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종택 칼럼] 정치는 아무나 하나?

황종택 기자 | resembletree@naver.com | 입력 2021-11-16 13: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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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는 아무나 하나? 아니다. 특정 분야에 대한 전문성과 전체를 볼 수 있는 통전적 시각에다 조율 능력, 비전, 도덕성 등이 요청된다. 오케스트라의 지휘자 같은 자질이 수반돼야 하는 것이다. 물론 어느 일이든 식견과 직업윤리 등이 수반된다. 그래야만 정치 등 맡은 바 일을 잘할 수 있다. 한나라 때 대학자 한영은 저서 ‘한시외전(韓詩外傳)’에서 “훌륭한 정치인은 인정과 본성의 마땅한 것을 따라 하늘과 사람 관계를 조화롭게 하기에 만물이 풍성하게 된다.(善爲政者 循情性之宜 合天人之際 而生物豊美矣)”고 밝혔다.

■‘매표’ 논란 이재명 후보의 ‘돈 살포’

그렇다. 정치는 공익을 위해 인성에 근거한 행위여야 한다. 현실은 다르다. 고운 심성과 콘텐츠를 지닌 사람보다 ‘번지르르한 말에 빈 공약 같은 선물 공세’를 잘하는 이들이 선택받기도 하는 게 현실이다. 물은 건너보아야 알 수 있고, 사람은 겪어보아야 됨됨이를 알 수 있다는 옛말이 틀린 게 아니다.

이런 측면에서 여야 정치인, 특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무원칙한 돈 살포’를 스스럼없이 하고 있어 걱정이다. 이재명 대선 후보의 전(全)국민 재난지원금을 ‘위드 코로나 방역지원금’으로 갑자기 이름을 바꿔 추진하고 있어 논란이 커지고 있다. 최근 김부겸 국무총리와 홍남기 경제부총리 등 정부에서 이 후보의 전 국민 재난지원금에 대해 절차상 불가능하다며 강하게 반대하자 올해 10조원 이상의 초과 세수 분을 내년 세입으로 잡고 지급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민주당은 손세정제와 마스크 등 위생용품 구입비용은 정부가 지원할 여력이 있다며 1인당 20만~25만원을 내년 1월 지급하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구상대로라면 최소 15조에서 최대 20조원에 이르는 지원금이 내년 3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뿌려진다.

원래 정부가 재정을 운용하다 남으면 국가재정법에 따라 의무적으로 지방교부세,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국가채무상환 등에 사용해야 한다. 국세징수법 제13조에는 세금을 납부유예 할 수 있는 사유가 구체적으로 열거돼 있다. 납세자가 재난이나 도난으로 재산에 심한 손실을 입은 경우, 경영하는 사업에 현저한 손실이 발생하거나 부도 또는 도산 우려가 있는 경우, 납세자 또는 동거가족이 질병이나 중상해로 6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하거나 사망해 상중인 경우, 그밖에 국세를 납부기한까지 납부하기 어렵다고 인정되는 경우 등에 한해서만 가능하다.

정부는 이를 준용해 올해 코로나 19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자영업자 지원을 위해 법인세, 부가가치세, 종합소득세 등을 3개월 납부 유예했다. 국세청은 위 규정에 따라 적극행정위원회를 열어 선제적으로 직권 연장 조치를 했다. 기재부는 이미 시행한 납부 유예로 올해 들어올 세수 5조 원을 내년 국세수입 예산안에 포함 시켰다.추가로 납부를 미뤄줄 세목도 마땅치 않다. 종합부동산세는 명목만 국세이지 고스란히 지방으로 내려가기에 지자체 반발을 불러오고 ‘부자 세금을 미뤄준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규정대로 하면 남는 돈이 3조 원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초과 세수를 올해 걷지 않고 내년으로 미루면 국가재정법의 규정을 적용받지 않아 초과 세수를 쓸 수 있게 된다. 그래서 민주당이 ‘예산 분식’이라는 ‘꼼수’를 낸 것 같다.

■손실보상 제외 여행업 등 지원을

이러니 야권은 물론 정부 일각에서도 ‘신개념 세금 깡’ ‘세금 밑장빼기’라며 비아냥대고 있다. 세금 납부 시차를 교묘하게 조정해 어떻게든 돈을 뿌리려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포퓰리즘으로 경제가 거덜 난 나라로는 아르헨티나, 그리스, 베네수엘라 등 수도 없이 많다. 역사적 교훈을 얻어야 할 것이다.

다행인 건 깨어 있는 국민이다. 최근 여론 조사에 따르면 전 국민 재난지원금에 ‘공감하지 않는다’ 67.9%, ‘공감한다’는 29.3%에 불과했다. 그런데도 민주당이 무리수를 쓰는 속셈은 불 보듯 훤하다. 이재명 후보를 위한 매표(買票)행위를 하겠다는 것과 다름 아니다.

국정에 무한 책임이 있는 여당이라면 재정건전성 위협에 경각심을 갖고 앞장서 나랏빚 줄이기에 나서는 게 온당한 처사일 것이다. 민주당과 이재명 후보는 눈앞의 대통령 당선이 아닌 미래세대에게 나랏빚을 부담시키지 말길 당부한다. 그렇다면 가용 재원을 코로나19로 극심한 고통을 받으면서도 정부의 손실보상에서 제외된 여행관광업과 숙박업 등에 지원하는 게 마땅하다. 나랏돈은 꼭, 시급히 필요한 곳에 먼저 투입돼야 하는 게 아닌가. 정치는 포퓰리즘만 믿고 아무나, 무턱대고 하는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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