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책 전환으로 중소기업 활로 열어줘야 한다

황종택 주필 | news@segyelocal.com | 입력 2019-10-23 09: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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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중앙회. (사진=세계로컬타임즈 DB)

 

중소·중견기업을 살려야 한다. 

 

중소기업이 나무의 뿌리라면 중견기업은 줄기 같은 역할이기에 중소·중견기업이 살아야만 경제 활성화가 가능한 것이다. 

‘탐스런 열매’를 맺을 수 있는 필요조건이다. 

이런 측면에서 글로벌시대에 경쟁력을 갖춘 중소·중견기업 육성이야말로 시급한 일이다. 

정부 정책과 자금 지원, 신업인력 공급 등에 최우선적 순위를 둬야 함은 물론이다. 

중소기업이 새 성장 돌파구를 찾아 중견 및 대기업으로 발전, 일자리 창출 등에 기여토록 하는 게 긴요하다.

사리가 이러함에도 중소·중견기업은 근래 고민이 이만저만 큰 게 아니다. 

중소·중견기업 열 곳 중 여섯 곳 이상이 지금껏 아무런 대비를 못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주 52시간 근로제를 인력 충원으로 극복하겠다는 기업은 30%를 밑돌아 고용 창출 효과도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런 현실에서 주 52시간 근로제가 2020년부터 중소기업(50인 이상 300인 미만)에 적용되면 중소기업의 경영난은 더욱 가중될 수밖에 없다. 

주 52시간제는 문재인정부가 추진해온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한 축으로, 최저임금 과속인상과 함께 숱한 부작용을 야기했다. 

이미 주52시간제가 시행된 300인 이상 기업에서는 생산 차질과 납기 지연 등 경영난이 가중되면서 비명이 터져 나왔다. 

근로자들도 초과근무 및 특근수당 등을 받지 못해 소득 저하에 시달리고 ‘투잡’에 내몰리기도 한다. 

주52시간제가 300미만 기업에 예정대로 강행되면 경영환경이 열악한 중소·중견기업과 자영업자들에게 ‘고용폭탄’으로 작용할 게 불 보듯 뻔하다. 

사실 지금 산업 현장에는 비상이 걸렸다. 근로자들은 소득 감소 영향을 받고 있다. 

법정 근로시간 단축으로 근로자 월급은 평균 11.5%, 금액으로는 1인당 37만7,000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기업주로선 인력 보충에 따른 인건비 증가, 납기 준수 어려움을 한꺼번에 떠안아야 하기에 경영 압박을 받는 건 불 보듯 훤하다.

경영계는 올해부터 적용된 300인 이상 규모 사업장에 ‘주 52시간’ 상한의 노동시간 단축이 시행된 이후 어려움을 호소하며 단위기간을 1년으로 확대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주 52시간제의 수정과 유예는 불가피한 일임 뒷받침하고 있다. 

정부가 늦어도 내달 중 주 52시간 근로제의 내년 중소기업(50인 이상 300인 미만) 확대 적용에 따른 보완 대책을 내놓는다고 한다. 

황덕순 청와대 일자리수석의 최근 언급이다. 만시지탄이지만 주목된다. 

탄력근로제 확대를 위한 국회 입법 마지노선을 11월 초로 보고 불발 시 계도기간 연장 등의 대응책을 내놓겠다는 것이다.

탄력근로제 확대안은 바람직하다. 

우리나라는 탄력적 근로시간제의 단위 기간이 2주(취업규칙) 또는 3개월(서면 합의)로 다른 선진국보다 짧다. 이 때문에 많은 중소기업이 납품 기한을 지키기 어렵다며 애로를 호소하는 실정이다.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애로사항으로 ‘근로시간 단축으로 축소된 임금에 대한 노조의 보전 요구’(35.7%), ‘생산성 향상 과정에서 노사 간 의견 충돌’(35.7%), ‘계절적 요인 등 외부 수요 변화에 따른 생산조절 능력 저하’(29.5%), ‘종업원 추가 고용에 따른 인건비 부담’(28.6%) 등의 순이다.
 
정부는 당·정·청 간 긴밀한 협력체제를 갖추길 바란다. 

주 52시간 근로제의 300미만 사업장에 적용과 관련,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미 지난달 시행을 유예하는 법안을 발의한 바 있다. 

주 52시간 시행 사업장을 규모별로 세분화하고 도입 시기를 늦추는 내용의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이원욱 의원이 대표 발의한 것이다. 

개정안은 ‘200인 이상 300인 미만’ 사업장은 2021년, ‘100인 이상 200인 미만’은 2022년, ‘50인 이상 100인 미만’은 2023년, ‘5인 이상 50인 미만’은 2024년으로 도입 시기를 연기하도록 했다.

정부는 합일된 안을 마련해 국회 동의를 하루라도 빨리 받길 기대한다. 

생산성 향상 없이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통상임금 확대 등은 누구보다 영세기업들이 감당하기 버거운 악재들이다. 

산업현장의 목소리를 수렴, 중견·중소기업인들이 미래 비전을 갖고 매진할 수 있는 다양한 지원책 마련 등 여건 조성에 힘쓰길 촉구한다. 

여권은 소득주도성장으로 대표되는 정부 정책의 전환을 단행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도는 이 때 재계에선 비명이 터져 나온 지 오래다. 잘나가던 미국경제마저 ‘침체’의 공포에 휩싸였다. 

세계무역기구(WTO)는 올해 세계 교역증가율 전망치를 2.6%에서 1.2%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외풍에 취약한 한국경제는 피멍이 들 수밖에 없다. 

정부는 이제라도 정책기조를 바꾸고 실질적인 산업·기업 경쟁력 강화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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