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 '평화의소녀상' 제막식…김제시민들이 만든 값진 기억의 공간

조주연 기자 | news9desk@gmail.com | 입력 2018-08-14 22: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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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일 오후 전북 김제시 평화의 소녀상이 시민대표 11인에 의해 장막이 걷히고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  14일 오후 김제평화의 소녀상 제막식에서 한동엽 작가가 소녀상 설명을 전하고 있다.

 

▲  김제평화의소녀상 제막식에서 김제 EQ 라이온스클럽 회원들이 시민들에게 나비막대를 나눠 주고 있다.

 

[세계로컬신문 조주연 기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이 국가 기념일로 지정된 후 첫번째 기념일을 맞은 14일 전북 김제시에서 평화의 소녀상 제막식이 열렸다. 순수 민간단체가 모여 구성된 김제시평화의소녀상추진위원회가 지난 3개월여 기간 동안 모금활동 벌여 마련된 자리다.

 

제막식 예정 시각 한 시간여 전부터 식이 열릴 김제신협 본점 사거리는 자원봉사자를 비롯한 수백명의 시민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시민들을 위한 별도의 의자는 마련되지 않았는데 이는 시민들의 소중한 기금으로 열린 제막식이니 만큼 조금이라도 행사비용을 줄여 '더 많은 모금액을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께 전하겠다'는 주최측의 뜻이었다. 하지만 좌석이 마련되지 않았다고 해서 불편하다거나 불평하는 시민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이에 지역 봉사단체 EQ라이온스클럽 회원들이 편안한 제막식 관람을 위해 쿠션방석과 얼음생수를 준비해 시민들에게 나눠 주며 훈훈함을 더했다.

 

또 이날 무대에 오른 국악인 오정해씨를 비롯한 대부분의 문화,예술인들이 재능기부차원으로 출연을 결정해 그 의미를 더했고 무대, 임대장비, 스텝 등도 최소한의 비용만으로 행사에 도움을 준 것으로 전해졌다.

 

제막식에는 김종회(민주평화당) 국회의원을 비롯한 박준배 김제시장, 온주현 김제시의회 의장, 시의회 김영자 부의장, 노규석,고미정,이정자,김주택,정현철,오상민 시의원도 자리를 함께 했다. 이들은 위한 내빈석은 마련되지 않았다.

 

또 내빈을 소개하는 식순도, 그들이 축사를 전하는 시간도 주최 측은 허락하지 않았다. 오히려 사회자는 "오늘 이 자리에 참석해 주신 김제시민들에게 너무나 감사하다"며 "시민 여러분들이 가장 큰 내빈"이라고  전했다.

 

시민들을 의한, 시민들에 위한, 시민의 제막식으로 마련하겠다는 추진위원회의 의중을 고스란히 엿볼 수 있었다.

 

박준배 김제시장은 묵묵히 아스팔트 바닥에 주저앉아 시민들과 섞어 제막식을 지켜보았다.

 

길보른 오케스트라의 장엄한 연주가 식 시작을 알렸고 지평선중창단과 전자바이올리스트 유세미씨의 공연이 이어졌다. 김안식씨의 드로잉 퍼포먼스는 눈을 뗄 수가 없었고 그가 남긴 작품에 시민들은 환호했다.

 

추진위원회 측은 김제신협 앞에 평화의 소녀상이 세워지기까지의 경과보고를 전했고 3개월여 기간동안 동분서주 모금활동에 나선 유순하 총무는 제막식 몇 시간 전 갑작스런 사고로 턱을 다섯바늘 꼬맨 몸을 이끌고 제막식에 참석, 예정된 시낭송을 경건하게 마쳤다.

 

소녀상을 덮고 있던 막이 걷힌 후 곧바로 이어진 서승아씨의 퍼포먼스는 시민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정수희 소프라노는 몇 주전 큰 수술을 마쳐 노래를 자제하라는 의사의 권유에도 불구하고 '나가거든'을 열창해 시민들의 목을 메이게 했다.

 

제막식의 피날레는 국악인 오정해씨가 장식했다.

 

지난 5월 18일 김제시평화의소녀상 추진위원회 발대식 후 8월 13일까지 3개월이 채 안되는 기간 동안 모금된 기금은 6500여만원이였다.

 

인구 9만이 안되는 소도시에서 모여진 액수라 기엔 엄청난 금액이다. 아직 지역 여러개소에서 수거한 모금 저금통의 금액을 합산하지 않은 상태라 모금액은 이를 뛰어 넘을 것으로 예측된다.

 

평화의 소녀상 건립비용 지출 후 남은 비용은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전액 전해질 예정이다.

 

제막식을 지켜보던 한 시민(류 모씨, 40대)은 "시민 모두가 하나된 느낌이었다. 정성어린 마음들이 십시일반으로 모여져 행사를 준비하고 결과물을 내 놓은걸 보면서 김제시민의 위대함을 느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정치적 이념 없는 행사에 많은 사람들이 같은 마음으로 모인 걸 보면서 모두가 공감하고 참여하는 문화는 순수한 마음이라고 생각했다"며 "1주년 2주년에도 참여하고 싶고, 소녀상 건립을 추진한 분들께 감사하다"고 전했다.

 

김종회 국회의원은 "제73주년 광복절을 하루 앞두고 김제시 평화의 소녀상 건립을 뜻깊게 생각한다" 며 "유례없는 폭염 속에서도 소녀상 제막식에 함께 하신 시민 여러분께 존경과 감사를 표한다"고 전했다.

 

이어 "김제시 소녀상 건립을 통해 그분들께는 작은 위로가 되길 바라고 시민여러분과 아이들에게 우리 민족의 아픈 기억을 잊지 않고 올바른 역사관을 정립하는 계기가 되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김제시민들이 보여준 이번 모금활동은 지역민들에게 오랫 동안 회자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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