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목소리 볼모로 정치적 쇼” 우려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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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3일 김제시의회 본회의가 진행되고 있다. |
[세계로컬타임즈 글·사진 조주연 기자] 전북 김제시의회가 지평선산단에 들어설 폐기물 처리시설의 추진과정 전반에 대해 들여다보고 각종 의혹을 철저히 조사하겠다며 행정사무조사 특위를 구성한 가운데 출발부터 ‘깜깜이 특위’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위의 가장 기본 밑그림인 조사 계획서를 공개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김제시의회는 지난 23일 본회의에서 지평선산단 폐기물처리시설 행정사무조사 계획서를 의결·승인했다.
김제시의회 행정사무 감사 및 조사에 관한 조례 제3조 7항에 따르면 의장은 조사계획서가 본회의에서 승인된 때에는 즉시 시장에게 이를 통지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피조사기관에게 통보하는 것이다.
계획서는 명칭 그대로 행정조사를 위한 전반적 계획이 담겨있다. 하지만 본회의 의결 후 김제시의회 홈페이지 어디에서도 계획서의 내용을 찾을 수 없다.
시민의 알권리는 뒷전이냐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언론 대응도 크게 다를바 없었다.
취재진은 지난 24일 김제시의회측에 특위 계획서를 요청했다. 연락이 없어 요청 다음날(25일) 김제시의회 언론대응 부서를 찾아 들은 내용은 “전문위원실로 가라”는 말.
전문위원실 입장은 달랐다. 전문위원실 특위 담당 직원은 “왜 나에게 왔냐, 언론 대응은 언론대응 부서에서 하고 있다 해당 부서에 요청하라”고 밝혔다.
‘언론대응 부서에서 안내 받은 후 전문위원실을 찾았다’고 설명했지만 계획서 공개에 적극적인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의회 내부에서 조차 서로 떠 넘기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특위 조사계획서를 공개할 생각이 처음부터 없었던 것 아니냐’는 궁금증으로 이어진다.
김제시의회가 특위 계획서를 의결·승인한지 나흘째, 언론이 특위 계획서를 요청한지 사흘째, 특위 사무조사 계획서는 공개되지 않고 있다.
단, 취재가 시작되자 김제시의회는 폐기물 특위 조사 관련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계획서가 본회의 의결된지 이틀이 지난 후에서다. 그마저도 A4 용지 한장짜리 보도자료에 그쳤다.
반면,경남 김해시의회의 경우 과거 ‘김해신공항대책 행정사무조사 특위’를 구성하는 과정에서 계획서(안)’부터 투명하게 공개해 이번 김제시의회의 소극적인 태도와는 전혀 다른모습을 보였다.
김해시의회 신공항대책 특위의 계획서(안)에 아주 구체적인 조사중점사항 , 조사일정, 장소 , 경비, 조사요령, 진행순서, 현지확인 대상 및 장소, 증인(참고인) 출석 요구 명단, 특위 요구자료 목록 등 담겨있다.
이같은 상황을 전해들은 시민 안(45) 모씨는 “특위를 구성한답시고 시민들의 목소리를 정치적인 쇼로 이용하는 것 아니냐”며 “계획서를 공개하지 않을 이유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핑퐁게임으로 시간 벌기는 하는 모습은 적당히 보여줄 것만 보여주고 싶은 속내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평선산단 폐기물처리시설 추진 과정에 대한 각종 의혹을 철저히 조사하겠는 김제시의회가 조사 계획서 조차 공개하지 않으면서 결국 보여주기식 깜깜이 특위란 오명으로 얼룩질까 우려된다.
삶의 터전을 지키고 싶어하는 시민들의 간절한 요구가 일부 정치인들의 수단으로 쓰여지지 않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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