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 시장에 대기업 진출을 막아야 한다

박종길 중고차 생존권 대책위원장
편집부 기자 | | 입력 2019-11-13 21:3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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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길 중고차 생존권 대책위원장. ⓒ세계로컬타임즈DB
중고자동차(중고차) 판매업계에 비상등이 켜졌다. 대기업의 진입을 막았던 중고차 소매 시장의 규제가 6년 만에 해제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대기업과 수입차·렌터카 기업들은 벌써부터 중고차 시장에 뛰어들 채비를 하고 있다. 


특히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등 21개 수입차 브랜드는 규제가 풀리게 되면 곧바로 중고차 시장에 진입해 이에 대한 신규 투자와 추가 고용에 나설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움직임에 현대자동차그룹과 롯데그룹 등도 해제 가능성을 다각도로 살펴보고 있다.


중고차 시장의 규제 해제 가능성은 결국 중고차 판매 시장에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이에 시장 경쟁도 더욱 심화돼 기존 중고차 판매업자들은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이다. 

 

현재 중고차 판매업의 경우 소상공인 비중이 95%에 달한다. 더구나 수수료 외에 각종 비용 등을 제하면 판매 직원의 연봉은 1,000만~1,500만원대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기업까지 중고차 시장에 진출하게 되면 그들은 벼랑 끝으로 내몰리는 입장이 될 수밖에 없다. 그 대상도 적지 않다. 현재 중고차 판매업에 종사하고 있는 종업원 수는 4만 여명에 이르며, 대부분 한 가정의 가장들이다. 따라서 대기업 진출로 인해 그들이 생계 수단을 잃게 되면 국내 경제에도 적신호가 켜질 것은 뻔한 일이다.


이러한 예상은 단지 부정적인 시나리오로 그치는 것이 아니다. 실제로 그렇게 현실화 될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 대기업은 막대한 자본과 조직력을 갖추고 있어 시장에 끼치는 영향력이 크다. 특히 다수의 차량을 구입할 수 있는 자금력 측면에서는 보면 영세사업자 보다 규모가 월등히 앞서기 때문에 더욱 우려가 커진다. 


이는 고객 입장에서는 비용이 어느정도 더 들더라도 대기업이라는 브랜드를 보고 그 대기업에서 판매하는 중고차를 구입할 확률이 높아진다. 그러한 상황이 되면 현재의 중고차 판매업자들은 대기업과의 경쟁이 '바위에 계란 치기' 처지가 될 뿐이다.

 

▲중고차 매매단지의 페업이 늘면서 공실률도 증가하고 있다. 사진은 폐업으로 문을 닫은 중고차 매매업체 사무실 모습. (사진=중고차 생존권 대책위원회 제공)

이는 대기업의 유통시장 진출로 인해 전통시장이 무너진 것과 흡사하다. 대기업이 계열사 자회사 등을 앞세워 대형 마트를 신설한 이후 전통시장은 사람들의 발길이 급감하게 됐으며, 지금의 중고차 매매시장도 폐업이 늘면서 공실률이 높아지는 등 힘겨운 상황이다. 지난 2000년에 SK그룹에서 중고차 시장에 진출하자 영세한 기존 사업자는 생존권을 위협받고 대대적으로 반발한 사례도 있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10년 이상 중고차 판매업을 해온 이들은 어디로 가야 하나. 정부에서는 대기업의 영향으로 인해 사라져가는 전통시장을 되살리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시간과 여건 등 모두 역부족인 상태로 회생이 힘겨워 보인다. 역시 중고차 판매 시장도 대기업이 관여하게 되면 이와 동일한 상황으로 될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하지만 이에 대한 대책은 분명히 있다. 그 길은 단 하나, 대기업·수입차 업계 등이 중고차 시장에 진출하지 못하도록 정책적으로 막아야 하는 것이다. 이것만이 중고차 등 자동차 시장이 사는 유일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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