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세
시인 서 호 식
제일 먼저 배운 말은 만세
그래 만세였다
엄마는 내 윗도리를 벗길 때마다
만세, 했다
나는 두 팔을 번쩍 들어
어둔한 만세를 했다
무슨 뜻인지도 몰랐던 만세
만세는 승리를 가르치고 싶은
엄마의 기도였다
한없이 쇠잔해진 엄마를
씻겨드려야겠다는 생각에 엄마 만세,
엄마는 엉거주춤
구부정한 만세를 한다
아픈 세월을 품은
어머니의 숨찬 만세는
예순의 내 입안에서 오래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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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 력 ▣
충남 논산 출생. ‘20 한겨레문학 신인상 등단. 시집『‘그대에게 물들기도 모자란 계절입니다』 현) 별빛정원 대표. 시암문화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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