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돈 18억 빌려 용산에 집 산 24살 청년

소병훈 의원 “증여세 회피 위한 꼼수 의혹”
김영식 기자 | ys97kim@naver.com | 입력 2021-09-23 15:4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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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가족·지인으로부터 돈을 빌려 주택을 산 사람들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기사 특정내용과 무관.(사진=세계로컬타임즈DB)

 

[세계로컬타임즈 김영식 기자] 최근 3년 간 가족·지인에게 돈을 빌려 주택을 구매한 사람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 등으로부터 집을 증여받게 될 경우 치러야 할 막대한 세금 회피를 위한 꼼수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 “정부, ‘그 밖의 차입금’ 감독·감시 적극 나서야”

2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소병훈 의원(더불어민주당·경기 광주시갑)이 국토교통부가 제출한 주택자금조달계획서 세부내역을 분석한 결과, 전체 주택매입자금의 절반 이상을 ‘그 밖의 차입금’으로 조달한 건수가 지난 8월말 기준 4,224건으로 전년 동기(1,733건) 대비 144%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2019년 1,256건에서 2020년 3,880건으로 209% 증가한 데 이어 올해까지 3년 연속 폭증세를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소 의원은 “작년 7월에는 만 24세 청년이 엄마에게 무려 17억9,000만 원을 빌려 집을 구입한 사례도 있었다”며 “정부는 그 밖의 차입금이 편법 증여 수단으로 악용되지 않도록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 밖의 차입금’은 통상 돈을 빌려준 사람과 빌린 사람의 관계가 가족이나 지인인 경우가 많아 이자 납부나 원금 상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증여세를 회피한 편법 증여의 수단으로 자주 악용된다는 설명이다.

소 의원실에 따르면 실제 국세청은 최근 수년간 ‘그 밖의 차입금’을 이용한 ‘편법 증여’ 사례를 다수 적발해왔다.

지난 2018년에는 대기업 임원 A씨가 자신의 두 아들에게 증여할 주택 매입자금을 자신의 동생인 B씨에게 전달하고, 이후 B씨가 자신의 두 아들에게 돈을 빌려주도록 해 자신의 두 아들이 서울시 서초구 소재 아파트를 각각 구입할 수 있도록 도운 사실이 드러났다.

또 작년 7월 국세청은 의사 C씨가 증여세를 피해 자신의 아들에게 주택 매입자금을 증여하기 위해 자신의 형 D씨에게 주택 매입자금을 전달하고, D씨가 자신의 아들에게 돈을 빌려주도록 한 사실을 밝혀내기도 했다.

특히 C씨는 국세청 감시를 피하기 위해 자신의 아들이 자신이 운영하는 병원에서 일한 사실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급여를 지급해 원금과 이자를 상환하도록 했다.

ⓒ 소병훈 의원실.

전체 주택매입자금의 50% 이상을 그 밖의 차입금으로 조달한 1만 2,115건 가운데 그 밖의 차입금으로 50억 원 이상을 조달한 건수는 5건, 30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을 조달한 건수는 18건, 20억 원 이상 30억 원 미만을 조달한 건수는 37건, 10억 이상 2억 원 미만을 조달한 건수는 281건으로, 10억 원 이상 조달한 건수는 총 341건에 달했다.

만약 가족·지인으로부터 돈을 빌려 집을 산 이들이 은행에서 ▲30년 만기 ▲연이율 2.70% ▲원리금 균등분할상환을 조건으로 돈을 빌린다고 가정하면 50억 원을 빌린 사람은 매월 2,028만원을, 30억 원 1,217만 원, 10억 원은 406만 원을 각각 갚아야 한다.

지난해 6월 서울시 용산구 이촌동의 한 아파트를 31억7,000만 원에 산 E씨는 이 돈을 자신의 아버지에게서 빌렸는데, 만약 E씨가 은행에서 같은 조건 동일한 금액을 빌린다고 가정하면 그는 매달 약 1,286만 원을 납부해야 한다. 이를 고스란히 증여받으면 E씨는 총 10억 6,700만 원의 증여세를 내야 한다.

작년 8월 서울시 용산구 한 주택을 19억9,000만 원에 구입한 1997년생 F씨도 주택 매입자금의 89.9%를 차지하는 17억9,000만 원을 자신의 모친에게 빌렸다. 만약 F씨가 어머니가 아닌 은행에서 동일 조건, 같은 금액을 빌렸다면 그는 매월 은행에 726만 원을 상환해야 한다. 반면 해당 금액을 어머니로부터 증여받는 경우 F씨는 총 5억1,992만 원의 증여세를 납부해야 한다.

소 의원은 “대학을 갓 졸업한 만 24세 청년이 어머니에게 매월 726만 원씩 상환하는 것이 과연 가능하겠느냐”며 “이는 5억1,992만 원에 달하는 증여세를 내지 않기 위해 편법으로 증여한 사례로 보인다. 국토교통부와 국세청이 조사해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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