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화재 안전은 대책보다 의식(意識)이 중요하다

편집부 기자 | | 입력 2019-07-17 15:2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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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시간에 상관없이 TV 뉴스를 보면 화재사고가 하루도 빠짐없이 차지한다. 뉴스에 나오지 않는 화재사고까지 보면 너무나도 많은 화재가 매일 일어난다고 할 수 있다. 모든 사고가 그렇지만 특히 화재사고는 한순간에 모든 것을 사라지게 한다. 심지어 가장 소중한 생명까지도 순식간에 잃게 돼 안타까움을 더한다.


2017년 12월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사망 29명, 2018년 1월 밀양 세종병원 화재 사망 37명, 2018년 11월 서울 종로 고시원 화재 사망 7명 등 최근 발생한 화재사고들은 모두 대형 참사로 이어졌다. 인명피해가 많았던 가장 큰 원인은 화재에 따른 연기와 유독가스로 인한 질식사였다.

소방청 국가화재정보시스템 통계에 따르면 최근 3년간 화재 12만9,929건에서 발생한 사상자 6,815명(사망 1,020명·부상 5,795명)의 원인을 분석한 결과 연기·유독가스로 인한 사상자가 2,345명(34%)으로 세 명 중 한 명은 이로 인한 피해를 당했다. 


따라서 언제 어디서 갑자기 발생할지 모를 화재사고 시 연기·유독가스에도 대응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책이 시급하다. 


이에 따라 소방청은 올해 초 확정한 ‘2019년도 주요 소방정책 추진계획’에 고령사회 진입과 맞벌이 가구 증가에 따른 노인과 여성·어린이 등 안전약자를 대상으로 화재·구조·구급·생활안전 등을 강화하는 현실적인 대책에 초점을 맞췄다. 


최근 건립되는 아파트는 고층이 많으나 건축 10년 이상 된 아파트 중에는 유난히 15층 아파트가 많다.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서울시 아파트 2만3,021개동을 분석한 결과 2017년 6월 완공된 15층 아파트는 모두 4,414동으로, 14층 아파트(1,005동)의 4.4배, 16층 아파트(460동)의 9.6배로 15층 아파트가 확연히 많았다.


이렇게 15층 아파트가 많은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돈과 규제 때문”이라며 “16층부터 각종 건축 규제가 많아져 건축 단가가 올라가게 된다”고 밝혔다. 1989년 동아일보 기사를 보면 건설단가와 규제의 관계에 대해 당시 건설부는 “16층 이상 아파트의 경우 콘크리트 강도를 높이고, 진화용 스프링클러 및 고속 엘리베이터를 설치해야 되기에 건축비가 상승한다”고 보도했다.

따라서 주로 2005년 이전에 지어진 아파트는 16층 이상부터 강화되는 규제를 피하고, 건축 단가를 낮추기 위해 15층으로 지은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화재가 발생했을 때 15층과 16층은 한 층 차이지만 안전에는 실제 한 층 차이로 스프링클러·피난계단·화재보험 등이 없다면, 생존 확률이나 화재 피해 규모가 상당히 달라질 수 있다. 


이와 유사한 사례로 초고층 특별법에 따라 50층 이상 건물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49층 건물 역시 많다. 하지만 규제를 피해 얻는 소기의 이익보다 화재 발생의 피해가 훨씬 크다면 심각해진다. 영국 그렌펠 타워 화재의 경우도 외장재 비용 29만파운드(약 4억 2,000만원)를 아끼려다 무려 80여명이 사망하는 엄청난 인명피해를 봤다.

한국도 건물 외관이나 조경에는 많은 돈을 투자하면서도 소방안전에는 상대적으로 인색하다. 겉치레에 더 많은 투자를 하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고질적인 하청-재하청 구조가 있다. 


현행법(건설산업기본법 제2조)에 소방공사는 일반적인 건설공사에 해당 않는 ‘특수 공종(工種)’에 해당돼 소방공사를 따로 발주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일괄 발주돼 공사를 따낸 종합건설업체가 영세한 규모의 소방공사업체에 하도급을 준다.

이러한 구조적 문제로 인해 우수한 제품보다 싼 제품만 찾게 되고 결국 화재 시 피해가 더욱 확산된다. 그렇다고 기준을 통과한 비싼 소방안전 제품을 사용한다고 안전이 보장된다는 것은 아니다. 지난 3월 서울 마포구 상암동 오피스텔 화재는 고급 난연성 외장재를 썼지만, 화재가 발생하자 외장재를 타고 되레 급속도로 번졌다. 


따라서 화재 시 인명피해를 줄이려면 불조심 강조나 때때로 바뀌는 대책보다 사회의 ‘안전 불감증’을 종식 시키는 ‘안전 의식(意識)’을 확고하게 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부는 대형 화재가 발생했을 때 대책을 유난스레 떠들기보다 일상생활에서 화재 안전 의식을 높여나갈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을 마련해 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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