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탈원전’ 文정부…신한울 3‧4호기 왜 떠넘기나

2023년까지 돌연 연장…대국민 약속 지켜야
김영식 기자 | ys97kim@naver.com | 입력 2021-02-24 14:3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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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14년 신한울 원전 1‧2호기 건설현장 모습. 사진은 기사 특정내용과 무관.(사진=뉴시스)

 

[세계로컬타임즈 김영식 기자] 그동안 말 많고 탈 많던 신한울 원전 3‧4호기 관련 공사계획 인가기간이 정부에 의해 오는 2023년 말까지 연장했다. 현 정부에서 일관적으로 추진돼오던 ‘탈원전 정책’에 반하는 조치라는 지적이 쏟아진다. 


◆ ‘공’은 3년 뒤 차기 정부로 

특히 연장 시점과 관련해 현재 문재인 정부가 아닌 차기에 책임을 떠넘긴 행태로 비춰지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커진다. 정부 진의가 무엇이든 오랜 기간 지속된 탈원전 비판에 결국 노선을 바꿔 굴복한 것 아니냐는 대목에 의구심이 깊어진다. 

신한울 원전 3‧4호기는 오는 27일까지 인가받지 못할 경우 4년짜리 허가가 완전히 취소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번 산업통상자원부의 연장 결정으로 사업 재개의 불씨는 살아남은 셈이다. 

물론 정부는 이같은 결정이 곧바로 ‘사업 재개’를 의미하지 않는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다만 ‘사업자 불이익 방지’를 내걸었다. 해당 사업자는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다.

문제는 이른바 ‘매몰비용’이다. 지금까지 신한울 3·4호기 건설을 위해 쏟아부은 돈만 7,000억 원 이상으로, 사업이 취소되면 이 비용은 그대로 손실로 남게 된다는 것이다. 

결국 사업 백지화를 하자니 막대한 손실이 부담되고, 허가를 연장하자니 탈원전 정책을 포기하는 것으로 여겨진다는 점에서 정부 딜레마가 발생한다. 이러다보니 애매한 인가기간 연장으로 아무런 비전없이 차기 정부에 탈원전 책임 자체를 떠넘기는 모양새로 비춰지고 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초기인 지난 2017년 ‘탈핵 시대’를 선언한 바 있다. 그해 6월 고리 1호기 영구정지 기념식에서 문 대통령은 “원전 중심의 발전 정책을 폐기하고 탈핵 시대로 나아갈 것”이라며 “준비 중인 신규 원전 건설 계획은 전면 백지화하겠다”고 밝혔다. 

대통령 말대로 당시 신한울 3‧4호기 건설 사업은 첫 삽조차 뜨지 못하고 중단됐다. 

이번 정부 발표가 나온 직후 즉각 시민사회의 거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신규원전 백지화는 국민과의 약속”이라는 것이다.

에너지전환포럼은 23일자 성명에서 “이번 조치는 문 대통령의 신규원전 백지화 공약과 현 정부가 공표한 에너지전환로드맵 정책에 반하는 결정”이라며 “현 정부는 지난 대선 당시 누누이 신규원전 백지화를 공언하는 한편, 2017년 10월 국무회의에서도 ‘에너지전환 로드맵’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어 “더욱이 정부는 국민이 직접 참여한 ‘신고리 5‧6호기 건설재개 여부 공론화’ 과정에서 이미 착공해 공사가 상당 부분 진행된 원전은 건설이 불가피하더라도 나머지 미착공 원전은 건설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국민의 뜻을 분명히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최근 정부는 기후변화 위기 시대를 맞아 ‘2050 탄소중립 로드맵’을 제시하기도 했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 자체의 수긍 여부를 떠나 정책의 일관성이 무너지고 있다는 느낌은 지울 수 없는 게 사실이다.

정부 정책이란 국가의 백년지대계를 결정한다는 점에서 일관성만큼은 반드시 담보돼야 한다. 특히 대통령 입에서 나온 공약이라면, 그 대상이 국민이라는 사실을 절대 잊어선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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