 시·도, 시·군·구 예산을 배정받아 해당 지역민의 숙원사업을 해결하려는 속셈에서 이 같은 결정을 한다는 지적이다. 

의회는 인사 청문과정에서 업무 수행능력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도 정작 보고서는 사장직을 수행하는데 적합하다는 의견을 내 인사청문회 무용론을 자초하고 있음을 부끄러워해야 한다.

물론 의회도 할 말은 있다. 

의회 나름대로는 후보자에게 결격사유가 있음을 지적해도, 임용을 막을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는 것이다. 

특히 시·도 광역자치단체의 인사청문회가 적극 도입되고 있으나, 지자체 인사청문회를 규정한 상위법이 없고 단체장의 임명권을 견제할 수단이 없어 실효성을 의심받고 있다.

재정자립도 제고를 위해선 공유재산의 투명한 관리, 검증된 인물들이 지자체 운영에 참여토록 하는 법과 제도 보완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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