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운동 세계에 알린 앨버트 테일러 가옥 ‘딜쿠샤 전시관’ 개관

안승진 | prodo@segye.com | 입력 2021-02-26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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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행촌동에 있는‘딜쿠샤’. 서울시 제공
3·1운동 독립선언서와 제암리 학살사건 등을 전세계에 알린 미국 AP통신 임시특파원 앨버트 와일드 테일러(1875~1948)가 살던 서울 종로구 행촌동 가옥 ‘딜쿠샤’가 오는 3·1절을 맞아 일반에 공개된다. ‘딜쿠샤’는 산스크리트어로 ‘기쁜 마음의 궁전’이란 뜻을 가지고 있다.
 
서울시는 종로구 사직로에 있는 딜쿠샤를 역사전시관으로 조성해 다음달 1일부터 시민들에게 개방한다고 25일 밝혔다. 총면적 623.75㎡ 규모의 붉은 벽돌집인 딜쿠샤는 테일러가 1923년 한국에 거주할 당시 지은 집이다. 테일러 부부는 1942년 조선총독부의 외국인추방령에 의해 추방됐고 딜쿠샤는 그 이후 80여년동안 방치돼 이웃들에 ‘귀신이 나오는 집’이라 불릴 정도로 훼손됐다.
 
서울시는 2016년부터 기획재정부, 문화재청, 종로구 등 관계기관과 함께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딜쿠샤 원형복원에 나섰다. 2017년 고증연구를 마치고 이듬해 복원공사를 시작한 딜쿠샤는 지난해 12월 전시관으로 탈바꿈했다. 딜쿠샤는 일제강점기 시절 국내 서양식집의 건축기법과 생활양식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2017년 8월 국가등록문화재 제 687호로 지정됐다.
 
지하1층, 지상 2층 규모의 딜쿠샤에는 일제 강점기 시절 테일러 가족의 숨결이 담겼다. 1~2층 거실에는 테일러 가족의 1920년대 생활 모습이 재현됐고 전시실에는 테일러 부부의 당시 생활상과 테일러의 언론활동, 딜쿠샤의 건축복원 과정 등이 전시됐다. 1919년 테일러의 아내 메리 린리 테일러(1889~1982)는 당시 세브란스 병원에서 아들을 출산할 당시 침상에 있던 3·1운동 독립선언서 사본을 발견했다. 그는 독립선언서를 아들의 침대 밑에 숨겨두었고 테일러가 이후 일제의 눈에 피해 외신으로 내용을 전했는데 이런 역사적인 과정 등이 전시를 통해 생생하게 그려진다.
 
역사전시관으로 복원한 딜쿠샤의 2층 거실 전시관. 서울시 제공
서울시는 26일 오후 딜쿠샤 앞마당에서 개관식을 연다. 행사에는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과 김봉렬 문화재청 문화재위원장, 김영종 종로구청장 등이 참석한다. 특히 딜쿠샤의 복원을 기념하기 위해 테일러의 손녀이자 유물기증자인 제니퍼 린리 테일러가 이곳을 찾는다. 그는 “이번 개관으로 한국의 독립투쟁에 동참한 서양인 독립유공자가 재조명 받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일제강점기 3·1운동 독립선언서와 제암리 학살사건 등을 전세계에 알린 미국 AP통신 임시특파원 앨버트 와일드 테일러(1875~1948). 서울시 제공
딜쿠샤 전시관은 다음달 1일부터 매주 화~일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대중에 개방된다. 입장료는 무료이고 1일 4회 20명씩 관람이 진행된다. 예약은 서울시 공공서비스예약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할 수 있다.
 
일제강점기인 1920년대 서울 종로구 행촌동 가옥 ‘딜쿠샤’ 모습. 서울시 제공
서 권한대행은 “딜쿠샤의 복원은 단순히 하나의 가옥에 대한 복원을 넘어 근대 건축물의 복원이자 항일 민족정신의 복원으로서 큰 의미를 갖는다”며 “다가오는 3·1절 딜쿠샤가 전시관으로 시민들에 개방되면 ‘희망·이상향’이라는 딜쿠샤 이름 그대로 희망이 있는 역사교육의 장으로 값지게 활용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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