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장애인 외면’ 장애인의날 기념식…누구 위한 행사?

김제시, 19일 기념식장 장애인 쪼그리고 앉고 줄서 도열까지 ‘씁쓸’
조주연 기자 | news9desk@gmail.com | 입력 2019-04-19 18: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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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로컬타임즈 전북 조주연 기자] 우리나라 국민들은 어버이 날이 되면 부모님을 위한 아침상 차림을 마다 하지 않는다. 집안청소에서 설겆이 등의 집안 일을 자청하기도 한다. 

 

어린이 날은 어떠한가?. 평소에 갖고 싶던 장난감부터 옷, 음식 등을 공수하며 그들을 위한 날을 축하해 주고, 어리광 또한 기꺼이 받아주곤 한다. 이는 그들 모두가 1년에 하루 뿐인 기념일의 의미를 알기에 그날 만큼은 고마워하고 격려하며 주인공을 위한 시간을 배려해 주고 있기 때문이다.

 

4월 20일은 장애인의 날이다. 전국에서 기념식과 장애인 관련 행사가 치러지고 다시한번 장애인들을 편견이 아닌 우리와 같은 사회 일원으로 손잡아주자는 의미를 부여하고 나설 것이다. 또한 그들이 똑같은 사회 일원이 되도록 기꺼이 배려하자고 목소리도 높일 것이다.

 

전북 김제시도 장애인의 날을 하루 앞둔 19일 오전, 장애인의 날 기념식을 주최했다. 기념식이 열리는 장애인체육관은 장애인들과 비 장애인들로 가득 채워졌고 국회의원, 김제시장, 김제시의회 의장 등 여러 사회 인사들도 자리했다.

 

이날 기념식 중 아쉬운 몇 장면이 기자의 눈에 선하다. 식순에 따라 진행된 기념식에서 시상식을 앞두고 진행요원이 앞자리에 앉아 있던 장애인 등 수상자들을 무대 인근에 도열(?)시켰다. 그들 중 일부는 지팡이에 몸을 의지한 분도 있었고, 한눈에 봐도 거동이 불편한 신체 장애인도 포함돼 있었다. 이는 빠른(?) 기념식 진행을 위한 사전 동선이었다. 

 

지만 그렇다 할지라도 공감하기는 어려웠다. 더군다나 그들이 도열(?) 전, 앉아 있던 곳은 거리가 5m도 되지 않는 곳에서 기념식을 지켜보고 있었다. 굳이 무대에 오르기 전에 그렇게  세워둘 필요가 없는 위치였다. 추측컨데, 만약 그들 행동이 다른 이들보다 느리다는 생각에 그렇게 했다면 반문하고 싶다. 조금 느리면 어떠한가, 얼마나 빠르게 기념식 진행을 해야 한다고 몸이 불편한 그들을 세워두면서까지 행사를 해야 하는가? 그것도 장애인의 날 기념식임에도.

 

그렇게 촌각을 다툴 것이라면 축사를 앞두고 있는 박준배 김제시장 등 사회인사들에게 짧은 축사를 부탁했어야 하는 것이 더 옳지 않았을까?. 박준배 김제시장은 이날 기념식에서 무려 12분이 넘는 시간을 차지했다.

 

▲19일 진행된 김제시 장애인의날 기념식에서 수상자들이 무대 인근에 서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붉은 화살표는 그들이 원래 앉아 식을 행사를 지켜보던 좌석이다. (사진=조주연 기자)

 

그뿐만 아니다. 1시간이 넘는 시간동안 행사장 뒷편에서 기념식을 지켜보는 이들이 있었다. 장애인 청년들이였다.(이하 청년). 그들은 앉을 곳이 없어서 서 있는 상황이었다. 장애인 관련 사업소 단체복을 입은 이들은 불평 한마디 없이 그자리에 서 있었다. 

 

기념식이 끝나갈 무렵 그들 가까이 다가간 기자는 눈앞에 펼쳐진 또 다른 모습에 다시 한번 당혹스러웠다. 무대 앞쪽에선 보이지 않던 다른 장애인 청년들이 행사장 맨 끝에서 쪼그려 앉아 기념식이 끝나길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19일 김제시장애인체육관에서 열린 장애인의날 기념식에서 일부 장애인 청년들이 서서, 또는 쪼그러 앉아 기념식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조주연 기자)

 

장애인의 날을 기념한다고 마련된 자리에서 보여진 이런 모습들은 되레 그들에게 미안한 감정마저 들었다. 

 

김제시 관계자는 이날 500개의 좌석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이는 사실상 정확한 참석규모 조차 파악을 못했다는 말이다. 김제시 관계자는 "그 친구들(무대 뒷편에 서있고, 쪼그려 앉아있던 청년들)은 식전행사에 참석했던 아이들이고, 되돌아 가지 않고 그냥 스스로 기념식을 지켜본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또한 납득하기 힘들다. 식전행사에 참석했다 할지라도 그들 역시 장애인이고 행사의 주인공들이다. 식전행사를 마치고 되돌아 갔어야 한다는 김제시 관계자의 말이 무엇을 뜻하는지 진정 모른단 말인가?

 

조금 느리면 어떻고, 조금 서툴면 어떠한가. 장애인의 날인데, 그들을 위한 날이고, 하루 만큼은 그들을 배려하겠다고 만들어진 법정기념일인데 어찌 이리 야박하단 말인가. 김제시는 이날 기념식을 위해 1,300만원을 지원했다고 했는데 누구를 위한 지원인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오는 20일과 24일에도 김제시에서 장애인 관련 행사가 예정돼 있다. 이날 행사는 '장애인이 없는' 행사였지만 이후의 행사는 장애인에 대한 진정한 배려가 반드시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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