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김제시 무더위 쉼터 탁상행정 논란

'간판 없고, 닫혀 있고'... 시, 운영실태 점검 안해
조주연 기자 | news9desk@gmail.com | 입력 2018-08-08 13:3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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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제시에 따르면 주말, 휴일 개방된다던 신풍동의 K 사회복지관이 4일 오후 굳게 닫혀 있다.

 

[세계로컬신문 조주연 기자] 연일 계속되는 폭염 속에 전북 김제시가 내놓은 대책 중 하나인 무더위 쉼터를 시가 지정만 해 놓고 운영 실태를 전혀 점검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제시로부터 제공받은 자료에 따르면 김제시에는 올해 261개의 쉼터를 운영 중이며 217곳은 전기료 지원을, 261곳 전 쉼터에는 간판이 부착돼 있다. 또 213곳은 야간(오후 9시까지) 개방을, 주말과 휴일에도 시민들을 위해 207개의 쉼터가 개방되고 있다.

 

이에 본지 기자가 지난 주 무더위 쉼터 몇곳을 방문해 실태를 확인해봤다.

 

먼저 야간(밤 9시까지)에도 운영 된다는 무더위 쉼터 J아파트 경로당을 오후 7시 50분에 찾아가 봤다. 실내 조명은 모두 꺼져 있었고 문은 굳게 닫쳐 있었다.

 

부착돼 있다던 무더위 쉼터 간판은 건물 입구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 사실상 시민들이 그 앞을 지나가도 이곳이 무더위 쉼터라는걸 전혀 알 수 없는 상황이었다.

 

또 다른 야간 개방 무더위 쉼터 D 아파트 경로당 역시 오후 8시 문이 굳게 닫혀 있었다.

 

김제시는 행정복지센터(구 동사무소)를 무더위 쉼터로 지정했는데 무더위 쉼터 간판이 부착돼 있지 않은 행정복지센터(구 동사무소)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  김제시 무더위 쉼터로 지정된 B면 행정복지센터, 하지만 입구에 무더위 쉼터 간판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전기료를 지원 받고 주말, 휴일에도 개방되고 있다는 신풍동의 K 사회복지관을 4일(토요일) 오후 3시에 찾아가 봤지만 굳게 닫혀 있었다. 주말 무더위를 피해 이곳을 찾았다면 고스란히 헛걸음으로 되돌아가야 했을 것.

 

이 외에도 무더위 쉼터라고 나온 주소를 찾아가 보면 전혀 상관없는 장소에 이르는가 하면, 쉼터로 지정된 한 경로당은 남자, 여자로 구분돼 있었는데 이중 남자실은 굳게 닫혀 있었다.

 

▲  야간에도 개방된다는 김제시의 무더위 쉼터 자료에도 불구하고 지난 3일 저녁 8시 굳게 닫혀있는 J 아파트 경로당.

 

이와 관련해 김제시 관계자의 해명을 들어 보았다. 일부 쉼터가 문이 닫혀있는 것과 관련해서 담당자는 "분실의 우려가 있어서 잠가 놓았다"는 황당한 해명을 내 놓았다.

 

그렇다면 내부집기 등 분실의 우려가 있는 곳이 어떻게 불특정 다수가 폭염을 피해 잠시 휴식을 취하는 무더위 쉼터로 신청하게 되었고 또 김제시는 이러한 사정을 알면서도 지정을 했는지 되 묻고 싶은 대목이다.

 

해당 담당자의 황당한 답변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신풍동 K 복지관과 관련해서는 "전기료 지원을 받지 않는곳인데 시청에서 잠깐 근무한 보조 직원이 잘못 입력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말대로라면 보조인력이 작성한 폭염대책 쉼터정보가 최종 확정돼 시민들에게 전해진 것이다. 또 아무리 보조직원이 서류작업을 했더라 치더라도 책임은 행정 담당자인 본인에게 있다는 것을 잊고 보조 직원에게 책임을 떠 넘기는 듯한 답변을 전한 것.

 

일부 행정복지센터에 무더위 쉼터 간판이 보이지 않은 것과 관련해서는 "접착식이라 떨어졌을 것"이라고 답했지지만 취재 중 행정복지센터 입구 어디에도 떨어진 쉼터 간판은 눈에 띄지 않았다.

 

그마나 김제시 해당 실과 과장은 "앞으로 좀더 신중하고 면밀하게 들어다 보겠다"며 책임있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김제시 해당 관계자가 현장 점검을 위해 무더위 쉼터를 마지막으로 방문한 것이 지난 6월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방문 목적은 쉼터 지정을 위한 냉방기 설치 유무와 청결상황 확인을 위한 것이었으며 이후 무더위 쉼터 운영점검 방문은 없었다.

 

시민들의 반응도 싸늘하다. 40대 시민 A씨는 "100여년만의 폭염소식이 연일 언론을 휩쓸고 있는 상황에서도 책상 앞에서만 무더위 쉼터를 살피고 그걸 바탕으로 폭염대책회의에 참석해 지자체장에게 보고한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생길 수밖에 없다"며 "공무원의 탁상행정, 그 자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시민 B씨는 "취임 한달이 갓 지난 박준배 김제시장은 연일 폭염대책회의를 갖고 폭염피해현장을 찾아다니며 발품을 팔고 있는데 해당 부서의 안일하고 성의없는 이런 정책설계가 정말 한심하다"며 "좀더 세밀하고 현장 중심적으로 관련 부서가 움직여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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