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교사노조 ‘패들릿’ 개설…교권보호 대책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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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 교사들이 지난 22일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에 대한 추도식 및 교사 생존권을 위한 집회를 열고 진상 규명과 교권확립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사진=뉴시스) |
[세계로컬타임즈 김영식 기자] 교사들이 학부모 악성 민원으로부터 자신들을 보호하기 위한 이른바 ‘교권침해 미투(MeToo) 운동’을 전개하기로 했다. 앞선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을 계기로 마련된 교사들의 자구책 중 하나로 풀이된다.
◆ “선생님 나랑 맞짱 뜨실래요” 협박성 발언 등
24일 교육계에 따르면 교사노동조합연맹 소속 경기교사노조는 지난 21일부터 패들릿(여러 사람이 콘텐츠를 공유하는 웹사이트)을 개설하고 온라인 미투 운동에 돌입했다고 전날 밝혔다.
이는 서울 서이초 교사가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을 계기로 교권보호 대책을 모색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미투 운동 소통창구를 마련했다는 설명이다. 교사노조가 만든 패들릿에는 23일 오후 2시 기준 1,181명, 총 1,607건에 달하는 피해 사연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교사의 피해 사연 중에는 4학년 학급 학생의 아버지가 2년차 담임교사 A씨와 학부모 상담을 진행하던 도중 주먹으로 책상을 크게 치면서 “선생님 나랑 맞짱 뜨실래요? 제가 이겨요”라고 말하거나 특수교사 B씨에게 한 학부모가 “선생님 저는 무기가 많아요. 학부모회와 학교운영위원회 모두 제가 학부모위원인 거 알죠?”라며 협박하는 등 사례가 전해졌다.
또다른 교사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서도 학부모들의 불합리한 요구 사항부터 폭언, 폭행 등 교권침해를 폭로하는 사례가 수천 건 등록됐다.
또한 학부모의 요구 사항 중에선 자녀에게 더 큰 관심을 가져 달라는 것도 있지만 모닝콜 요구, 결석 후 출석 인정 등 무리한 요구도 많았다. 학생들 사이 갈등을 중재하다가 학부모에게 욕설‧폭언을 듣거나 성적 처리 관련 입에 담기 어려운 모욕을 당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고 전했다.
“아이의 마음이 상했다”는 항의도 많아 교사들 사이에선 학부모에게 교사의 죄가 ‘내 아이 기분 상해죄’라는 신조어가 나올 정도라는 푸념이 나온다.
아동학대로 신고하겠다는 협박성 발언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교사노조에 따르면 서이초에서도 학교폭력(학폭) 담당 교사가 법조인 학부모로부터 “나 뭐하는 사람인지 알지? 나 변호사야”라는 말을 듣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노조는 “학부모가 교무실로 찾아와 고인에게 ‘애들 케어를 어떻게 하는 거냐’, ‘당신은 교사 자격이 없다’는 말을 했다는 동료 교사의 제보도 있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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