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부터 어린이⋅고아원⋅독거노인⋅쪽방 집수리 봉사 활동
코로나로 어려운 맞벌이⋅조손 부모 아동에 영양제⋅식사 제공
케냐 ‘지라니’ 어린이 합창단에게 선편으로 1천만 원 물품 지원
성인 장애우에 이어 내년부터 장애 아동에게도 봉사 영역 확대
가수 '수와 진'과 성탄절 아동후원 코로나로 2년간 중단 ‘아쉬움’
[세계로컬타임즈 글·사진 한창세 기자] 1915년 창설해 미국 인디애나폴리스에 본부를 둔 국제키와니스(KIWANIS)는 세계적인 자원봉사단체다. 순수한 어린이 봉사단체로 유니세프(UNICEF)와 공동으로 아프리카 모자 파상풍 퇴치와 요오드 결핍 장애 퇴치 운동 등을 전개해 온 비정치, 비종교 봉사클럽이다. 한국키와니스는 1967년 서울 클럽이 처음 창설된 이후, 1991년 한국지구로 승격됐고 미혼모 유아와 산모 입원 치료 등 도움이 절실한 어린이를 도왔다. 현재 한국키와니스는 9개 지역이 있다. 인천지역에는 모두 8개의 클럽이 있다. 북인천클럽 키와니스는 전국에서 네 번째로 창설됐다. 2009년부터 인천지역 아이들과 고아원, 장애우, 독거노인 등을 지원해 온 한국키와니스 북인천클럽 김훈(50) 총재를 만나 ‘어린이 봉사’ 뒷이야기를 들어본다. [편집자 주]
‘어린이 봉사단체’인 한국키와니스 북인천클럽 김 훈 총재는 35~39대 5대째 회장을 역임한 인천지역의 아이들과 고아원, 장애우 등 어려운 이웃을 12년째 도와 온 지역 리더다. 보이지 않게 도운 독거노인 쪽방 도배와 보일러 수리 등 외부에 알려지지 않은 ‘몸 봉사’ 사례도 부지기수다. 김 총재는 “각박한 사회일수록 서로 돌아보고 도움을 주시면 서로서로 행복해진다. 관심이 있어야 후원할 마음도 생기게 된다.”고 강조한다.
- ‘키와니스’의 뜻은 무엇이며, 총재 취임은 언제 했는가.
‘KIWANIS’는 북미지역 인디언이 쓰는 말에서 유래됐다. ‘자신을 알린다’는 뜻으로 ‘Kiwanis Is Where A Need Is Served. KIWANIS’, ‘도움이 필요한 곳에 키와니스가 있다’는 의미를 갖게 됐다. 무엇보다 키와니스는 ‘세계 어린이들을 위해 봉사한다’(Serving for Chilrens of The World)는 목적을 두고 있다. 세계 유수의 봉사단체마다 특징이 있는데, 저희는 순수한 ‘어린이 봉사단체’다. 제가 북인천클럽에서 활동한 지는 12년째다. 처음엔 4년간 총무를 보다가 35대 회장에 선출돼 36, 37, 38, 39대 회장으로 5대를 역임해 오다 인천지역 총재로 봉사하게 됐다.
- 국내외의 키와니스 활동 현황을 알려 달라.
국제키와니스가 유니세프와 공동으로 아프리카 지역의 모자 파상풍 치료를 위해 전 세계 단체로부터 5년 동안 기금을 조성했다. 모자 파상풍 주사약은 1회당 약 1,800원인데, 세 번 맞아야 낫는다. 5,400원이면 산모와 아이를 살릴 수 있지만, 이들에게는 큰돈이다. 파상풍은 환경이 열악한 아프리카에 토착한 풍토병으로 사망률도 높다. 유니세프가 파상풍 치료 기금 모으기 5주년 계획을 잡고 처음에 라이온스클럽과 로타리클럽에 함께 하자고 제안했지만, 유니세프는 국제키와니스를 선택했다. 국제키와니스가 지난 2015년 100주년을 맞아 유니세프와 공동 모금한 300억 원을 유니세프에 기부했고, 한국 지부가 5억 원 정도 지원했다.
한국키와니스 북인천클럽 봉사단 회원들.(왼쪽에서 네 번째가 김 훈 총재)
- 인천 북인천 클럽은 언제 창설됐나. 회원과 활동 상황을 알려 달라.
국제키와니스 창설은 올해 107년을 맞는다. 한국은 1967년 서울키와니스가 첫 번째로 세워지고 이어서 1968년 진주키와니스, 1969년 부평키와니스, 1979년 북인천키와니스가 네 번째로 발족했다. 과거에 미국 '조지 부시'와 '빌 클린턴',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들도 키와니스 출신이다. 또 상원의원, 하원의원 등 행정부 각료를 비롯해 다양한 명예 회원들이 키와니스 활동을 하고 있다. 특히 북미지역의 키와니스 클럽 회원들을 자주 볼 수 있다. 외국에서는 봉사단체 조직으로 키와니스가 가장 잘 돼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우리나라에서만 좀 소외된 상태다. 아시아에서는 대만 키와니언들이 매우 열광적이고 영향력이 크다. 그다음이 일본과 필리핀에서 많이 활성화돼 있다. 현재 저희 북인천 키와니스 회원은 10여 명인데, 코로나 장기화로 모임도 갈수록 줄다 보니 회원도 감소하는 추세다.
- 코로나가 성장기 아동에게 큰 고통이다. 맞벌이 부모 아동 등에 대한 지원은 어떤가.
2년에 걸친 코로나로 아동들이 학교 수업과 먹는 문제 등 고통이 많다. 특히 맞벌이 부모 밑에서 혼자 있게 되는 아동들에게 마스크와 영양제 등을 지원하는데, 국가보조를 받지 않는 곳을 우선으로 한다. 동네별로 맞벌이나 조손 부모 아동들을 맡기는 센터가 있다. 여기서 공부도 하고 식사도 해결한다. 여기에도 비타민 등을 지원하고, 아이들 공부를 위해 회원분이 컴퓨터 사양을 높여주는 작업도 한다. 장애인 지원에도 많이 움직이고 있다. 인천에 ‘액션클럽’이라는 장애인 단체가 있는데, 일반인 못지않게 왕성하게 활동하고 계시다. 저희가 이런 분들을 위해 1년에 후원하는 금액이 약 1억 원 정도다.
인천지역 지체장애자 봉사단체 ‘액션클럽’ 회원들 모습.
- 지원 활동은 어떻게 이뤄지나.
후원금은 장애인이나 국비 보조가 없는 아동센터, 고아원, 구청에 분기별로 해서 나눔을 한다. 매년 5월 5일 어린이날에는 고아원을 지원하고 중간중간에 장애인을 돕는다. 인천지역 키와니스는 두 달에 한 번 8분의 회장과 총무, 재무 담당자와 지원 회의를 열고 결정을 하는데 클럽 차원에서 별도로 하기도 하고, 회장단에서 지원할 때가 있다.
- 코로나로 활동반경도 위축된 듯 싶다.
아무래도 활동도 위축된다. 570명 회원이 지금 370명으로 줄었다. 회원감소와 비대면으로 인해 올해는 부평구청으로 들어갔다. 구청에 들어가기 전부터 12월 이맘때면 한국을 찾는 어린이 합창단이 있다. 지난 12월 16일이 아프리카 케냐의 ‘지라니’ 어린이 합창단 정기공연을 하는 날이다. 매년 한국에 왔지만, 코로나로 2년 동안 입국하지 못하고 있다. 그전에는 한국 공연을 오거나 저희가 케냐를 방문할 때, 비타민과 생활품 등을 후원했다. 코로나로 이마저도 어려워져 배편으로 1천만 원 정도의 물품을 보냈다.
- 북인천 지역사회에서 주로 어떤 봉사를 하고 있는지.
지난 12월 14일에는 ‘솔앤스토리’라는 지체장애인센터가 있는데, 모두가 휠체어를 이용하기 때문에 거동이 정말 어려운 친구들이다. 이분들에게도 1500만 원 정도 후원을 해 드렸다. 이외에도 대외적으로 드러나지 않게 활동을 많이 하고 있다. 이달 12월에는 저의 클럽 회장님께서 직접 김장을 해서 네 분의 독거노인에게 나눠 드렸다. 또 2020년부터 가수 '수와 진'과 함께 성탄절 산타복을 입고 아이들에게 후원 품을 전달하기로 했는데, 코로나로 올해도 하지 못해 아쉽다. 한 분의 산타가 100명의 아이를 배정받는데 400명이니까 네 분이 필요하다. 그러나 코로나로 취소됐다. 이외에도 현재 중단된 사업도 많다.
- ‘팬데믹’ 시대에 봉사단체의 역할이 크다. 그러나 우리 사회가 보는 인식은 아직은 차갑다. 왜 그런가.
저희 키와니스 뿐 아니라, 일반인들이 단체들을 보시는 눈은 사실 그리 곱지가 않다. 왜냐면 '돈으로만 한다'는 생각들을 많이 갖고 계신다. 우리 단체는 그렇지 않다. 물론 돈도 있어야 한다. 돈이 있어야 봉사를 할 수 있다. 아시는 분도 있지만, 저희는 몸으로 하는 ‘집 봉사’도 많이 한다. 도저히 사람이 살 수 없는 너무 열악한 쪽방에서 사시는 노인분이 있다. 새벽 6시부터 모여 저희가 준비한 도배지를 바르고 장판을 새로 깔고 낡은 보일러 수리를 해드린다. 하루 안에 작업을 끝내야 하는 일이기 때문에, 일찍 나와도 늦을 때는 밤 10시까지 한다. 점심과 저녁은 도시락 배달을 시켜가면서 봉사를 많이 한다. 보이지 않게 일하니 일반인들은 그렇지 않은 것으로 생각하는 분이 많다. 단지 보여 주기 식, 생색내기 식이라 여긴다.
- 키와니스 일을 하면서 기억에 남는 일은.
2009년에 처음 키와니스에 들어 왔을 때, 회원들이 후원할 때마다 사진을 찍는 것을 보고 이해하지 못했다. ‘후원하고 그냥 가면 되는데 왜 사진을 찍을까’ 궁금했다. 나중에야 그 의문이 풀렸다. 후원은 회원들이 기금을 십시일반으로 모아서 하는 일인데, 일부 회원이 개인 사정이 생겨 참석 못 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면 오해의 소지가 생긴다. 그래서 후원 활동을 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사진을 찍는다. 처음엔 의아했는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까 사진을 찍을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 부분이 좀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다. 봉사는 모르게 해야 한다고 하지만, 단체이기 때문에 그게 쉽지 않다. 대신에 기사화되지 않은 부분도 꽤 많다. 이번에 구청 후원도 구청에서 기사화해 준 것이다.
김 훈 총재와 회원들이 성장기 어린이에게 비타민 영양제와 마스크 물품을 부평구청에 기탁하는 등 코로나로 어려운 이웃 돕기를 실천하고 있다.
- ‘보이지 않는 봉사’ 사례를 좀 더 전해 달라.
대체적으로 고아원 봉사나 지체장애인 봉사를 할 때는 거의 기사화를 하지 않는다. 그동안의 일들을 기사화했다면, 저희에 대한 평가가 엄청나게 올라갔을 것이다. 하지만 기사화를 아예 안 한다고 보면 맞다.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하라'는 성경 말씀처럼 외부로 드러내지 않게 많은 봉사를 하고 있다는 점을 전하고 싶다.
- 키와니스를 알게 된 계기는.
제가 키와니스에 들어 오기 전에 고아원에 후원하고 싶어서 전화를 몇 번 한 적이 있었는데 개인적인 후원을 사양했다. 왜 안 받냐고 물으니까 후원하는 사람들이 대개 한두 번 고아원을 찾아오지만, 그 후 다시 오지 않는 분이 많아서 오히려 아이들이 상처를 받는다는 말을 들었다. 그때는 제가 능력이 많지도 않았고 혼자서 크게 돕지는 못했다. 그저 라면 몇 박스와 약간의 쌀을 후원하려 했다. 그러다가 아는 지인이 키와니스 얘기를 하는 것을 2008년에 처음 듣게 됐게 되었고, 2009년에 정식 가입하면서 정착했다. 개인보다 단체로서 고아원 등에 지속적인 후원이 잘 이뤄진다. 하겠다는 뜻은 좋지만, 개인 후원이 도중에 중단되면 아이들에게 상처를 줄 수 있다는 점을 알게 됐다.
- 회원들의 ‘봉사 정신’도 중요하다. 평균 봉사 기간은 어떤가.
제가 주변의 친구 여러 명을 키와니스에 가입시키기도 했는데, 거의 1년 정도 지나니까 탈퇴를 한다. 이런 현상은 어디든지 거의 비슷하다. 반면에 2~3년을 잘 넘기면 이분들이 끝까지 간다. 이것은 어디든지 똑같다. 지금 계시는 저희 회원들은 그런 고비를 모두 넘긴 분들이다. '1년 탈퇴' 봉사자를 보면 대부분 ‘불순한 목적’을 갖고 들어 온다. 꽃집을 하거나 보험영업을 하기 위해 들어온 사람들이다.
- 코로나 장기화로 고통받는 이웃도 늘고 있다. 어느 때보다 우리 사회가 관심을 가져야 할 때다. 북인천 총재로서 이웃에게 전할 말이 있다면.
먼저 우리 주위를 돌아봤으면 좋겠다. 주위를 돌아보면 어려움을 겪고 계신 분들이 많다. 한 번만 돌아보시면 쉽게 볼 수 있는데, 돌아보지 않는다. 각박한 사회일수록 서로 돌아보고 도움을 주시면 서로서로 행복해진다. 다른 바람은 없다. ‘관심’이 있어야 ‘후원’ 할 마음도 생기게 된다. 한 번만 관심을 주시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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