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개정 ‘지방자치법’ 아쉬움 속 희망 본다

송동근 | sdk@segye.com | 입력 2021-02-18 03: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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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모든 것을 멈추어야만 했던 지난해 끝자락. 우리는 오랜 기다림에 대한 화답으로 인해 다소나마 미소 지을 수 있었다. 지난해 12월 9일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이 마침내 21대 국회를 통과한 것이다. 우리나라 지방자치의 시작은 1949년 ‘지방자치법’이 제정되고 1952년 지방의원 선거를 통해 의회가 구성되면서부터라고 할 수 있다. 이후 1961년 5·16 군사정변으로 잠시 중단되었지만 1988년 지방자치법이 전부개정되고, 1991년 지방의회 선거를 치르면서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따라서 이번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은 1988년 지방자치법 전부개정 이후 32년 만에 이루어진 것이니 그야말로 오랜 인고의 과정을 거친 값진 결과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자치입법권에 대한 근본적인 제약조항은 그대로 유지되었다는 점과 자치조직권에 대한 내용이 전혀 반영되지 않은 점 등은 아쉽다. 특히 풀뿌리 민주주의의 근간이 될 수 있는 주민자치회 조항의 삭제는 오히려 ‘지방자치의 후퇴’라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안승남 구리시장
반면 개정안에는 현재의 지방자치제도가 가진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긍정적 요소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

첫째, 정책 결정과 집행 과정에 주민 참여권을 신설하는 등 획기적인 주민 주권을 구현할 수 있게 되었다. 현재의 지방자치제도는 주민 참여의 폭이 너무나 협소하여 지방선거가 아니면 참여할 기회가 극히 적은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이번 전부개정안에는 정책 결정과 집행 과정에 주민 참여권을 신설했으며, 주민조례발안법도 별도로 제정하여 주민의 참여 창구를 다양화하였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주민이 단체장을 거치지 않고 직접 의회에 조례를 발의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주민감사 청구 요건 기준은 기존 500명에서 300명 이내로, 연령도 19세 이상에서 18세 이상으로 완화하는 등 주민 감시 기능에 힘을 실어주었다.

둘째, 지방자치단체의 기관 구성을 다양하게 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였다. 지방자치단체는 조직마다 규모의 차이가 상당하다. 지금까지는 규모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단체장과 의회의 기관대립형 구조로만 운영할 수밖에 없었고, 이는 다양성의 결여를 가져왔다. 이번 전부개정을 통해 지방자치단체의 기관 구성을 다양화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게 되었고, 이를 통해 주민 수요를 효과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 것은 큰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셋째, 중앙지방협력회의 신설 근거 조항을 둠으로써 중앙과 지방의 협력관계 정립 및 행정 능률 향상을 제고했다.

중앙지방협력회의는 지방에 영향을 미치는 정책에 관하여 대통령을 의장으로 중앙행정기관의 장과 시·도지사, 지방 4대 협의체의 장이 모여서 협의를 통해 정책을 결정하는 회의체이다. 따라서 지방의 의사를 수렴하는 기구 중에서는 최상위 기구라고 할 수 있지만 지방자치법에는 근거만 두는 것이었다. 이는 법률을 제정해야 하는 입법 의무가 생김으로써 중앙정부와 지방의 협력과 이를 통한 능률 향상을 기대할 수 있게 된 것은 값진 수확이다.

이 외에도 이번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에는 자치단체의 역량 강화 및 자치권 확대, 지방자치단체의 국제교류와 협력에 관한 사무를 지방의 사무로 명시, 자치입법권에 관한 규정 일부 보완, 특별지방자치단체에 관한 세부 규정 확립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이것은 우리나라 지방자치제도의 미래를 새롭게 그려나갈 수 있는 유의미한 것들로,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다소 아쉬움이 있지만 희망을 가져 본다.
 
안승남 구리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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