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의회 ‘감투 싸움’에 원구성 파행

민주당 독식 속 의장 선출 갈등 / “합의 추대” “경선” 목소리 갈려 / 시민들 “코로나 시국에…” 비판
임정재 | jjim61@segye.com | 입력 2020-07-07 04: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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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지배하고 있는 제8대 대전시의회가 석 달째 이어진 의장 자리다툼으로 원구성조차 하지 못하는 촌극을 벌여 눈총을 받고 있다.

시민들 사이에서는 특정 정당의 지방의회 독식이 의회운영의 효율성보다는 패거리정치와 감투싸움 등 폐해만 낳았다는 비판 목소리가 높다.

6일 대전시의회에 따르면 시의회는 지난 3일 제251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를 열고 후반기 의장 선거를 치렀으나 실패했다. 단독 입후보한 민주당 권중순 의원은 무기명투표로 실시된 제1·2차 투표 모두 찬·반 동수를 기록해 고배를 마셨다. 앞서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지난달 의원총회를 열고 후반기 의장으로 3선의 권 의원을 추대했다. 시의회 22석 중 민주당이 21석(미래통합당 1석)을 차지해 권 의원의 당선은 당연시됐다. 하지만 절반 이상이 반대표를 던지는 일이 발생했다. 권 의원은 “정당에서 당론으로 채택한 내용을 일부 의원이 무리를 형성해 뒤집었다. 무너진 민주주의에 경종을 울리겠다”며 의원직 사퇴를 선언했다.

권 의원은 전반기 의회 구성 당시 당내에서 후반기 의장으로 내정됐으나 최근 일부 의원이 민주적 경선을 요구하면서 갈등을 빚어왔다. 두 차례의 간담회와 중앙당의 중재 등이 있었지만 감투싸움을 막지 못했다.

후반기 임기가 이미 시작됐지만 의장 선출이 불발로 끝나면서 부의장과 상임위원장 선출 등 원구성 자체도 모두 미뤄졌다.

권 의원에 대한 ‘합의 추대’ 주장은 전반기 상임위원장을 맡지 않았던 초선 의원들이, ‘경선’ 주장은 전반기 상임위원장을 지낸 초·재선 의원들 중심으로 각각 하는 것으로 알려져 또다른 자리다툼으로 번질 수 있다.

급기야 일부 의원은 선거 파행을 비난하며 지난 3일부터 시의회 로비에서 무기한 농성 중이다. 민주당 대전시당도 “의원총회 당론을 지키지 않은 것을 징계사유”라고 밝혀 후속조치를 예고했다.

대전시의회의 파행은 제7대 때도 있었다. 2018년 제7대 의회 후반기 의장선거 결과 의원총회에서 추대된 권 의원 대신 김경훈 의원이 당선되자 민주당은 김 의원을 제명조치했다.

대전시의회는 9일 의장 후보 등록을 거쳐 13일 다시 본회의를 열어 의장을 선출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이미 사퇴를 선언한 권 의원이 다시 후보로 나서기도 어려워 조기수습이 불투명하다. 권 의원 사퇴처리는 회기 중에는 본회의 표결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가뜩이나 코로나19 지역사회 확산에 근심이 많은 대전 시민들은 시의회의 행태에 혀를 차고 있다.

대전에서는 지난달 15일 지역 재확산이 시작된 이래 거의 매일 감염자가 속출하면서 추가 확진자가 100명에 육박했다. 62개 학교가 학생 등교를 중단하고 일부 교회, 병원 등이 폐쇄되는 등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이 시행되고 있다. 민주당 홍종원 원내대표는 “어느 때보다 민생에 매진해야 할 의원들이, 그것도 1당에 힘을 실어주었음에도 자리다툼하는 모습만 보여주고 말았다”며 “조기에 원구성을 매듭짓고 시민들에게 사과하겠다”고 말했다.
 
대전=임정재 기자 jjim6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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