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환율 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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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사진=뉴시스) |
[세계로컬타임즈 김영식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25일 기준금리를 0.25%p(포인트) 올리면서 사상 처음으로 네 차례 연속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최근 치솟는 물가와 원/달러 환율을 감안한 조치라는 분석이다.
◆ 기준금리 2.50% ‘8년 만’
한은 금통위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소재 한은 본부에서 금통위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 연 2.25%에서 2.50%로 0.25%p 인상했다. 기준금리가 2.50%대로 올라선 것은 지난 2014년 8월 이후 8년 만이다.
금통위가 지난 4월과 5월, 7월 회의에 이어 이번에도 인상을 단행하면서 사상 첫 네 차례 연속 인상이라는 기록을 썼다.
이처럼 한은이 기준금리 인상을 연속 단행한 배경에는 소비자물가가 두 달째 6%를 넘어서고, 기대 인플레이션도 4%에 달하는 등 고물가 상황이 감안됐다. 게다가 고공행진 중인 환율 방어도 함께 고려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달 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기재위)에 출석해 “물가 (상승률) 수준이 2~3%면 국민이 물가 상승을 느끼지 못하고 경제활동을 하지만 6~7%가 되면 (상승세가) 가속될 수 있다”며 “6%를 넘으면 훨씬 더 큰 비용이 수반될 수 있기 때문에 안타깝지만, 거시적 측면에서는 물가 오름세가 꺾일 때까지는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 바 있다.
실제 소비자물가는 두 달 연속 6%대를 이어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6월 6.0%, 7월 6.3%를 보였다. 이미 1~7월 누적 소비자물가는 4.9%에 달한다.
일반 국민의 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도 4%를 넘어섰다. 한은에 따르면 소비자가 향후 1년간 예상하는 물가 상승률인 8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4.3%로, 매우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물가는 물론,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역전’ 상황도 이번 기준금리 인상의 결정적 배경으로 작용했다.
앞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두 달 연속 기준금리를 0.75%p 올리는 이른바 ‘자이언트 스텝’에 나서면서 미국의 기준금리(2.25~2.50%)는 한국(2.25%)보다 높아졌다.
이에 따라 한은 입장에선 기준금리 인상으로 격차를 좁혀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과 원화 약세, 환율 변화에 따른 수입 물가 상승 등 리스크를 최대한 줄여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특히 연준의 7월 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서 통화 긴축 의지가 재차 확인된 이후, 지난 23일 원/달러 환율이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인 1,345.5원까지 뛰자 금리 인상 필요성은 더욱 커졌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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