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당국 vs 의료계…‘독감백신 사망’ 해석 엇갈려

명확한 원인규명 없이 사망자만 증가
김영식 기자 | ys97kim@naver.com | 입력 2020-10-23 14:3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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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감백신을 맞은 뒤 숨지는 사례가 빗발치고 있는 가운데 접종 중단을 둘러싼 정부와 의료계 간 해석이 달리 나오면서 국민 혼란만 가중되고 있다.(사진=뉴시스)

 

[세계로컬타임즈 김영식 기자] 최근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접종 후 국민들의 사망 소식이 잇따른 가운데 정부와 의료계 일부 지침이 엇갈려 백신 접종을 둘러싼 국민 혼란만 초래되고 있다. 


◆ “접종 계속해야” vs “일단 중단”

23일 질병관리청(이하 질병청) 등에 따르면 지난 16일 이후 이날 오전 0시 기준 독감 백신을 맞고 사망한 사례는 총 29명으로 집계됐다. 부산에서 80대 여성이 이날 새벽 사망했고, 사망자 중 22명은 70대 이상 고령층이 대다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백신 접종과 사망 간 인과관계는 아직 단 한 건도 제대로 확인되지 않은 가운데 최근 백신이 상온에 노출되는 사고에 침전물 발견 등 불신이 퍼진 상황에서 잇따른 사망 사태로까지 확산되자 국민 불안과 공포감은 날로 커지는 상황이다. 

먼저 질병청은 ‘예방접종을 중단할 상황은 아니다’는 입장이다. 

앞서 정은경 청장은 지난 22일 질병청 종합 국정감사에서 “현재까지 사망자 보고가 늘었지만 예방접종으로 인한 사망이라는 직접적 연관성은 낮다는 것이 피해조사반의 의견”이라면서 “아직은 중단할 필요가 없다는 게 전문가 판단”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같은날 의료계 일각에선 ‘국민 불안감이 커져 백신 접종을 잠정 유보해야 한다’는 취지의 입장을 내놨다. 

개원의 중심 의료단체인 대한의사협회(의협)는 “23~29일 일주일 간 백신 접종 중단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특히 최대집 의협 회장은 “백신 접종과 사망의 인과관계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으므로 사인을 규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정부와 의협은 물론 의료계 내부에서조차 의견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한국백신학회는 이날 입장문에서 백신 접종이 지속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올해는 코로나19와 독감의 동시 유행이 우려돼 소아청소년과 고령자, 만성질환을 가지고 있는 면역저하자 등은 반드시 독감 백신을 맞아야 한다”고 분석했다. 

첫 사망자인 인천 17세 학생의 사인은 백신과 무관하다는 잠정 결론이 나온 상태다. 부검을 진행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인천 미추홀경찰서에 백신과의 연관성을 확인하지 못했다는 감정 내용을 최근 통보했다.

이런 가운데 전날 제조번호(로트번호)가 같은 백신을 맞은 후 사망한 사례가 2건 보고됨에 따라 보건당국의 지침 변화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로트번호가 같은 백신은 같은 공장에서 같은 날 생산된 제품을 의미한다. 앞서 질병청이 동일한 제조번호 백신을 맞은 추가 사망자가 나오면 접종을 중단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이날 전문가 등과 예방접종 피해조사반 회의를 열고 결론낼 예정이다.

이처럼 백신접종 관련 정부와 의료계 의견이 엇갈리는 데다 사인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 이뤄지지 않고 되레 사망 신고만이 늘어나면서 당분간 국민 불안과 혼란은 지속될 전망이다.

의료계 관계자는 “정부가 독감백신 상온유통, 백색 침전물 사건 등에 대한 조사에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백신 접종 관련 국민 불안감이 커졌다”며 “하루 속히 정확한 정보를 투명하게 국민에게 공개해 불안을 해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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