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면 다 된다?’…천박한 자본주의 논리로 문화융성 불가

[연중기획] 지자체 행정 해부 16-4. 울산광역시-문화
민진규 대기자 | stmin@hotmail.com | 입력 2019-11-26 17:0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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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의 모든 축제정보를 월·지역별로 찾아 볼 수 있도록 갖춰논 체계적인 시스템으로 보아 얼마나 많은 축제들이 열리는지 가늠해 볼 수 있다. (사진=울산시청 홈페이지 갈무리)  

 

[세계로컬타임즈 민진규 대기자] 전편에서 계속

 

울산시는 궁벽한 시골 어촌마을에서 갑자기 대규모 산업도시로 단기간에 성장해 지역의 문화적 기반이 전무한 실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간 수십 개의 축제가 끊이지 않고 개최된다. 

2019년 울산시에서 개최한 축제를 살펴보면 태화강 국제설치미술제, 울산평생학습박람회, 처용문화제, 울산 배축제, 한글문화예술제, 울산119안전문화축제, 고복수 가요제, 아시아퍼시픽 뮤직 미팅, 울산 프롬나드 페스티벌, 라스트바캉스 태화강 치맥페스티벌, 울산 태화강 대숲납량축제, 울산 워커버블·섬버 페스티벌, 울산조선해양축제, 울산고래축제, 울산 마두희 축제, 울산대공원 장미축제, 태화강 봄꽃대향연, 한복 입은 봄 페스티벌, 울산 쇠부리·옹기·대운산 철쭉축제, 울산 반려동물문화축제 등이 있다. 

울산의 장생포는 과거 고래잡이가 허용될 때 고래고기의 주산지였지만 포경이 불법으로 지정되면서 쇠락의 길을 걷고 있다.

울산고래축제가 아련한 역사의 흔적이라는 명맥을 유지하고 있지만 축제용 고래고기의 불법 포획으로 인한 논란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울산시 차원에서 고래축제를 활성화하려면 일본 오사카 인근의 타이지처럼 일정 규모 이상의 고래를 합법적으로 잡을 수 있도록 중앙정부에 요청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급조된 산업도시에서 돈을 벌기 위해 몰려든 기업과 근로자들은 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지 않았다. 

외지에서 돈만 벌면 고향으로 돌아가거나 서울, 부산, 대구 등 대도시로 이사를 가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라 현지에서 문화를 발전시키겠다는 의지를 가진 예술인도 없었다. 

문화예술 축제의 대부분이 인공물을 보거나 먹고 마시고 노는 행사에 치우쳐 있는 것도 같은 이유다. 

울산시에서 그나마 보존가치가 있는 문화재는 반구대 암각화에 불과하다.

신석기 말기부터 청동기 초기 시대에 새겨진 인물상, 동물상, 도구상 등은 선사시대 생활상을 잘 보여주는 역사적 유물이다. 

수 천년 전의 유물임에도 불구하고 수몰돼 원형이 많이 손상돼 있어 문화재를 사랑하는 시민들은 울산시의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관리도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해 산업도시에서 문화관광도시로 전환하자는 주장도 빠지지 않는다.

산업화 당시에 무차별적으로 방출한 오염물질로 죽었던 태화강을 살려 물고기가 뛰어 놀고 강변 대숲에는 많은 새들이 서식하도록 만든 것은 환경복원의 좋은 사례에 속한다. 

울산시민의 입장에서는 대단한 업적이겠지만 외지 관광객에게 감동을 선사하거나 다시 방문하도록 이끌 유인으로는 부족하다.

천 년 왕국의 화려한 문화유산을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이 갖춘 경주도 관광산업이 쇠퇴하고 있는데 엉성하게 제작한 인공물로 관광객을 유치하겠다는 발상이 놀랍다.

외고산 옹기마을도 전국 최대의 옹기제조장이지만 보여 주기식 관광지라는 혹독한 평가를 넘어서지 못했다. 

마당이 있는 전통주택보다는 아파트생활, 김치냉장고, 된장과 간장과 같은 장류의 가정제조 감소 등으로 인해 옹기의 국내 수요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 

그렇다고 옹기를 해외에 수출할 정도로 품질이나 가격경쟁력을 갖춘 것도 아닌 상황에서 옹기를 대표적인 지역관광상품으로 유지하기는 불가능하다.

울산의 문화정책은 지역적 특색도 없고, 장기적 발전전략도 보이지 않는다.

수십 년 전에 한물간 고래사냥의 향수를 살린다고 고래축제를 벌이지만 정작 축제에 나오는 고래고기의 대부분은 정상적인 과정을 거쳐 공급되지 못하고 있다. 

옹기축제도 탁상행정의 표본이라고 불릴 수 있을 정도로 근시안적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필자도 울산을 자주 방문하는 편인데 울산시가 수십 년간 키워온 문화의 수준을 평가하면 ‘돈만 투입하면 뭐든지 살 수 있다’는 천박한 자본주의 논리에서 태동할 수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다음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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