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여름 별미 횟감 한치 ‘금치’…긴 장마 수온 낮아져 어획량 급감

임성준 | jun2580@segye.com | 입력 2020-08-12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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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치물회. 제주관광공사 제공
여름 제주를 대표하는 인기 횟감 한치의 올해 어획량이 크게 줄어 ‘금치’로 불리고 있다.
 
11일 제주도 내 수협 등에 따르면 저수온으로 인해 올해 한치 어획량이 평년의 20∼30% 선에 그치고 있다.
 
제주도 내 한치 어획량은 2017년 891t에서 2018년 873t, 지난해 467t으로 줄어드는 추세다.
 
수산 관계자들은 한치가 잘 잡히지 않는 원인으로 예년보다 길어진 장마로 인해 1∼2도가량 낮아진 해수 온도를 지목한다. 수온에 민감한 난류성 어종인 한치는 표층 수온이 조금만 낮아져도 좀처럼 근해로 접근하지 않아 잡을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제주도 해양수산연구원에 따르면 최근 제주 근해 표층 해수 온도는 24~26도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도가량 낮다. 기상 악화로 인한 조업 중단도 영향을 주고 있다.
 
지난 주말 서귀포시 모슬포항 횟집 거리를 찾은 관광객 김모(39)씨는 “한치회를 먹기 위해 수소문했지만, 어느 가게를 가도 냉동 한치조차 없다는 이야기를 계속 들었다”며 “‘한치가 금치’란 말이 실감 났다”고 말했다.
 
모슬포 횟집 주인은 “여름과 겨울 제철 최고 인기 횟감인 한치와 방어 어획량이 크게 줄어 어민과 음식점 주인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고 토로했다. 
 
지난 10일 성산포수협의 한치 경매가는 생물 기준 ㎏당 5만원(선어 ㎏당 3만원)까지 치솟았다. 도내 수산시장과 농협 하나로마트에서는 냉동 한치만 ㎏당 2만5000원 선에 판매하고 있다. 지난해엔 1㎏에 2만5000원에서 3만원 사이에서 한치를 공급받아 판매하던 식당들은 올해 배 가까이 올라버린 한치값에 접시에 올리는 양을 줄여 내놓거나 아예 한치회 자체를 내놓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모(49)씨는 “활한치물회 한 그릇에 보통 1만5000원으로 다소 비싸지만 올 여름은 사 먹기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한치 조업을 주로 하는 한 선주는 “7월 말과 8월 초에 한치가 제일 많이 잡힐 시기인데 올해는 기름값조차 뽑기 어렵다”며 “중국에서 저염분수까지 제주 근해에 도달하게 되면 올해 한치 조업은 포기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6∼8월 제주 연안에서 주로 잡히는 한치는 꼴뚜기(화살오징어)과의 대표 종으로 창오징어다. 동해의 오징어와는 생김새가 다르게 몸통이 길쭉하고 다리가 짧은 것이 특징이다. 다리 길이가 한 치밖에 되지 않아 한치라고 불린다. 제주에선 ‘한치가 쌀밥이라면 오징어는 보리밥이고, 한치가 인절미라면 오징어는 개떡이다’라는 이야기가 속담처럼 전해온다. 모양과 생김새가 엇비슷하고 실제로 같은 오징어 종류지만 한치는 ‘한 수 위’ 대접을 받는다.
 
제주=임성준 기자 jun258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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