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유골함 사칭 고의사고 내고 합의금 뜯어낸 60대 구속

오성택 | fivestar@segye.com | 입력 2020-09-29 10: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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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당시 모습. 
지난 6월 중순 부산 남구의 한 주택가에서 차를 몰던 30대 여성 A씨는 갑자기 ‘쿵’하는 소리에 놀라 급히 차를 세웠다.
 
A씨의 차 앞에는 60대로 보이는 노신사가 길바닥에 떨어져 깨진 사기그릇을 부여잡고 “부모님의 유골함이 깨졌다”며 대성통곡을 하기 시작했다.
 
순간 당황한 A씨는 자신이 노신사의 부모 유골함을 깨뜨린 것으로 생각하고 현금으로 합의금을 지급했다.
 
그러나 부모님의 유골함이 깨졌다며 도로에서 대성통곡을 했던 이 노신사는 알고 보니 ‘유골함’을 사칭한 고의사고를 유도해 상습적으로 금품을 뜯어온 사기꾼이었다.
허위 사망진단서.
부산 남부경찰서는 29일 60대 남성 B씨를 상습사기 혐의로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B씨는 2019년 5월부터 지난 7월까지 검은색 정장 차림의 상주 복장을 하고 깨어진 백자 사기그릇을 담은 종이가방을 들고 주택가 골몰길에서 일부러 차량과 부딪친 뒤, 합의금을 뜯어온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B씨는 폐쇄회로(CC)TV가 없고 비교적 교통량이 적은 곳을 골라 일부러 차량에 부딪히는 수법으로 고의사고를 내고 부모님 유골함이 깨졌다며 합의금 명목으로 총 11차례에 걸쳐 100여만원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B씨는 사망진단서가 들어있는 서류봉투를 지참하고 차량과의 충격에 대비하기 위해 오른팔에 실리콘으로 만든 보호장치를 준비하는 등의 치밀함을 보였다.
실리콘 보호대를 팔에 착용하고 있는 모습. 
B씨의 사기극에 말려든 피해자는 A씨를 포함해 11명이며, 이들은 대부분 합의금액이 소액이고 장례를 치르기 위한 유골함을 깨뜨렸다는 생각에 아무런 의심이나 신고를 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지난 6월 19일 부산 남구에서 발생한 교통사고 후 피해자가 뺑소니 신고를 할까 걱정된 운전자의 신고를 받고 교통사고전담팀을 꾸려 수사에 착수해 3개월간의 추적 끝에 B씨를 붙잡았다.
 
부산=오성택 기자 fivestar@segye.com, 사진=부산 남부경찰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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