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펜션 참사 불구 아직도…숙박업 ‘안전불감증’ 여전

지역마다 적용하는 법 서로 달라 소방시설 미흡
임현지 | hj@segyelocal.com | 입력 2019-10-28 16: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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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숙박업소에 구비된 간이 완강기. 현행법에선 객실 당 2개가 구비돼 있어야 하는데 법 개정 전에 인·허가를 받은 업소는 적용되지 않아 유사시 인명피해 등이 우려되고 있다.

 

[세계로컬타임즈 글·사진 임현지 기자] 지난해 12월 서울 대성고 학생 10명이 숨지거나 다친 강릉 펜션 참사가 발생한지 1년 가까이 돼가지만 펜션과 숙박업소의 안전 실태는 여전히 허술한 것으로 나타났다. 


모텔이나 여관 등의 숙박업소는 소화기와 완강기가 현행법 기준에 미치지 못했다. 일부 펜션을 자처하는 민박 역시 숙박업소와 적용받는 법이 달라 화재 예방 시설이 미흡한 곳이 많았다.

28일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의원이 소방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와 한국소비자원 등에 따르면 지난 2014년부터 지난 6월까지 발생한 숙박업소 화재는 모두 1,954건이었으며 이로 인한 인명피해도 436명에 달했다. 

지역별로는 경기지역이 322건으로 화재 건수가 가장 많았으며, 서울은 249건, 강원은 210건, 인천은 116건, 광주 52건 순으로 나타났다. 재산 피해는 총 147억 원이며, 경기(36억 원)와 강원(23억 원), 인천(15억 원), 서울(10억 원) 순으로 피해가 컸다.

화재로 인한 사상자는 2017년 54명에서 지난해 110명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여행문화 확산으로 국내여행 중 숙박업소를 이용하는 여행객은 매년 증가하고 있으나 숙박업소의 소방시설은 제자리걸음 상태이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 한국소비자원이 수도권 내 일반 숙박업소 20개소에 대한 안전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19개소가 객실 내 완강기가 설치 기준에 미흡했다. 비상구 통로에 장애물이 쌓여있어 신속 대피가 어려운 곳도 있었다. 

화재가 발생했을 시 물을 분무하는 스프링클러의 경우 조사 대상 모두에 미설치돼 있어 대형 안전사고로 이어질 위험이 있었다. 객실에 소화기가 구비돼 있는 업소는 단 두 곳뿐이었다.

지난 2015년 강화된 소방시설법에 따라 완강기의 경우 객실에 필수 설치 또는 간이 완강기로 두 개 이상 설치돼야 한다. 그러나 법 개정 전 인·허가를 받은 업소의 경우 이를 지키지 않아도 화재안전기준을 위반한 것이 아니다. 

스프링클러 역시 11층 이상에서 6층 이상 특정소방대상물에 설치하도록 지난해 법이 개정됐지만 소급 적용되지 않은 상태다. 소화기는 33㎡이하 객실의 경우 설치를 의무로 하지 않는다. 

농·어촌에서 운영되는 일부 펜션 또한 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되며 소방시설을 갖추지 않아 사고 위험을 키우는 경우가 많았다. 지난해 12월 발생한 강릉 펜션 참사 역시 일산화탄소 경보기 등이 설치되지 않아 발생한 참사다. 

소비자원이 전국 농·어촌에서 운영되는 펜션형 숙박시설 20개소를 조사한 결과, 농·어촌민박 6개소가 ‘소방시설법’이 아닌 보다 규정이 느슨한 ‘농·어촌정비법’ 상의 업소로 구분되고 있었다. 

농·어촌민박의 경우 연면적 230㎡ 미만으로, 수동식 소화기와 객실별 화재감지기 만을 필수로 규정하고 있다. 일반 숙박업소는 스프링클러와 일산화탄소경보기, 옥내소화전, 비상조명등 등의 소방시설을 갖춰야 한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농·어촌민박 역시 모두 펜션이라는 상호를 사용하고 있어 소비자가 구분하기 어렵다”라며 “객실·비품 정보와 달리 소방·안전 관련 정보는 사전에 제공되지 않아 개선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이에 소비자원은 농림축산식품부에 농·어촌민박의 안전기준을 강화하고 예약 사이트에서 농·어촌민박 명시를 의무화할 것을 요청하겠다는 방침이다.

보건복지부 역시 숙박업소에 개별난방을 사용할 때 일산화탄소경보기를 의무적으로 설치하는 ‘공중위생관리법 시행규칙 일부개정안’을 내달 9일까지 입법 예고를 거쳐 시행하기로 했다.

개정안은 숙박업소가 호실 또는 동별 난방을 위해 개별난방 설비를 하는 경우 난방설비 주변 및 객실 내에 일산화탄소 경보기를 설치하도록 규정했다. 개별난방을 하는 숙박업소들은 2021년 12월 31일까지 설치를 완료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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