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심판매
시인 윤향기
매주 금요일오후 풍무리 농협 앞에 트럭 한 대가 멈춘다 횡성에서
갓 잡아온 싱싱한 양심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양심을 파는 총각
은 소의 울음을 부위별로 진열해 놓고 덤으로 잘게 썬 염치위에
그루밍 미소까지 얹어준다 동네 사람들은 손에 검은 봉지를 들고
와서 한 근 두 근 잃어버린 양심을 사들고 간다 식탁 위 소금과 후
추의 감정으로 귀가한 양심에게 ‘발보리심發菩提心’*을 호명하는
철학자들 승냥이 떼처럼 꿈틀꿈틀 광합성을 시작한다
음머~
그래, 휘핑크림처럼 달달한 양심을 먹게 해준 넌 철학자로 환생하고
은하머리 철학자들은 가축으로 태어나 워워 소리에 걸음을 멈추겠지
*깨달음의 지혜를 갖추어 다음 생에는 사람으로 태어나라는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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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력
충남 출생, 경기대대학원국문학박사
월간「문학예술」신인상, 국제PEN한국본부회원, 한국시인협회원, 서정시학문학상
경기대외래교수, 시집 『태도가 뮤지컬이 될 때』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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