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국제영화제 강수연 집행위원장이 올해 영화제를 반드시 개최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혔다.
강 위원장은 23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부산국제영화제 기자회견'에서 "영화제를 하지 않고 영화제를 지킬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올해 영화제를 여는 것은 영화제를 지키는 가장 핵심적인 방법 중 하나일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부산국제영화제는 2014년 개최된 19회 당시 영화 '다이빙벨' 상영을 두고 부산시과 마찰을 빚은 뒤 이용관 전 집행위원장을 필두로 한 집행부가 횡령 및 사기 혐의로 검찰에 기소되고 영화인 연대가 '불참(보이콧) 선언'을 하는 등 지난 1년8개월간 악화일로를 걸어왔다.
이에 서병수 부산시장 겸 조직위원장이 자진사퇴한 후 영화제를 시작부터 15년간 이끌었던 김동호 전 집행위원장이 첫 민간 조직위원장직을 맡아 새로운 출발을 알렸다.
지난해 공동 집행위원장으로 선출된 강수연은 이용관 전 집행위원장이 올초 해촉되면서 단독 집행위원장을 맡게 됐다. 올해 21회 영화제는 강수연 집행위원장과 김동호 조직위원장 체제로 10월6일 열릴 예정이다.
이날 강 위원장은 "영화제 개최 자체가 불투명해진 절체절명의 상황 속에 김동호 위원장을 다시 모시게 됐다"며 "향후 어떤 이유에서라도 다시는 이런 일이 생겨서는 안 된다. 기필코 영화제를 지키겠다. 어렵게 민간 조직위원장을 모셨는데 이대로 좌초될 수는 없다. 이용관 집행위원장, 전양준 부집행위원장, 현전 사무국장 등 그분들의 명예 회복 역시 영화제를 제대로 치를 수 있을 때 가능해진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강 위원장은 범영화인 연대가 부산국제영화제에 대한 '보이콧 선언'을 풀고 있지 않은 데 대해 우려를 표했다.
그는 "영화인들이 불참 선언한 가운데 한국영화 없이 영화제를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다"면서 "한국 영화인, 영화를 사랑하는 관객들이 만든 부산영화제를 한국영화 없는, 국적 없는 영화제로 만들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영화인들은 아직 불참 선언을 철회하지 않고 있는데, 이것은 영화제를 못하게 하려는 게 아니라 독립성에 힘을 보태기 위함"이라며 "빠른 시일 내 정관 개정을 이루고 영화제가 정상적으로 치러질 수 있게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 위원장은 10월 영화제 개막까지 시간 등 여력이 부족하다는 점을 알렸다. 하지만 축소는 해도 영화제의 본령인 '프로그램의 독립성'만은 지키겠다고 천명했다. 그는 "영화 선정에 있어서는 어떤 타협도, 양보도 없을 것"이라며 "지난 2년간 표현의 자유를 지킨 영화제의 사례를 전 세계에 선보이겠다. 영화제가 정상적으로 개최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사진=한윤종 기자 hyj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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