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경사회 익숙한 한국, 해양산업 폭발적 성장 어려워

[2020 연중기획] 지방자치단체장 평가 - 오거돈 부산시장-문화
민진규 대기자 | stmin@hotmail.com | 입력 2020-03-13 14:3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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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거돈 부산시장이 21일 오후 부산시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사진=부산시 제공).

 

[세계로컬타임즈 민진규 대기자] [전편에서 계속]


문화 부산시의 가장 대표적인 행사는 여름철 해운대 백사장에서 펼쳐지는 해수욕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문화의 불모지였다. 

실제 부산이라는 도시는 가장 더운 여름날씨에 얼마나 많은 해수욕객이 해운대에 몰려들었는지 언론에 나올 때 존재감이 드러난다. 

매년 벡스코에서 벌어지는 부산국제영화제(BIFF)는 부산이 예술문화의 변두리가 아님을 확인시켜줬지만 여전히 문화예술도시와는 거리가 멀다. 

오거돈은 부산을 ‘문화가 흐르는 글로벌 품격도시’로 격상시키기 위해 문화예술, 관광 관련 공약을 발표했다.

우선 문화예술 공약은 행복한 문화도시, 역동적인 예술 산업도시와 관련돼 있으며 부산 예술인의 집 설립, 생애주기별 문화향유 기반 조성, 청년 거리예술 활성화, 원도심 빈집 활용한 청년들의 마을 놀이터 조성, 유라시아 컬처 플랫폼(문화자유구역) 기반 조성 등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헌법에 문화 향유권이 보장됐다는 주장을 펼치는 예술가도 있지만 아직도 한국인에게 문화생활은 ‘가까이 하기에는 너무나 먼 당신’이라고 볼 수 있다.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을 정도의 충분한 소득’과 같은 경제적 여건이 충족된 이후에 문화생활을 고민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생애주기별 문화향유’라는 용어는 매우 낯설다.

문화의 불모지인 부산에 유라시아(유럽 + 아시아) 컬처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구상도 어리둥절한 공약이다. 

러시아의 극동항구인 블라디보스톡은 유럽과 아시아의 문화의 절묘하게 어우러져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부산은 유럽이 아니라 일본 문화를 받아들이는 첨병역할을 자임하는 수준에 불과하다. 

21세기 글로벌경제는 문화가 주도하기 때문에 동서양을 아우를 수 있는 유라시아 문화를 창안할 수 있다면 부산은 극동아시아에 위치한 지리적 열세를 극복하고 분명 국제도시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아시아국가의 영화가 주로 출품되는 부산국제영화제로는 한계가 존재한다. 

다음으로 관광산업의 진흥과 관련된 공약은 글로벌 해양 관광도시, 글로벌 평화경제도시이며 부산형 해양 복합리조트 조성, 미래형 스마트 관광도시 구현, 동남권 광역관광본부 설립, 2030 부산세계박람회(EXPO) 유치, 부산형 국제협력 강화 등이다. 

부산은 항구도시로 6·25전쟁 당시 미군의 군사물자를 하역하기 시작하면서 대표적인 동북아 물류기지로 성장했다.

한국과 더불어 대만, 홍콩, 싱가포르 등 4마리의 아시아 용이 경제호황을 누리던 1980~90년대 부산은 북아메리카로 향하는 컨테이너의 1차 집결장소였다. 

하지만 WTO에 가입한 중국이 부상하면서 중국 상하이항이 부산을 대체했고, 과거의 영화는 빛이 바래졌다.

오거돈의 선거 공약을 살펴보면 ‘부산형’이라는 말이 자주 등장한다. 

관광 관련 공약에서도 ‘부산형 해양 복합리조트 조성’과 ‘부산형 국제협력 강화’ 등이 해당되는데 ‘부산형’이라는 용어도 정체성(identity)이 모호하다.

광주광역시가 지역 일자리 창출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광주형 일자리’와 같은 콘셉트의 용어라고 이해할 수 있지만 피부에 쉽게 와 닿지 않는다.

해양전문가들은 소위 말하는 ‘마리나리조트산업’은 국민소득이 3만달러대로 발전한다고 주장한다.

한국도 3만달러를 넘었기 때문에 요트와 같은 해양스포츠를 즐기는 인구가 늘어나고 있지만 아직 산업적으로 성장하지는 못했다. 

해양산업이 발전한 북유럽이나 남유럽 국가와는 달리 한국국민이 농경사회에 익숙해 있는 것도 해양산업의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국민소득이 더 늘어난다고 해도 한국에서 해양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이명박 정부는 4대강 사업과 경인운하 개발을 추진할 때 해양산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만들겠다고 호언장담(豪言壯談)했지만 여전히 싹조차 틔우지 못하고 있다. 

국내 유명 대학교수 중 일부는 서울에서 부산까지 요트를 타고 유람하면서 명절연휴를 보내는 방식으로 ‘삶의 질 향상’을 추구할 수 있다며 효용성을 설파했다.

호언장담과 달리 4대강과 경인운하는 죽음의 강으로 변했고, 천문학적인 예산은 허공으로 날아갔다. 

마리나리조트가 들어설 예정이었던 부지는 흙먼지만 날리고 있다.

‘영혼이 없는 전문가’들의 허황된 말장난이 어떤 경제적 파국을 초래하는지 알려준 대표적인 사례에 속한다.

[다음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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