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혼자일 때가 더욱 좋다
석영자
때로는 혼자일 때가 좋다
가구 옮기면서
오래된 마음자리도 옮겨 보고
싱크대 정리하면서
가리산 지리산 엉클어진 생각도 정리해 본다
여기저기 묵은 때
묵은 땀 흘리며 닦아도 보고
힘들어 지치면 두 팔 벌리고 누워
쉬어 가는 인생 맛 만끽도 할 수 있으니까
사춘기 소녀
집 나설 때 무릎 아래 머물던 치마 길이
대문만 벗어나오면
허벅지까지 올라가던 신묘한 마술
담임선생님께 걸려
출석부로 머리 맞던 아련한 추억
반세기 넘는 시간
만나고 헤어진 얼굴들
사랑 우정 나누다가 헤어진 아픔들
심지어 하늘로 떠나보낸 애련한 미련들
홀로의 끝은 꿈이면 좋으리
신데렐라 공주 되어
왕자님 만나는 눈부신 변모의 환상
파란 체크 원피스 차림으로
알프스산맥 구릉 뛰어노는 소녀의 꿈
추억 그리고 꿈
혼자만의 그 짜릿한 시간을 거닐고
마침내 돌아오는 일상
스스로를 돌아보는 속 깊은 깨우침
스스로를 만끽하는 푸근한 행복
때로는 혼자일 때가 좋다.
 |
| ▲시인, 시낭송가 늘푸른 시낭송 예술원 대표 제7회 천상병 시낭송대회친목상(대상) 수상 2019년 지하철 시민창작시공모전 ‘자화상’ 입상 국제시낭송예술인연합회 서울서초지부 회장 |
[저작권자ⓒ 세계로컬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