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장기침체에 관세폭탄도 우려…車산업 ‘이중고’ 비명

정부, ‘기활법’ 등 통해 신기술 개발 지원…“경쟁력 확보가 관건”
김영식 기자 | ys97kim@naver.com | 입력 2019-11-11 15: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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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고한 무역확장법 제232조 적용국가에 대한 결정 시한이 오는 13일로 임박한 가운데, 국내 업계에서는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세계로컬타임즈 김영식 기자] 한국 경제를 든든히 뒷받침해온 자동차 산업이 최근 최대 위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속적으로 내리막길로 치닫는 한국 자동차 시장은 내수 부진에 미국발 관세폭탄 우려까지 더해지면서 먹구름이 짙어지고 있다. 


지난해 시작된 업계 전반의 구조조정이 여전히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현대기아자동차 등 국내 자동차 기업들은 미래형 신차개발 등 각종 방안을 모색하면서 활로를 찾아 나가고 있다.


◆ 트럼프發 관세폭탄 여부에 ‘촉각’


11일 업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고한 대로 수입산 자동차의 무역확장법 232조 적용여부에 대한 결정 시한이 오는 13일로 임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월에 '수입산 자동차 및 부품 관련 관세부과 결정을 최장 180일 연기한다'고 밝혔다.


무역확장법 232조는 외국산 수입 제품이 미국의 국가안보를 위협한다고 판단되면 긴급히 수입제한 조치를 내리거나 고율의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이다. 이에 따라 미국은 유럽연합(EU) 등 외국산 자동차 및 부품에 25%에 달하는 관세 부과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업계는 미국의 앞선 결정 유예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관련 발언 등을 종합해 볼 때 한국은 이같은 ‘관세폭탄’ 대상국에서 제외되는 것 아니냐는 조심스런 관측과 함께 미국 대통령의 그간 행보를 감안해 관련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


당초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무역확장법 적용 대상국 결정과 관련, 지난 5월 17일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6개월 유예한다고 밝혔다. 최근 외국 대상 무역협상에서 해당 사안을 지렛대로 삼아 활용해온 미국 행보로 볼 때 한 차례 더 유예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앞서 미국 측이 주요 협상국으로 지목한 일본과 EU 가운데, EU는 여전히 협상이 타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자동차 ‘관세 폭탄’ 카드를 EU 측 압박용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선 설령 13일 ‘관세폭탄’ 대상국이 발표된다 하더라도 한국은 제외될 것이란 관측도 있다. 한국은 이미 올해 초 개정 한미FTA를 발효했으며, 그동안 미국이 꾸준히 불만을 제기해온 대미 무역흑자도 7% 수준으로 줄어든 데 따른 것이다.


실제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은 최근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과 EU·일본 등과 좋은 대화를 했으며, 그들은 주요한 생산부문이자 친구”라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를 부과할 필요가 없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철저한 자국보호무역주의를 표방해온 트럼프 미 대통령의 의지에 달린 만큼 '관세 부과에 적절한 대응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특히 트럼프 미 대통령은 그동안 다수의 예상을 뒤집고 독자적 파격 행보를 이어온 인물로도 유명세를 보이고 있어 대응이 더욱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 장기간 내수 부진 엎친데 덮친격


▲ 한국 자동차 산업이 오랜 기간 불황으로 부침을 겪고 있는 가운데, 수출과 내수 부진 등 부정적인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 자동차산업은 지난 10여년 동안 침체기를 겪으면서 연간 400만대 판매도 어려울 것이란 부정적인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주요 수출국인 미국이 25%에 달하는 관세폭탄을 실행할 경우 산업 전반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의 최근 분석에 따르면 한국 자동차 기업들의 수출 및 내수 판매는 올해 10월 기준 324만2,340대 규모로 1년 전에 비해 0.7% 줄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시작된 2009년 당시 279만5,914대를 기록한 이후 동기 대비 가장 낮은 수치다. 수출은 198만6,000여 대로 1년 전 대비 0.3% 줄었고, 내수 판매도 1.2% 감소해 3년째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결국 수출과 내수의 동반 부진으로 올해 전체 판매량은 400만 대를 넘지 못할 것이란 어두운 전망이 나온다. 이럴 경우 2009년 이후 최악의 기록이 탄생하는 셈이다.


국내 판매 부진은 자동차 생산량 감소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올 들어 국내 자동차 생산량은 총 326만6,698대로 작년 동기 대비 0.4% 감소, 2015년 이후 4년째 내림세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402만8,705대를 기록, 마지노선인 400만 대를 겨우 넘기는 데 그쳤다.


다만 미국 자동차 수출만큼은 올해 9월 기준 지난해 동기 대비 18.7% 늘어났으나 이번 관세 부과가 변수로 떠올랐다. 현재 국내 생산 차량의 3분의 1 이상이 미국 시장으로 수출되는 만큼 트럼프 행정부 움직임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 靑 “순조로운 구조조정…위기극복 가능할 것”


▲ 청와대의 순조로운 구조조정 상황에 대한 낙관론 속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전용차로 수소차를 지정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글로벌 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한 미래형 신차개발 등 보다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런 가운데, 청와대와 정부는 일련의 자동차산업 ‘고전’ 분위기에 구조조정의 지속적 추진과 4차 산업혁명에 맞춘 미래형 신차기술 지원 등에 방점을 찍고 위기를 극복해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앞서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반환점을 돌은 현 정부의 산업정책 평가와 관련, “조선‧해운과 자동차 산업은 현재 슬기롭게 구조조정을 진행해나가고 있다”며 “이를 통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노 실장은 “여전히 국민들이 느끼는 체감 경기는 팍팍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실제 한국 자동차 산업의 거점으로 불리는 울산을 비롯해 경상지역 경제는 오랜 기간 침체 상황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불황과 구조조정 탓으로 해당 산업 공장‧기반시설 등이 집중된 지역에 후폭풍이 몰아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이 지난날 내놓은 ‘지역소득통계 2015년 기준 개편 결과’에 따르면 울산은 산업 부진 영향으로 서울에 이어 1인당 개인소득 2위로 하락한 가운데, 경제성장률 역시 울산(-0.7%), 경남(-0.7%), 경북(-1.2%) 등에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오는 13일로 예정된 ‘기업활력법 혜택기업 활력제고를 위한 특별법’(기활법) 발효로 신산업 진출기업과 산업위기지역 기업 등 투자혜택 확대로 위기의 돌파구를 마련해나갈 방침이다. 자동차 산업에서는 자율주행차 등 신기술 개발 지원에 적극 나설 전망이다.


업계서도 최근 산업 전반적인 부진 속에서도 전기차 및 부품 관련 수출은 두 배 이상 확대되면서 미래형 신차 개발에 주목하고 있는 양상이다.


국내 자동차 선도기업인 현대자동차그룹은 오는 2025년까지 신차의 절반 수준인 총 23종의 전기차 출시와 함께 전용 플랫폼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내년 스위스에 1,600여 대 규모의 수소전기트럭에 대한 순차적 수출을 앞두고 있다.


업계 한 전문가는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그간 보여온 정책적 기질을 감안하면 관세폭탄 우려는 여전히 유효한 상황”이라며 “미래형 신차기술 개발 등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향후에도 꾸준히 경쟁력을 확보할 만한 근본적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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