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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윤홍 칼럼니스트 |
초고령 사회가 눈앞이다. 2025년이면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전체의 20%를 넘는 초고령 사회로 진입하게 된다. 상대적으로 고학력에다가 일할 수 있는 지성과 체력을 갖춘 ‘베이비붐’ 세대가 노인으로 진입하면서, 양질의 일자리 마련에 비상이 걸렸다.
아파트 단지 택배 분류 작업이 한창이고, 택배회사에서 단지 내에 물건을 두고 가면, 다시 분류해 각 세대로 배달해 주는 ‘실버 택배’ 종사자들이 65살 이상 노인들로 구성되어 있다. 정부가 지원한 일자리로 지자체 지원금에 택배회사에서 지불하는 보수를 합해 한 달에 70만 원 이상을 급여로 가지고 간다.
■백세시대 양질 일자리 개발 시급
73살인 장 모 씨는 “작은 수익이지만 노동의 대가로 수익을 가지고 손자손녀들과의 소소한 즐거움은 뿌듯함과 기쁨이다. 40년 가까이 교직에 몸담았던 교장 출신 김 모 씨도 아파트 경비일을 한다. 일주일에 사흘 일하고 정부와 지자체 지원금을 받고 있지만, 보수보다는 일할 수 있다는 자체가 즐겁다. 교장 출신 김모 씨는 말한다. 퇴직 후 가장 힘들었던 것은 아침 새벽부터 늦게까지 직장 생활을 40년을 했는데 갑자기 무료한 많은 시간들, 이런 것들에 대한 고민으로 생각이 많았다고 한다. 공무원 출신인 69살 김 모 씨는 사회공헌 컨설팅 카운셀러로 나서면서 젊은이들의 멘토로 나서면서 재직시절보다 더 젊어졌다고 한다. 출판사 대표인 75세인 최모 씨는 스토리족보 기획매니저로 나서면서 또 다른 자격증을 따기 위해 평생교육을 시작했다고 한다.
지난해를 기점으로 해마다 70만 명 가량의 베이비붐 세대가 2028년까지 노인 세대로 진입한다. 이들의 70% 이상이 고졸 이상으로 학력이 높고, 80% 이상이 일할 수 있을 정도로 체력이 건강하다는 점에서, 기존 노인세대와 다른 방식으로 양질의 일자리 개발에 나서는 게 필요한 시점이다.
정부 차원에서 지원하는 노인 일자리는 약 80만 개. 민간으로까지 노인 일자리 창출을 확대하는 게 가장 현실적인 해법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베이비붐 세대의 노인들이 생산적인 노동의 가치를 설레임으로 불러낼 때라고 본다.
아울러 경로효친이 조성돼야 한다. 경로효친은 동양사상의 정수라고 할 수 있다. 어른을 모시고 부모를 섬기는 효도는 인간공동체 유지, 곧 사회질서의 핵심이다. 맹자가 양혜왕에게 “내 집의 노인을 소중히 여기고 그 마음을 다른 노인에게 미치게 하며, 내 집의 어린이를 어린이로 사랑해서 남의 어린이에게까지 이른다면 천하를 손바닥에서 움직이게 할 수 있다고 한 것은 요즘 고령화사회에서 볼 때 명언 중 명언이라고 하겠다. 젊은이들은 각자의 재능을 발휘하는 직장 생활을 하며 항상(恒産)이 있어 어른을 봉양할 수 있는 여건이 되고, 노인들은 맛있는 음식을 들고 따뜻한 옷을 입으며 편한 잠자리에 드는 시절이 바로 태평성대라고 할 수 있다. 사실 오늘 우리가 누리고 있는 이만 한 경제적 부와 자유는 바로 부모세대가 피땀 흘려 일궈 놓은 터전임을 인식한다면 경로효친은 마땅한 도리인 것이다. 노인을 홀대해선 안 되는 법이다.
■노인의 지혜는 도서관 한 개 가치
“늙은 말을 도리어 망아지라고 하여 그 뒷일을 돌보지 아니하도다(老馬反爲駒 不顧其後)”라는 시경(詩經)의 우려가 결코 현실화돼선 안 된다. 한때 열심히 일했던 늙은 말을 마치 망아지처럼 소홀하게 다루는 세태를 빗댄 것이다. 과연 그것이 합당한 처사인가. 그 말의 모습이 20년, 30년 후의 내 모습은 아닌지 자성할 일이다.
우리나라의 65∼69세 노령자 고용률이 41.0%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는 노년 소득보장 체계가 제대로 구축되지 않은 상황에서 노후를 제대로 대비하지 못해 생계 취업에 내몰리는 노인이 많은 탓으로 풀이된다. 어른들에게는 삶의 지혜가 있다. 가정, 사회, 국가가 노인들을 예우해야 한다. “식견 있는 노인을 업신여기지 말라!” 서경의 가르침이다. 노인 한 명의 지혜는 도서관 한 개와 맞먹는다고 하잖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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