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4차산업혁명 대응 대한민국 ‘Blue 뉴딜' 1호 사업
내항 50만 평에‘해저 도시’건설로 연 3,224명 관광객 유치
인천‘랜드마크’경제적 효과 18조 원... 관련 일자리 8만개
스마트 마린 빌딩에 IT⋅AI⋅바이오⋅조선 등 최첨단 공학 총 결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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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현택 회장은 국토해양부와 해양수산부에서 27년간 공직 생활을 했다. 해외 근무로는 프랑스 UNESCO 해양과학위원회 파견근무와 미국 해양대기청(NOAA) 파견 등을 역임한 베테랑 해양전문가다. 그는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는 아름다운 섬과 드넓은 갯벌, 다양한 해양생물 등 해양관광자원은 풍부하지만, 국내외 관광객들을 불러 모을만한 대표상품이 없다는 게 문제다. 세계 최초가 될 인천의 ‘해저 도시’는 기후변화와 4차산업혁명에 대응한 대한민국 ‘Blue 뉴딜’ 1호 사업이 될 것이다. 완공되면 연 3,224명의 국내외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고, IT와 AI⋅바이오⋅조선 등 최첨단공학이 총결집되는 해저 도시의 경제적 효과는 18조 원에 달할 전망이다. 일자리도 8만 개가 넘는 글로벌 마린 프로젝트”라고 강조한다. (사진=한창세 기자) |
[세계로컬타임즈 한창세 기자] 세계 3대 상륙작전 중 하나인 인천상륙작전으로 유명한 인천은 지정학적으로 한반도 중심에 있어 경제와 군사, 안보 요충지다. 그런 지리적 특성에 항만과 공항, 철도 등 육상(Land) 교통물류 중심지 인천이 세계 최초로 바다(Sea)에 ‘해저 도시’(Under Water City)를 세운다. “인천은 해저 도시를 만들 수 있는 요건을 완벽하게 갖춘 도시”라 밝히는 임현택(58) 한국스마트해양학회 회장은 “부산이나 울산도 같은 해양도시지만, 인천은 다르다. 울산은 수심이 깊어 해양연구기지가 적합하고, 부산은 태평양 을 활용한 항구로 적합하다.”는 말에 쥘 베른의 ‘해저 2만리’가 떠오른다. 다소 공상과학영화 이야기 같은 ‘해저 도시’가 궁금해졌다. 2021년 ‘인천 해저 도시로 가자’(Towards Incheon UnderWater City) 출간으로 해양산업계와 지역사회 등 세간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해저 도시 전도사’ 임현택 회장을 만났다.
- 저서 ‘인천 해양도시로 가자’가 학계와 지역사회에 센세이션을 불렀다. 핵심은 무엇인가.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다. 수천 개의 아름다운 섬과 드넓은 갯벌, 다양한 해양생물 등 해양관광자원은 풍부하지만, 국내외 관광객들을 불러 모을만한 획기적인 대표상품이 없다는 게 문제다. 그런 면에서 인천의 ‘해저 도시’는 그런 조건들을 두루두루 갖추고 있다.
- 인천 내항에 해저 도시를 세운다. 내항의 입지 조건은.
동양 최대인 인천 내항 1~8부두는 그동안 곡물과 목재, 원당, 사료 등 원자재 수입 관문 역할을 해왔다. 과거 산업개발 시대에 내항은 국내외 물동량의 75%를 소화했다. 그사이 경제 규모가 커지면서 신항이 건설돼 75%의 물동량을 여기서 소화하고 있다. 이제 내항의 역할은 25% 정도로 축소된 상태다. 재개발을 통해 시민에게 바다를 돌려주자는 의견도 많다. 해양수산부 출신인 나는 내항을 해저 도시 최적지로 본다. 55만 평에 달하는 내항의 수심은 10~14m이고 조류와 파도의 영향도 없어 입지 조건도 완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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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다 생활과 육지 생활이 공존하는 인천 해저 도시 조감도. (사진=이소민 건축가) |
- 육지에 익숙한 시민에게 해저 도시는 생소하다. 어떤 도시인가.
해저 도시는 일반 아파트 짓는 것과 차원이 다르다. 모든 첨단과학이 총집결되는 융합산업이다.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가상현실(VR) 등 첨단정보통신 기술을 접목한 38여 개의 스마트 마린(Smart Marine) 빌딩이 바다 밑으로 6층 들어가고, 해상으로 6층 규모로 세우는 거다. 해상 6층인 이유는 고도제한이 있어서다.
- 인천의 ‘랜드마크’가 될 해저 도시의 경제적 효과는.
38여 개에 달하는 스마트 빌딩들이 해저와 해상통로로 촘촘히 연결돼 주거생활과 쇼핑, 교육, 스포츠, 행정, 생산, 경제문화 등 다양한 활동을 바닷속과 해상에서 함께 할 수 있다. 해저 도시가 완성되면 연 3,224만 명의 국내외 관광객 유치가 가능하고, 이를 기반으로 한 경제적 효과는 18조 원에 달할 전망이다. 해저 도시를 중심으로 8만 1천 개의 일자리 창출효과도 기대된다. 또 인근의 영종도 인천국제공항은 환승객만 연 1천만 명에 달하는데, 평균 체류 시간이 6시간이다. 이 시간이면 철도와 연결해 해저 도시를 관광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다.
- 건설 비용은.
약 7조 8천억 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된다. 인천 해저 도시가 완공되면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수상 도시 ‘베네치아’를 능가하는 세계적인 해양관광도시로 올라선다. 현재의 기술로 해저 도시건설도 가능하다. 다만 세계 최초이니만큼 해양환경보전과 안전성 확보를 위해 정보통신과 바이오, 환경, 기후, 지질, 의학, 에너지, 기계, 토목, 건축, 소재, 해양, 로봇, 인공지능, 조선 등 최첨단 공학기술이 총동원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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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저 건물에서의 생활 - 수중레저를 하면서 바닷속에서 바라본 인천 해저 도시. (사진=이소민 건축가) |
- 민간 자본이 들어가는지.
해저 도시는 민간보다는 공공기관이 맡을 필요가 있다. 민간 자본이 들어가면 자칫 투기화할 우려가 있다. 따라서 해양수산부와 인천광역시, 인천항만공사가 공동 참여하는 해저 도시 추진전담조직을 만들고 여기에 좀 더 정밀한 경제적 효과를 분석하기 위한 사업 타당성 용역이 선결되어야 한다.
- ‘해저 도시’를 창안하게 된 배경은.
우리나라는 세계적인 기후변화와 4차산업 혁명이라는 거대한 변혁기를 맞고 있다. 위기가 곧 기회다. 인천 해저 도시가 대한민국 ‘블루 뉴딜 1호 사업’이 될 것이다. 세계 어느 나라도 가 보지 않았던 해저 도시를 통해 미래 해저 도시 강국으로 나갈 수 있다고 본다. 그런 기술력도 충분히 갖추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21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서 ‘미래 물의 도시, 인천 해저 도시건설 과제’를 주제로 세미나를 열어 충분한 논의를 가졌다.
- 부산과 울산도 같은 해양도시인데.
앞의 세미나에서 김웅서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원장과 울산 해저 도시 핵심연구자인 한택희 박사가 참석해 인천과 울산 해저 도시에 대한 발표도 있었다. 울산은 수심이 깊어서 해양연구기지로 적합하다. 부산은 태평양을 통한 수출입 항으로 적합하다. 인천은 우선 지리적으로 경제교역 차원에서 중국과 가깝다. 인천은 미국의 뉴욕항처럼, 부산은 미국 LA 항처럼 만들어 가자는 말이다. 통일 이후, 인천은 러시아-유럽을 잇는 ‘뉴 실크로드’가 뚫리면 제2의 경제도약을 이룰 지정학적 가치가 매우 높다. 또 바닷길 항만과 하늘길 공항, 육지길 철도 등 세계적인 교통물류망을 구축한 인천에 세계 최초의 첨단 해저 도시가 들어서면, 관광객뿐 아니라 국제회의와 컨벤션 유치 효과 등 해양관광도시로서 자리매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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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 해저 파빌리온 전경(인천해저도시 1단계사업) - 왼쪽이 복합문화공간인 메인 홀이고 그 뒤 오른쪽에 있는 두 개의 원형 건물이 중소형 콘서트홀이다. 부두 쪽으로는 해저 공원, 지상 다리, 해저 통로가 부두와 연결되어 있다. 이런 건물 38여 개가 들어선다. (사진=이소민 건축가) |
- 해양수산부 출신으로 인천과 궁합이 맞는 것 같다.
나는 경남 함양이 고향이다. 산골 출신인 내가 해저 도시를 구상한 것도 지금 생각하면 하늘의 뜻인 것 같다. 함양에서 6살 때 서울로 상경했고, 고려대 행정학과를 나와 제38회 행정고시에 패스해 공직자가 됐다. 국토해양부 도시광역교통과장과 해양영토개발과장을 거쳐 해양수산부에서 남북수산협력팀장과 인천지방해양수산청운영지원과장, 해양보전과장, 해양환경정책과장, 세월호특조위 운영지원 담당관을 지냈다. 임기 말에 2년 6개월간 인천광역시 해양수산협력관을 끝으로 27년 공직 생활을 마감했다.
- 경력을 보면 ‘물’과 흐름을 같이 해 왔다.
그런 것 같다. 출신은 내륙 함양인데, 공직 생활은 해양 관련 업무를 많이 했다. 프랑스 UNESCO 해양과학위원회에 파견을 나갔었고, 미국 해양대기청(NOAA) 파견근무와 세월호특조위 운영지원 담당관을 지냈다. 또 내가 사는 의왕시에 아름다운 백운호수가 있는데 그런 걸 보면 물과 뗄 레야 뗄 수 없는 팔자인 것 같다.
- 인천과의 인연은 언제부터인지.
인천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은 2016년 박근혜 정부 때 1년 동안 ‘세월호특조위’ 근무를 마치고 복귀하자마자 인천지방해양수산청으로 오게 되면서부터다. 사실 좌천성 직책이었는데 그게 내 인생의 전환점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문제는 세월호특조위에 근무할 때, 특조위 간부와의 갈등 때문이었다. 그 간부는 특조위에 파견 나온 정부 부처 공무원들에게 폭행과 폭언을 저질러 물의를 빚고 있었다. 특조위 고충 처리 담당관이었던 나는 정중하게 절차와 규정에 따라 해당 행위를 멈출 것을 요청했다. 그런데도 그 간부는 오히려 상관인 자신에게 반기를 든다는 등 소위 하극상을 저질렀다는 말을 당시 청와대와 해양수산부 장관 등 여러 기관에 나에 대해서 사실과 전혀 다른 말을 퍼트렸다.
- 정치적 갈등 사이에서 고심이 컸을 것 같다.
누구보다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던 장관님은 사태가 잠잠해질 때까지 인천으로 가 있으라고 해서 인천지방해양수산청으로 오게 됐고, 청사 바로 뒤편에 있는 내항을 자주 다닐 수 있었다. 인천이라는 지방 근무는 공직 생활 중 처음이었다. 두 번째 근무는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다음 날인 2017년 5월 11일인데 청와대 수석회의에서 ‘세월호특조위 재조사’ 대통령 지시와 때를 같이해 임명된 김영춘 해수부 장관은 곧바로 해수부 감사실에 세월호특조위 조사방해와 관련한 직원감사를 지시했고 이를 토대로 검찰에 수사 의뢰를 했다. 11월에 검찰이 해양수산부를 적폐청산 명목으로 압수수색을 했다. 나는 2015년 2월~2016년 2월까지 세월호특조위 파견근무를 했을 뿐인데, 영문도 모른 채 적폐청산 소용돌이에 휘말렸다. 5년간 승진대상에서도 제외됐다. 후배들이 먼저 승진했고 내겐 견디기 힘든 시간이었다.
- 조사도 길게 받았는데.
후폭풍도 거셌다. 2016~2020년 5년간 세월호특조위에서 일한 내용과 관련해 제1, 2기 세월호특조위 조사와 국민권익위, 감사원, 해양수산부 감사, 검찰 중앙지검, 동부지검, 세월호특수단 수사, 중앙징계위원회 회부를 포함해 9개 기관의 조사를 받았다. 결국에 동부지검으로부터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지만, 공무원이 한가지 업무로 이렇게 많은 조사를 받은 사람은 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런 스트레스 때문인지 지금도 심장이 좋지 않다. 술도 거의 끊은 상태다.
- ‘고진감래’라는 말처럼, 모진 역경 끝을 지나 세계 최초 ‘해저 도시’ 창조의 결실을 얻게 된 것은 아닐까.
지난 일들을 돌이켜보면 그런 일들이 나를 인천으로 오게 만든 것 같다. 내 뜻이 아니었다. 불가항력적인 어떤 요인이 나를 이끈 것이다. 지금은 오히려 전화위복이 됐다. 나에 대해 질문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고 가까운 바다를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시선을 가질 수 있었다. 단순히 명예퇴직한 공직자였다면 평범하게 살고 있었을 것이다. 어떤 면에서 표현하기가 외람되지만, 특조위가 나를 ‘인천의 정약용’으로 만들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 마지막으로 남길 말이 있다면.
고대부터 현재까지도 해양을 제패한 나라가 세계를 지배했다. 고대 로마도 해양을 장악했고 스페인과 포르투갈도 대항해 시대에 해양을 장악해 막대한 부를 축적했다. 우리나라도 해상왕 장보고가 동남아와 중국, 일본을 장악해 무역패권을 쥔 적도 있다. 지금도 해양세력인 미국과 영국, 호주, 일본 등이 세계 경제를 좌지우지하고 있는 것을 확연히 목격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다. 이순신 장군도 해양에서 왜적을 물리쳤다. 과거 러일전쟁과 청일전쟁도 모두 해전이다. 해양에서 국운이 판가름 난다. 불행히도 우리는 조선의 왕과 양반세력들이 바다를 경시했고 반란이 두려워 해양진출을 극도로 막았다. 해양에 민족의 미래가 있다. 해양을 모르면 세계와 단절되고 해양을 알면 세계를 얻는다.
경남 함양 출생
고려대 행정학과 졸업(행정고시 38회 합격 공직 입문)
미 콜로라도 주립대학 행정학 석사
호서대 정보통신공학과 박사
국토해양부 : 해양영토개발과장, 프랑스 UNESCO 해양학위원회 파견
해양수산부 : 미국 해양대기청(NOAA) 파견, 남북수산 협력팀장, 해양수산부 장관비서관, 해양보전 과장, 해양환경정책 과장, 세월호특조위 운영지원 담당관, 인천지방해양수산청 운영지원과장, 해사산업기술과장.
인천광역시: 해양수산협력관
現 한국스마트해양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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