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연, 독일 미테구에 3만명 성명 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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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 베를린 미테구에 일본군 위안부를 상징하는 ‘평화의 소녀상’이 설치된 가운데 꽃 장식이 놓여있다.(사진=뉴시스) |
[세계로컬타임즈 김영식 기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이자 인권운동가인 이용수 할머니가 “베를린 소녀상을 지켜달라”고 재차 호소했다. 앞서 일본 정부가 지난 4월 독일 정부에 이른바 ‘미테구 소녀상 철거’를 요청해 국제사회에 큰 논란이 인 가운데 ‘소녀상 존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 기시다 日총리 “베를린 소녀상 설치 유감”
5일 정의기억연대(이하 정의연)는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1일까지 세계 시민들을 대상으로 베를린 평화의 소녀상 지키기 서명을 요청한 결과, 개인 3만1,317명, 559개 단체가 참여했다고 밝혔다.
정의연 이나영 이사장과 강경란 연대운동국장은 독일 베를린 현지를 찾아 이날 오전 9시30분(현지시간) 미테구청에 성명서를 전달한다. 특히 여기에는 위안부 피해 생존자인 이용수 할머니가 ‘소녀상 존치 요청’을 직접 담은 자필편지도 포함됐다.
해당 성명에서 이들은 “베를린 ‘평화의 소녀상’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경험뿐 아니라 지금도 만연한 전시 성폭력의 현실을 전세계 시민들이 기억하고, 다시는 이 땅에 유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다짐하고 행동하기 위해 설치됐다”고 했다.
이어 “그럼에도 베를린 평화의 소녀상은 2020년 9월 설치 직후부터 온갖 시련을 견뎌왔다”면서 “독일의 한국 교민단체 코리아협의회의 주도와 베를린 시민들의 힘으로 설치됐지만 미테구청은 일본 정부의 항의와 우익들의 공격에 설치 2주 만에 철거 명령을 내린 바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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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성명서 전달에는 이용수 할머니의 자필편지도 포함됐다.(사진=정의기억연대) |
그러면서 “이에 한국 교민뿐 아니라 독일의 많은 시민단체가 함께 소녀상을 지키기 위해 나섰고, 일본과 미국 등 해외 시민단체들도 힘을 보탰다”며 “독일 미테구청도 (이에 동참해) 일본 정부와 극우 역사부정 세력의 철거 압박에 굴하지 말고 평화의 소녀상을 적극 지켜줄 것을 요청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주옥순 엄마부대 대표 등 국내 보수인사들이 최근 독일 베를린 현지에서 평화의 소녀상 철거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여 한국인은 물론 현지인의 반발까지 불렀다.
지난달 26일 주 대표와 김병헌 국사교과서연구소장, 이우연 낙성대경제연구소 연구위원, 요시다 켄지 씨 등 위안부 사기 청산 연대 소속 4명은 이날부터 5일간 베를린 소녀상 앞에서 원정 시위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집회 현장에서 “이 소녀상은 한일관계 뿐만 아니라 국제관계도 악화시키는 원흉이 되고 있다”면서 “소녀상 설치는 아무런 실익이 없으며, 오히려 갈등과 증오만 부추긴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국내선 네티즌들의 비판이 이어졌고, 독일 현지인 역시 해당 시위에 거세게 반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주 대표 등을 향해 “집에 가”, “더 배워라” 등 구호를 외치며 항의했다.
일본 보수성향 일간지 산케이(産經)신문 보도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1월 ‘위안부 사기 청산연대’라는 이름의 단체를 결성, 지난달 25일부터 베를린을 방문해 위안부 반대운동을 벌였다. 산케이는 이들에 대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에게 나타난 ‘뜻밖의 원군’”이라고 평가했다.
베를린 평화의 소녀상은 재독 시민사회단체 코리아협의회가 주도해 지난 2020년 9월 1년 기한으로 베를린시 미테구 모아비트 지역 비르켄가에 설치됐다.
이후 일본 정부가 항의하면서 미테구청은 설치 2주 만에 철거 명령을 내렸다가 코리아협의회가 소송을 제기하자 재차 철거 명령을 보류했다. 그러다가 지난해 9월 미테구청은 미테구 도시공간 예술위원회 권고에 따라 올해 9월 28일까지로 설치 기간을 1년 연장한 상태다.
하지만 기시다 총리가 지난 4월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정상회담에서 “위안부상이 계속 설치돼 있는 데 대해 유감을 표한다”며 “이는 일본 입장과는 전혀 다른 상황으로 철거를 요청한다”고 말해 논란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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