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의 미학’ 성현주 편
“예술은 어디선가 다양한 모습으로 존재…존재만으로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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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현주 작가. |
[세계로컬타임즈 김영식 기자] 예술은 늘 우리와 함께하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작품전시가 개최되고 있으며, 수많은 작업자가 자신의 작품을 탄생 시키기 위해 내적 외적으로 고군분투 중이다. 하지만 관람객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겠지만 작가의 작업 결과물인 작품을 완벽하게 이해하기는 힘들다. 갤러리에서 작가와 깊은 대화를 나누기 전에는 완벽한 소통이 아닌 순간의 감성 소통이 우선이기 때문이다.
사진작가 변성진의 <예술가, 그게 뭔데?>는 이런 갈증을 조금이나마 해갈하기 위한 취지에서 시작됐다.
예술을 위해 자신의 삶을 사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작가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으며, 예술이란 그들에게 어떤 의미인지 등등 예술가 이야기를 군더더기없는 질의·응답 형식으로 들어봤다.
관련 릴레이 인터뷰 중 두 번째로, 내 존재를 남기기 위해 그림을 그린다는 성현주 작가 이야기를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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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현주 작가. |
Q: 자신을 소개해주세요.
A: 그림 그리는 삶을 가까스로 연명하고 있는 성현주입니다. 제 그림 작업은 불안전한 구도와 깨지고, 부서지고, 던져지고 있는 상황들을 주제로 제가 살아오면서 겪은 혼돈(chaos)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어린 시절 불안했던 가정환경, 잠깐이었지만 청소년기에 심한 학교폭력을 겪으면서 극단적인 자아가 성립됐고, 성인이 돼선 그때를 잊지 못하고 파생된 방황, 일탈의 과정까지 그림으로 표현해왔습니다. 남들에게 쉽게 터놓을 수 없어 그때의 사건이나 어려운 마음을 그림으로 매번 고백한다는 심정으로 작업에 임하고 있습니다.
특히 저의 작업은 일상 사진을 그대로 그려내기보다 일상 사진에 찍힌 피사체와 은연중에 뇌리에 스치는 이미지를 회상 혹은 상상하고 재조합, 재구성해 특유의 분위기를 표현하려 했습니다.
이러한 이유는 혼돈(chaos) 속에서 나 자신이 겪은 다양한 감정을 표현하고자 했는데, 그 감정 중에서 특히 ‘불안과 절망’을 표현하려 노력했습니다. 불안과 절망은 인간에게 있어 단순히 부정적인 의미가 아닌, 성숙해지기 위한 성장통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또한 애써 회피하지 않고 진실과 맞닥뜨리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고자 했습니다.
Q: 작업 또는 활동 사항이 궁금합니다.
A: 아직은 대표할 만한 활동 사항은 없지만, 최근에 NFT사업으로 그림 활동을 했고, 현재는 심기일전해 다시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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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현주 작가. |
Q: 지금 하는 일들이 자신에게 어떤 의미인가요.
A: 어딘가에서 본 기억이 나는 글 중에서 ‘모든 생물은 이 지구에서 나 같은 존재가 있었다는 걸 남기기 위해 자손을 남긴다’라고 했습니다. 저 또한 그와 비슷한 이유로 나란 존재가 있었다는 걸 남기기 위해 그림을 계속 그리는 것 같습니다.
Q: 추구하는 작업 방향 또는 스타일이 있다면.
A: 정형화된 구도를 벗어나 그림 속 배경에 엉뚱한 이미지를 합성하고 재구성하는 스타일을 추구합니다.
Q: 영향을 받은 작가 또는 작품이 있다면.
A: 정서적으로는 네덜란드의 후기 인상주의 화가 빈센트 반 고흐(Vincent van Gogh)의 영향을 받았고, 제 작업 스타일은 신 라이프치히 화파 화가 네오 라우흐(Neo Rauch)와 어울린다고 해 그에 관해 연구하면서 영향을 받은 것 같습니다.
Q: 스스로 생각하는 예술이란.
A: 제 짧은 생각으로는 인간의 본질과 매우 닮아있다고 생각합니다.
저 또한 미술 활동을 하면서 예술적 가치, 예술이란 도대체 뭘까 고민한 적이 있습니다. 제 인생에 있어 예술은 너무 사치스러운데 도대체 왜 예술이란 것에 갈망하는 것일까, 인간은 쓸모를 염두에 두지 않고 그 존재 자체로서 존귀하지 않은가, 예술도 그러하다 생각합니다.
예술은 이용할 도구도 아니고 생존에 꼭 필요한 것도 아닙니다. 있어도 되고 없어도 됩니다. 그런데도 예술은 어디선가 다양한 모습으로 존재하며, 그 존재만으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인간의 또 다른 모습이 예술인 것 같습니다.
Q: 앞으로 계획은.
A: 그림을 그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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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현주 작가. |
Q: 내가 나에게 하고 싶은 말.
A: 어떠한 결과도 겸손하게 받아들이며, 만족하는 삶을 살자.
[인터뷰: 변성진 작가/ 자료제공: 성현주 작가/ 편집: 김영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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