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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상 의사 의거 78주년 을 맞아 서울대 호암교수회관에서 기념회 및 기념조형물 디자인 설명회를 가졌다. |
[세계로컬타임즈 글·사진 최영주 기자] 소록도를 기억하는가.
이 섬은 면적이 4.42㎢ 밖에 되지 않는 작은 섬이지만 이곳에는 아픔을 넘은 살 에이는 시련의 흔적과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권리를 외치며 사람답게 살고자 한 이들의 깊은 한이 켜켜이 쌓여 있는 곳이다.
이들은 일제 지배 하에서 강제격리와 노역에 시달렸고, 해방이 됐어도 일제에게 받았던 억압과 희생에 대해 침묵을 강요받으며 국가 뿐 아니라 사회, 가족들로부터 철저히 소외된 삶을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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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춘상 의사 의거 78주년을 맞아 기념조형물 디자인 설명회 등 사업관련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
이춘상 의사도 한센병 환자였다. 십대에 발병해 1940년 소록도 갱생병원에 강제로 수용되고 그 곳의 인권유린의 실태를 알리기 위해 1942년 6월 20일, “너는 환자들에게 못된 짓을 많이 하였으니 나의 칼을 받아라!”라는 마지막 말을 외치며 마사스에 원장을 암살했다.
그는 현장에서 체포됐고, 법원에서 사형을 선고받았다. 이듬해 사형은 집행됐고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기념사업회 측은 2005년부터 3차례 걸쳐 이춘상 선생을 독립유공자로 인정해달라고 보훈처에 서훈 요청을 했지만 논란의 여지와 함께 독립운동으로서의 불분명함을 이유로 기각됐다.
2020년, 올해로 이춘상 의사 의거 78주년 을 맞이하고 지난 20일 서울대 호암교수회관에서 이춘상 의사 6.20의거 78주년 기념회 및 기념조형물 디자인 설명회를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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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성담 화백이 기념비의 디자인과 구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이춘상의사기념사업회’는 ‘6.20의거 상징조형물 건립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이춘상 의거 기념비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소록도 의거 현장에 비를 건립하고 소록도를 찾는 사람들에게 일제 강점기 소록도에서 이루어진 항일의거와 한센인에 대한 인권 회복을 위해 희생하신 이춘상 의사의 뜻을 기리고자 한다.
앞으로 제작될 기념비는 디자인과 구성은 홍성담 화백이, 글씨는 여태명 원광대 교수가 맡아, 내년 중으로 소록도에 건립할 계획이다. 홍성담 화백은 전두환독재시절 저항예술가이자 서울대도서관 아래에 위치한 박종철, 최우혁 열사의 기념조형물을 제작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정학 참길자원봉사단 단장은 “이춘상 의사께서 수호 마사스에의 심장으로 찌르고 세계만방에 한민족의 기개를 알린지 78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 긴 역사 속에서 의사의 충혼을 널리 알리지 못한 것은 참으로 안타깝고 또한 슬픈 일이기도 하다”면서 “진리의 길은 단순 명쾌하다. 의사가 행했던 길을 그대로 따르면 된다. 불의에 대한 함거 · 억압에 대한 저항 · 자유를 훼손하는 가치에 대한 분노가 바로 그 길이다. 우리 모두가 서로 협력해 공동의 선을 이뤘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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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참길자원봉사센터 이춘상 의사 기념조형물 건립추진위원(왼쪽 두번째 최우영 위원장)과 (사)참길복지 이재우 회장(가운데)이 함께 참여했다. |
한편, 이춘상 의사 6.20의거 78주년 기념식에 전재수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위원장) 이 영상으로 기념사를 보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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