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실적 전망 속 부정적 여론 비등
 |
▲ 경기 과천시 한 시중은행에서 대출광고를 내걸고 있다.(사진=뉴시스) |
[세계로컬타임즈 김영식 기자] 금융당국·정치권에서 최근 은행권에 이른바 ‘이자 장사’에 대한 우려를 키우자 은행별로 대출금리를 낮추고 예·적금금리는 높이는 등 ‘여론 달래기’에 나서고 있다. 순이익 면에서 상반기 역대 최대실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 은행권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최근 비등해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 ‘여론 달래기’ 나선 은행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시중은행들은 경쟁적으로 이같은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먼저 예·적금 금리 인상 움직임이다.
우선 신한은행은 이달 1일 특판 상품으로 ‘신한 40주년 페스타 적금’, ‘신한 S드림 정기예금’ 등을 내놨다. 이중 페스타 적금은 월 최대 30만 원까지 납입 가능한 10개월짜리 자유적금으로 최고 연 4.0%의 금리가 붙는다. 만기 1년인 S드림 정기예금은 한도액 1억 원까지로 최고 금리는 연 3.2%에 달한다.
앞서 우리은행은 지난달 22일 최고 금리 연 3.20%인 ‘2022 우리 특판 정기예금’을 출시한 바 있다. 2조 원의 판매 한도가 조기 소진되면서 그달 28일 한도를 늘렸으며, 1일 기준 1,437억 원만 남은 상태다.
케이뱅크 역시 같은 달 17일 연 5.0%에 달하는 금리의 ‘코드K 자유적금’를 내놓고 10일 만에 10만 계좌 완판에 성공했다. 적금 특판 흥행으로 케이뱅크의 예금 수신은 한 달 새 8,500억 원이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은행권 대출금리는 내려가고 있다.
신한은행은 이주(4∼8일) 중으로 신규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금리를 각각 최대 0.35%p, 0.30%p 인하할 방침이다. 앞서 신한은행은 지난달에도 두 가지 대출금리에 대해 각각 최대 0.10%p, 0.25%p 내린 바 있다.
또 신한은행은 이달 내로 ‘취약 차주 프로그램’을 가동한다.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 5%를 넘을 경우 1년간 연 5%로 일괄적으로 내리고 초과분에 대해 은행이 지원하는 방식이다. 법정 임대기간인 2년간 금리 변동이 없는 전세자금대출 출시와 함께, 서민 지원 금융상품인 ‘새희망홀씨’ 대출의 경우 연 0.5%p 인하한다는 계획이다.
NH농협은행도 이달 1일부터 우대금리를 늘리는 방식으로 담보·전세자금 등 주택관련대출 금리를 0.1~0.2%p 낮췄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24일 은행채 5년물 기준 고정금리 대출에 적용해온 1.3%p의 우대금리(은행 신용등급 7등급 이내)를 모든 등급(8~10등급 추가)에 적용키로 결정했다. 우리은행 전체 등급의 가산금리가 1.5%p씩 낮아진 것과 동일하다. 케이뱅크도 22일 대출금리를 최대 연 0.41%p 인하했다.
은행들이 이처럼 몸을 낮추는 배경에는 금융당국·정치권의 ‘과도한 예대금리차(마진)’에 대한 문제 제기로 촉발된 부정적 여론 확산이 자리하고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20일 은행장들과 간담회를 갖고 “금리 운영의 합리성과 투명성을 지속적으로 높여나가야 한다”며 “금리는 시장에서 자율적으로 결정되지만, 금리 상승기에는 예대금리차가 확대되는 경향이 있어 은행의 지나친 이익 추구에 대한 비판이 커진 상황”이라고 질타했다.
금리 상승기 서민들의 대출 부담 가중에도 은행권 수익의 척도인 예대금리차가 7년 7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벌어진 것으로 나타나면서 최근 여당인 국민의힘까지 은행권의 과도한 예대금리차를 비판하며 대책 마련에 나섰다.
또한 올해 상반기 4대 금융지주의 순이익이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까지 나왔다. 금융권에선 올 상반기 4대금융지주의 순익은 8조9,700억 원대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기록한 역대 최대 실적(8조904억 원)을 대폭 뛰어넘는 규모다.
[저작권자ⓒ 세계로컬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