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 작은 그릇에 많은 물을 담을 수는 없다

박종길 세계일보 조사위 중앙위원회 위원
박종길 | news@segyelocal.com | 입력 2019-07-15 15: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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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길 세계일보 조사위 중앙위원회 위원. ⓒ세계로컬타임즈DB
구청장이 국회의원에 출마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나는 이러한 현상에 반대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구청장의 임기는 4년인데, 임기 4년을 모두 채우지 않고 1년 후 바로 국회의원이 되겠다고 출마하는 것은 도리에 어긋나는 처사라고 생각한다. 


구청장의 임무는 광역자치단체장과는 달리 특별시나 광역시의 모든 지역이 아닌 해당 자치구에 한정해 행정·서무·재정 및 구민의 고충과 민원사항 그리고 재해구조 등을 책임져야 한다. 


각자 관할하고 있는 자치구와 자치구청에서 관리감독을 수행해야 하고 일반 구에서는 특정 시에서 보내준 위임사무를 처리해야 하는 의무적인 업무를 하고 있다. 즉, 구청장은 짧지 않은 시간동안 구민을 위해, 자치구를 위해 책임지고 업무를 해야만 한다. 이는 진정 그들을 생각하는 마음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그런데 지역 현안에 대해 살펴야 할 의무를 지닌 구청장이 이러한 직무를 뒤로 한 채 1년 만에 국회의원을 하고자 하는 것은 진정 구민을 생각하지 않은 처사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정말 구민을 위한다면 1년 뒤에는 구민을 넘어 국민을 생각해야 하는 국회의원을 하겠다는 생각을 할 수 있을까하는 의구심이 든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절대 아니라고 본다. 진정으로 구민을 생각하지 않은 사람은 진정 국민을 생각하지 않을 것으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저 국회의원이 되겠다는 것이 자신의 사리사욕을 위한 이기적인 행위로만 보인다. 사실 작은 것부터 진실되게 실천해야 큰 일을 할 수 있다. 작은 것은 무시하고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은 사람이 어떻게 작은 것보다 더 큰 나라의 일을 할 수 있겠는가. 


바로 이러한 이유때문에 구청장이 1년 후에 국회의원이 되겠다고 출마 선언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행위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국회의원이 되면, 국민 전체 대표로서의 위치에 서게 된다. 강제 위임이 금지된 오늘날의 대의 민주주의 제도에서 국회의원은 자신을 뽑아준 선거구민의 의사에 얽매이지 않고 국민 전체의 이익을 위해 활동해야 한다. 


즉, 국회의원은 자신의 지역구 주민만을 대표하는 것이 아니고 전체 국민을 대표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 때문에 선거구 주민의 의사에 구속되지 않고, 전체 국민의 대표로서 국익을 위해 직무를 수행하는 할 의무가 있다. 


따라서 이러한 큰 일을 하는 국회의원의 그릇은 당연히 커야 한다. 그렇기에 국회의원이 구청장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생각되지만 이와 반대로 구청장이 임기를 모두 채우지 않은 상태에서 국회의원을 하겠다는 것은 도리나 처사에 어긋나는 행위다. 


이는 마치 작은 그릇에 많은 물을 담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지만 큰 그릇에 적은 물을 담는 것은 가능한 것과 같은 이치다. 마찬가지로 구청장이 임기를 다 채우지 않은 채 국회의원이 되겠다고 나서는 행위는 작은 그릇에 많은 물을 담으려고 하는 행위라고 할 수 있다. 구민을 위해, 국민을 위해 이러한 일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기를 간절히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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