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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수목원 전나무 길에 저녁 햇살이 숲으로 스며든다. 숲은 모든 생명의 근원이다. |
[세계로컬타임즈 글·사진 신선호 기자] 휴일 오후,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최근의 우울한 상황에서 마음의 힐링을 위해 경기도 포천시 소흘읍에 자리잡은 국립수목원을 찾았다. 아침녘에 사람들이 다녀간 수목원은 오후들어 고요했다.
사시사철 자연의 모습 그대로 아름다운 숲은 땅을 뚫고 피어난 생명의 환호로 가득하다. 연초록 나뭇잎들의 일렁임과 넘실거림은 생명력에 다름 아니다.
미국 장애인 인권운동가 헬렌 켈러는 “만일 사흘만 볼 수 있다면 맨 첫날에는 자신의 삶을 가치 있게 해 준 설리번 선생님의 모습을 보고 마음 속에 담겠다”며 “그 다음, 숲으로 가서 바람에 나풀거리는 아름다운 나뭇잎들과 들꽃을 바라보고 노을지는 아름다운 석양을 바라보겠다”고 숲을 예찬했다.
그녀에게 “어느 숲으로 가고 싶으냐”고 물으면 바로 “국립수목원 같은 숲”이라고 답하지 않았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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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수목원 광릉숲에 새로 개장된 둘레길 현황 약도 |
국립수목원의 모태, 광릉숲.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산림기술경영연구소에서 봉선사까지 약 4km 구간에 둘레길이 마련돼 있다.
500여 년이나 일반인 출입이 통제돼 숲 생태가 거의 완벽에 가깝게 보존돼 있는 광릉숲은 세계적으로 온대 북부지역에서 찾아보기 힘든 온대 활엽수 극상림을 이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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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기술경영연구소에서 봉선사까지 약 4km 구간에 둘레길이 펼쳐져 있다. |
▲ 건강이 가득한 곳, 전나무 숲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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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이 함께하는 전나무 숲길과 침엽수 모습. |
수목원 소개 책자에는 ‘국립수목원 걷고 싶은 길’이라는 제목으로 여러 개의 탐방로를 안내하고 있다. 여행객 등 수목원 방문자들을 위한 ‘느티나무 박물관길’·연인부부를 위한 ‘러빙 연리목길’·건강을 위한 ‘힐링 전나무숲길’·혼자 걷고 싶은 ‘소소한 행복길’ 등이 대표적이다. 60~90분 정도의 트래킹과 휴식을 겸할 수 있게 짜여 있어 자신에 맞게 선택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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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햇살 가득한 육림호 풍경 |
숲은 이 외에도 늘푸른 바늘잎나무·섬잣나무·솔송나무·구상나무·금방향나무 등 130여 종의 침엽수가 있는 곳으로 매우 이국적인 풍광을 느껴볼 수 있다.
침엽수원에서 조금 더 오르면 오대산 월정사의 전나무 종자를 증식해 1927년에 조림된 전나무숲을 만날 수 있다. 200m구간에 수령 90년 이상의 전나무들이 늘어선 전나무 숲길은 오대산 숲길, 내소사 숲길과 함께 우리나라 3대 전나무 숲길에 속한다.
전나무는 ‘젓나무’라고도 불리는데 ‘나무에 상처가 나면 하얀 우유같은 액체가 나온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하늘을 찌를 듯 높이 뻗은 전나무 숲속에 서니 마음이 뻥 뚫리는 듯 가슴이 시원하다. 코로나19도 두렵지 않을 정도의 건강한 면역력이 생기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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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릉숲 둘레길 초입표시판 |
전나무 숲 한켠에는 제68회 식목일 기념 조림지가 조성돼 어린 전나무 묘목들이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나무 한 그루, 한 그루가 잘 성장해 울창한 숲을 이루게 될 것을 생각하니 고맙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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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릉숲길 안내표시석. |
국립수목원은 사전 예약입장제로 운영된다. 하지만 보행객이나 자전거 이용객등은 사전 예약없이 현장 입장이 가능하다. 주차장 이용은 할 수 없으니 대중교통으로 방문하는 것이 좋다. 지역주민(포천시·남양주시 및 송산 1·2동 거주 의정부시 주민)은 화~일요일 500명 내외로 입장 가능하다.
그리고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추후 별도 공고 때까지 산림 박물관·난대온실·열대식물자원 연구센터는 잠정 휴관하지만 그동안 폐쇄됐던 광릉숲길 둘레길은 다시 개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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