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강의 땅따라 물따라] 양금상목(良禽相木)과 신구자황(信口雌黃)

| news@segyelocal.com | 입력 2022-01-19 17:0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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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信口雌黃 (벽강그림)

 

요즈음 옛 한문고전을 번역하고 있다. 진보(珍寶)라 할 수 있는 고사성어를 접할 때마다 관심 있는 문우들에게 전하고 싶은 생각이 든다. 고서 속에 묻혀있는 광물을 발굴해 모아둔 고사를 들춰내고 싶다.


중국 《진서(晉書)》 〈왕연전(王衍傳)〉에 “신구자황(信口雌黃)”이란 말이 있다. 중국 삼국시대 때 진(晉)나라 왕연(王衍)은 일찍이 현령으로 있을 때부터 쓸데없는 말을 일삼았는데, 재상 자리에까지 무난히 올랐다. 왕연은 재능이 뛰어나고 용모가 출중하며 마치 득도해 신(神)의 경지에 이른 것처럼 행동하면서 자신을 공자의 제자 자공(子貢)에 비유했다. 

 

그는 권력을 흔들면서 명성이 세상에 알려졌다. 입만 열면 노장 사상의 오묘한 이치를 늘어놓은 가하면 이치에 맞지 않는 공담과 실언으로 세상 사람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그가 했던 정견에 다시 질문하면 마음대로 바꾸어 말했다. 그래서 당시 사람들은 그의 입안에 자황(雌黃=지우개)이 있다고 해 ‘신구자황(信口雌黃)’ 말이 유행했다. 2008년도에 일본 참의원 선거에서 자민당 의원의 잦은 실언으로 64석 가운데 불과 37석을 얻었다. 자민당 정치가의 무방비 상태에서 내뱉는 공담과 실언이 선거에 치명타를 주었기 때문이다.


한편 《삼국지(三國志)》 ‘촉지(蜀志)’ 에 “좋은 새는 나무를 잘 살펴서 깃들고, 현명한 신하는 군주를 가려서 섬긴다(良禽相木而棲 賢臣擇主而事)”라는 글이 있다. 또 《춘추좌씨전》에도 유사한 내용이 있다. 어느 날 공자가 위(衛)나라에 갔는데 공문자(위나라 대부)가 ‘전쟁’에 대해서 질문했다. 공자는 “제사 예법은 알아도 전쟁에 대해서 전혀 아는바 없다”라고 말하며 위나라를 떠났다. 두 자료에서 보듯 신하(참모)는 마땅히 훌륭한 군주를 가려서 섬길 줄 알아야 한다는 비유였다. 왕 섬기기에 무능한 관료들이 머물러야 할 자리인지, 떠나야 할 자리인지 모르고 버티고 있을 때 국정은 제멋대로 돌아간다. 조조 참모였던 유소(劉昭)의 《인물지(人物志)》에는 군주와 신하의 능력을 4가지로 구분했다. 그중 2 가지는 군주는 인재를 뽑을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하고, 신하는 임무를 감당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역대 대통령 임무수행 능력을 보면 가히 짐작 할 수 있다.

▲이동환 풍수원전연구가
요즈음 대선 주자들의 정치행보가 최악이다. 후보자들의 캠프에서 봉사하는 참모들의 능력 부족 조직 해체와 사퇴가 속출하는 등 리더십 부재가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대통령 선거일까지 상대방의 실수와 약점을 집요하게 추궁하는 네거티브보다는 선진 한국의 위상에 맞는 정책대결, 국민에게 꿈과 희망을 줄 수 있는 축제의 장이 될 수 있도록 후보자는 통치철학으로 신하(참모)는 전문지식으로 보좌했으면 한다.

전통 명절 설날이 다가오고 있는데,  코로나19 변이 오미크론이 다시 확산되고 있어 자영업자 등 서민들의 한숨이 길어지고 있다. 그간 만나기 어려웠던 가족, 친지와 함께 후보자들의 정책비전과 새해 덕담을 나누면서 단란한 명절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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