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노인 49명 사상’ 김포요양병원, ‘또’ 人災 참사였다

불법시설 운영·시설물 관리 미흡 등 전형적 ‘안전불감증’ 반복
김영식 기자 | ys97kim@naver.com | 입력 2019-09-26 11:4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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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김포시 풍무동 김포요양병원에서 지난 24일 대형 화재가 발생해 모두 49명의 사상자를 냈다.(사진=뉴시스)

 

[세계로컬타임즈 김영식 기자] 지난 24일 발생한 대형화재로 2명이 숨지고 47명의 부상자를 남긴 김포요양병원 화재사건의 원인이 결국 인재(人災)로 인한 사고 쪽으로 가닥이 잡혀가는 모습이다.


신고되지 않은 불법 병실, 비정상적 스프링클러 등 병원 측 방만한 운영과 위법사실을 적발하고도 사후점검을 실시하지 않는 등 관계당국의 안일한 관리에 각종 의혹들이 쏟아지며 복합적 원인에 따른 인재라는 주장이 제기된다.


◆ 여전한 안전불감증…또 대규모 비극 초래


26일 경찰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이번 화재로 당시 ‘집중치료실’서 치료를 받던 80·90대 노인 각각 1명이 목숨을 잃었다. 크고 작은 부상을 입은 환자 47명은 현재 치료 중인 상태다.


문제는 이 병원에서 운영 중이던 ‘집중치료실’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 관리당국의 허가를 받지 않았다는 점이다. 심평원 자료에 따르면 김포요양병원은 5인, 6인, 10인 병실만 당국에 신고됐다. 중환자실은 없었고, 집중치료실은 현행법상 애초 설치‧운영이 불가능하다.


해당병원이 시설점검이나 인력배치 등에서 당국 규제가 엄격하다는 점을 피해 법적으로 설치할 수 없는 ‘집중치료실’이란 관리 사각지대를 만들어 결국 화재피해를 키웠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요양병원 시설인 만큼 더 세심한 건강관리가 필요한 입원환자를 대상으로 불법 미인가 시설에서 치료가 제대로 이뤄졌겠느냐는 의구심도 더해지는 대목이다.


소방당국 조사 결과, 이들 사망자는 실제 화재발생 당시 수동으로 산소공급 처치를 받던 중 서둘러 대피하는 과정에서 제대로 공급받지 못했다. 다만 국과수 부검 결과 이들 사인은 ‘연기 흡입에 따른 질식사’로 판정났다.


그러나 김포요양병원이 당초 중환자실을 당국에 신고‧등록하고 정상적 관리가 이뤄졌다면 이런 대형화재 사고를 예방하거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는 뒤늦은 지적이 줄기차게 나오는 이유다.


그간 수많은 건물화재 사건에서 문제로 지적돼온 ‘스프링클러 오작동’ 역시 이번에도 되풀이됐다. 권용한 김포소방서장은 화재 당일 언론 브리핑에서 “확인 결과, 의무 시설인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었으나 작동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더해 최초 발화 지점으로 추정된 4층 보일러실은 대다수 와병 환자들이 들어찬 병실과 바로 인접해 있어 더 큰 피해로 이어졌다. 게다가 화재발생 당시 안내방송도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환자 대피에서도 신속성이 결여됐다.


또한 정부의 다중시설관리 점검문제에 있어서도 큰 구멍이 드러났다.


안전당국인 행정안전부는 지난해 김포요양병원을 국가안전대진단 다중이용시설 특별화재조사 대상으로 선정해 점검을 벌였으나 특별한 지적사항을 내놓지 않았다. 올해는 정부가 점검대상을 대폭 줄이면서 이 병원은 점검명단에도 오르지 않았다.


결국 지난해 ‘문제 없음’으로 점검 결론이 난 시설물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한 셈이다.


지난 2014년 발생한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만들어진 ‘국가안전대진단’은 국가적 재난을 예방하자는 취지로 2015년 시작됐으나 협소한 대상 범위, 짧은 점검기간, 관리자 자체 점검 위주의 프로그램 운영 등의 이유로 ‘부실’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소방당국이 지난해 11월 지적한 총 19건의 문제에 대해서도 사후보완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인명피해가 발생했다는 점에서 사후약방문식 땜질 대처조차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불가피해졌다.


소방 관련 한 전문가는 “이번 사건을 보면서 지난 밀양 세종병원 화재 참사가 떠올랐다”며 “병원 측의 생명보다 비용을 우선하는 의식, 정부의 안일한 운영점검 행태 등 우리 사회에 만연한 안전불감증이 또 다른 비극을 초래한 꼴”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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