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부당행위 제보, 매년 1천700건 불구 손못대 檢 ‘셀프 처리’

권익위 옴부즈만, 군‧경 적용 불구 검찰만 열외…검찰 성역화
유영재 기자 | jae-63@hanmail.net | 입력 2019-10-21 12:5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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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철희 의원.(사진=의원실 제공)


[세계로컬타임즈 유영재 기자] 국민권익위원회에 제기되는 검찰 관련 고충민원이 연간 1,700여 건에 달하지만, 마땅한 조치 방법이 없어 대부분 검찰 손에 쥐어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권익위 옴부즈만 대상에서 검찰만 제외됐기 때문인데, 관련 제도 개선은 법무부‧검찰 반대로 매번 무산되고 있다.


2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이철희 의원(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이 권익위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권익위가 2016년부터 올해 9월까지 접수한 검찰 관련 고충민원은 6554건에 이른다.


2016년 1622건, 2017년 1911건, 2018년 1666건 등 연 평균 1733건의 검찰 관련 민원이 권익위에 제기됐다. 올해도 9월까지 1355건의 검찰 관련 민원이 접수됐다.


그러나 이 중 권익위가 실제 처리한 민원은 2016년 13건, 2017년 51건, 2018년 14건, 2019년(~9월) 6건 등 극소수에 불과했다. 이는 모두 요지 불명 또는 양측 합의로 자체 종결한 경우다. 


이를 제외한 모든 민원은 검찰로 이송됐다. 검찰서 억울한 일을 당해 권익위에 찾아갔지만, 권익위도 사실상 모든 민원을 검찰에 보낸 것이다.


권익위에서 검찰로 이송된 민원 내용을 보면 △수사관이 합의를 강요하고 고성‧반말(`19.06) △사건 진행 상황 안내를 거부(`19.07) △협박 조로 고발 취하를 강요(`18.02) △대질조사 시 편파적 발언 및 조서 날인 종용(`17.06) 등 수사 과정 상의 권익 침해 행위로, 객관적 조사가 필요한 경우가 다수다.

 

상황이 이런데도 검찰 관련 민원이 제대로 처리되지 않는 것은 검찰의 특권의식 때문이다. 검찰을 제외한 나머지 행정기관들은 모두 권익위 옴부즈만 제도의 적용을 받고, 군과 경찰도 마찬가지다. 권익위는 고충민원이 접수되면 이를 직권조사하고, 시정권고‧의견표명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다. 

 

조사에 협조하지 않는 기관에는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 시정권고‧의견표명은 강제력은 없으나, 그 이행 현황을 권익위가 지속 점검하고 필요 시 공표도 할 수 있다.


권익위는 2017년 ‘검찰 민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검찰 옴부즈만 도입’을 정책과제로 선정했다. 


그해 8월 28일 대통령 업무 보고 후, 고충민원 처리 범위에 검찰의 처분‧수사를 포함하는 '부패방지권익위법 시행령' 개정안을 11월 3일 입법예고했다. 그러나 법무부가 11월 16일 공문과 의견서를 통해 반대 의견을 제시하면서 검찰 옴부즈만 도입은 무산됐다.


당시 개정안은 수사 결과‧내용 등 준사법 행위의 본질은 제외하고, 절차‧과정 상의 민원만 다룬다고 한정했으나, 법무부는 이마저 반대했다. “검찰사무의 준사법적 특성을 고려”해야 하고 “형사법상 고유의 사법절차”가 이미 마련됐다는 등의 이유를 들었다.


하지만 같은 수사기관인 경찰은 수사 내용‧절차를 구분해, 절차에 한해서는 2006년부터 옴부즈만 제도의 적용을 받고 있다.

법무부는 이후에도 ‘검찰 옴부즈만’ 도입을 끈질기게 저지해 왔다. 2017년 7월 국회에서도 같은 내용을 담은 「부패방지권익위법」 개정안이 발의됐고, 그해 12월 위원장 대안으로 정무위를 통과했다.


법사위는 2018년 2월 2일 해당 법안을 제2법안소위에 회부했는데, 8월 27일 시작된 소위 심사에서 법무부 반대에 부딪혀 지금까지 계류 중이다.

 

이 의원은 “검찰 때문에 발생한 고충민원을 검찰에 쥐어주는 건, 때린 사람에게 왜 때렸냐고 묻게 하는 격”이라며 “법무부와 검찰은 이제라도 특권의식을 내려놓고, 검찰 옴부즈만 제도의 도입을 검찰개혁의 일환으로 즉각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검찰 옴부즈만은 검찰 권력에 대한 최소한의 견제 장치로, 법률 개정까지 갈 것도 없이 정부가 마음만 먹으면 시행령을 개정해 즉시 도입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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