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경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인 현대자동차의 캐스퍼가 온라인 판매로 돌풍을 이어가고 있지만 정작 현대차는 웃지 못하고 있다. 위탁생산 형식인 캐스퍼 외 자사의 차량들은 노조와의 협의 없인 국내에서 온라인 판매가 어렵기 때문이다. 캐스퍼는 사전계약 첫날인 9월 14일 1만8940대를 기록, 올해 생산목표 1만2000대를 ‘완판’하며 현대차 내연기관차 중 역대 최다 기록을 세웠다.
이런 시대 흐름과 달리 현대차는 노조 리스크 때문에 온라인 판매를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 현대차·기아 단체협약에 ‘차량 판매 방식은 노조와 협의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미국·영국·호주·인도 등 해외 주요국에서는 플랫폼 ‘클릭 투 바이’를 통해 온라인 판매를 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판매 노조의 반발로 온라인 판매 시도에 번번이 가로막혀 있으니 안타까울 따름이다.
글로벌 자동차업계는 이미 온라인 판매를 강화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트렌드 확산, 증강현실 등 기술혁신에 따른 온라인 판매 채널 편의성 증대, 비용효율성 등이 자동차 온라인 판매 확산의 동력이 되고 있다. 이런 성공은 테슬라가 증명하고 있다. 테슬라는 차량 판매를 온라인으로만 진행하며 공간·시간적 제약을 넘어서면서 글로벌 영토를 넓히고 있다. 현대차그룹 노조의 시대역행적 ‘몽니’에 앞으로 전기차·자율주행차 시대가 다가올수록 경쟁력 약화를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가 큰 이유이다.
캐스퍼가 전량 온라인 판매가 될 수 있었던 배경은 광주글로벌모터스(GGM) 위탁생산 차종이라서 가능했다. 현대차는 광주그린카진흥원(21%)에 이어 19%로 GGM의 2대 주주다. 주목할 점은 캐스퍼의 ‘질주’가 단순 판매량에 있는 게 아니라는 사실이다. GGM에서 생산된 노사 상생의 광주형 일자리를 적용한 첫 모델이라는 것이다. ‘고비용 저효율’이라는 국내 제조업의 고질적 문제를 해소하고 경제체질을 변화시켰다는 평가도 받는다.
캐스퍼는 노동자에게는 안정적 일자리, 기업에는 적정한 수익을 제공한다는 목표로 전국 최초 지자체 주도 사회통합형 일자리 모델이다. 대한민국 1호 상생형 지역일자리, 23년 만의 국내 자동차공장 완공 등 새 역사를 쓰고 있다.
캐스퍼 사례에서 현대차노조는 스스로 변화에 동참하는 인식 전환을 해야 한다. 현대차의 판매 노조가 수당 문제 등을 이유로 온라인 판매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온라인 판매를 하지 못한다는 게 어디 될 법한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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