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장시백
저수지의 아이들
시인 장시백
십여 년 만에 찾아온 저수지에 철새가 난다
한가운데 작은 섬을 빙빙 돌며 여자가 난다
마른 욕조에 갇힌 아이는 울다가
또 울다가 목이 타올랐다
헐거워진 수도꼭지에서는
단 한 방울의 물도 나오지 않았다
젖먹이를 업고 남자를 찾아 나섰던 여자는
친정(親庭)도 시가(媤家)도 모두 잃고 돌아왔다
아니 그런 건 애당초 없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바다를 보러 가자고 했다
오백원짜리 생수로 배를 채운 아이도
바다에 가고 싶다고 했다
욕조보다 넓고, 파아란 그곳에 가면
다시는 울지 않겠다고 했다
여자와 아이에게 파란 바다는 꿈같은 것이었을 뿐
꿈꾸지 않아도 갈 수 있는 저수지에 몸을 담갔다
인연의 끈과 함께 아이들의 손을 놓아버린 여자는
마른 욕조에 갇혀 밤마다 저수지의 물을 퍼내야만 했다
퍼낼수록 차오르는 물속에서 아이들의 울음소리가 들리고
검붉은 물결이 가슴을 파고들어 온몸에서 철렁거렸다
저수지 한가운데 작은 섬을 빙빙 돌며 아이들이 난다
엄마 아빠도 없는 그 섬엔 주어진 대로 살아가는 친구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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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 소설가 한국사진문학협회 대표 사진문예지 <시인의 시선> 발행인 문예신문 <시인투데이> 발행인 도서출판 <한국IT> 대표 한국소설창작연구회 회원 소설미학 편집위원 경기소설가협회 회원 혜성이 아부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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