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경영 참여”…‘노조추천이사제’ 금융권 화두

KB금융지주, 네 번째 시도 ‘무산’
김영식 기자 | ys97kim@naver.com | 입력 2020-11-23 15:2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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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금융권에서 노조추천이사제 도입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기사 특정내용과 무관.(사진=세계로컬타임즈DB)

 

[세계로컬타임즈 김영식 기자] 최근 금융권에서 ‘노조(근로자)추천이사제’ 도입 사안이 최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노동자의 경영 참여’를 의미하는 이 제도 도입을 위한 금융지주사별 노조 움직임이 본격화된 가운데 여전히 진입 장벽은 높아 보인다. 


‘노조추천이사제’란 말 그대로 노조 추천 인사를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제도로, 이 제도가 도입되면 노동자가 직접 사외이사가 돼 기업 현안에 대한 발언권과 의결권을 갖게 된다. 노동이사제의 전 단계로 평가된다. 

◆ 우리사주조합 지분율 높이기 경쟁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KB금융지주의 우리사주조합 추천 사외이사 선임이 ‘네 번째’ 불발됐다. 결국 올해 금융권의 노조추천이사제 도입은 물 건너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KB금융 우리사주조합은 지난 2017년부터 세 차례에 걸쳐 노조추천이사제 도입을 추진해왔으나 이번을 합쳐 네 번이나 실패로 끝이 났다. 

이 제도 도입을 위한 네 번째 시도인 지난 20일 KB국민은행 여의도 본점에서 임시주주총회가 열렸고, 노조 추천 사외이사 후보인 윤순진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와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이사 선임 안건이 찬성률 각각 4.62%, 3.80%로 최종 부결됐다. 

이 후보자들은 KB금융이 역점 추진 중인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강화를 위해 앞서 추천된 인사다. 

이를 두고 업계 일각에선 노동자 스스로 ‘노조추천이사제’ 도입을 통해 주주로서 경영참여 의지를 밝히는 데 대해 기존 경영권의 방어 노력이 맞부딪치고 있는 현상으로 보고 있다. 지금까지는 현 경영권이 다소 우세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금융지주사별 노조의 제도 도입 추진은 향후에도 지속될 것이란 관측이다. 우리사주조합들이 최근 자사 지분율을 서서히 확대해나가는 등 영향력을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KB금융 우리사주조합은 지난달 16일부터 이달 6일까지 한 달 간 회사 주식 161만6,118주를 추가 확보했다. 이로써 우리사주조합이 보유한 지분은 누적 723만4,754주에 달하며 지분율도 기존 1.34%에서 1.73%로 0.39%p나 뛰었다. 

이에 따라 KB금융지주의 최대주주 명단에는 ▲국민연금(9.97%) ▲JP모건 체이스뱅크(6.40%) ▲싱가포르정부(2.15%)에 이어 우리사주조합이 이름을 올렸다. 특히 KB금융지주가 자체 보유한 자사주(5.06%)를 제외하면 실질적인 4대 주주에 해당한다는 설명이다.

이어 우리금융의 우리사주조합도 자사 주식을 꾸준히 매입해온 결과, 이달 들어 지분율을 8.31%(6,006만437주)까지 끌어올렸다. 내달에도 자사주를 사들여 연내 9%대까지 확대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우리금융 우리사주조합은 예금보험공사(17.25%), 국민연금공단(9.88%)에 이은 3대 주주로, 향후 2대 주주까지 확보한 뒤 사외이사 추천에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 기업은행 도입 여부 ‘촉각’ 

업계에선 ‘노조추천이사제’가 도입된다면 가장 빠를 기관으로 국책은행 중 하나인 IBK기업은행을 꼽고 있다. 

앞서 윤종원 기업은행장은 지난 2월 취임식에서 “직원들의 의사가 경영 여론에 수렴될 수 있다면 좋을 것”이라고 말해 제도 도입에 가능성을 열어놨다. 다만 각종 부작용이 예상되는 만큼 운영상 고민은 전제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앞선 1월에는 기업은행이 노사공동선언문을 통해 ‘은행은 노조추천이사제를 유관기관과 적극 협의해 추진한다’는 내용의 합의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현재 기업은행의 사외이사 4명 가운데 김정훈‧이승재 이사 등 2명이 내년 1분기 임기 만료를 앞둔 가운데 노조는 이 시기에 맞춰 추천할 사외이사 후보자 물색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기업은행 우리사주조합의 자사 지분율은 6월 기준 0.13%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노조가 지분율을 점차 확대하는 이유는 주주로서 회사경영에 대한 영향력을 강화하길 원하기 때문”이라며 “이런 합법적 통로로 여겨지는 ‘노조추천이사제’ 도입은 아직까지는 진입 문턱이 높은 상황으로 금융권 전반으로 번질지 여부에 대해선 조금 더 지켜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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