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병 대응체계 구축 및 공공의료·인력 확충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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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순자 보건의료노조 위원장과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이 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의료기관평가인증원에서 13차 노정 실무교섭 타결 뒤 합의문을 교환하고 있다.(사진=보건복지부) |
[세계로컬타임즈 김영식 기자] 총파업 돌입을 5시간 남짓 앞두고 보건의료노조(이하 노조)와 정부 간 협상이 장시간에 걸친 격론 끝에 극적으로 타결됐다. 양측은 이번 합의에 감염병 대응체계 구축 및 공공의료·인력 확충, 처우개선 방안 등의 내용을 포함했다.
◆ 감염병 전문병원 설립-생명안전수당 제도화 등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과 나순자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은 2일 오전 2시 서울 영등포구 소재 의료기관평가인증원에서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노정교섭 합의문에 서명했다. 앞서 노조와 복지부는 전날 오후 3시부터 13차 실무협의를 진행한 바 있다.
노정 교섭은 지난 5월31일부터 약 3개월간 진행돼왔으며, 결국 이번 합의에 따라 노조 측은 이날 오전 7시 돌입 예정이던 총파업을 철회했다.
양측은 공공의료 강화와 감염병 대응체계 구축, 보건의료인력 확충 등 구체적 방안을 마련해 실행키로 했다.
이를 위해 ▲감염병 전문병원 설립 ▲감염병 대응 인력기준 ▲생명안전수당 ▲공공병원 확충·강화 ▲공공병원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국고 부담 ▲공공병원 필수 운영경비 및 공익적 적자 지원 ▲국립중앙의료원 기능 강화 등을 추진한다.
이외에도 ▲국립의학전문대학원 설립 및 의사 증원 ▲국립대병원 소관부처 이관 ▲사립대병원 공공성 강화 ▲공공의료 거버넌스 참여 ▲의료안전망 구축 등도 병행 추진한다.
아울러 양측은 ▲직종별 인력기준 ▲간호등급제, 간호·간병통합서비스 ▲교육전담간호사제 ▲야간간호료, 야간전담간호사관리료 ▲불법의료 근절 ▲교대제 개선 ▲의료기관의 주 5일제 정착 ▲비정규직의 고용 등에도 합의했다.
구체적으로 감염병 전문병원 신설과 관련해 오는 2024년까지 4개 권역에 설립하는 한편, 3곳 추가 확대를 공동 노력키로 했다. 2026년까지 중앙감염병전문병원 신축도 완료한다.
감염병 대응과 관련해서는 코로나19 중증도별 근무당 간호사 배치기준을 9월까지, 세부 실행방안은 10월까지 각각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부족한 간호인력의 경우 전담병원·협력병원 등이 직접 채용한다.
감염예방법 개정을 통해 감염병 대응 의료인력 지원금인 ‘생명안전수당’을 제도화하고 내년 1월 시행하기로 했다.
또 공공병원은 2025년까지 70여 곳의 중진료권마다 1개 이상 책임의료기관을 조속히 지정해 운영한다. 울산·광주·대구·인천·동부산·제천 등 주민이 강하게 공공병원 설립을 요청하고 있는 지역의 경우 이를 해당 지방자치단체·기획재정부 등과 논의해 확정하기로 했다.
직종별 인력기준은 실태조사 및 적정인력 연구를 진행하는 한편, 보건의료인력 중 우선순위를 정해 2022년부터 단계적으로 추진한다.
간호등급제의 경우 ‘간호사 1인당 실제 환자 수 기준’으로 개편된다. 이 방안은 2022년 내 마련해 2023년 시행키로 했다. 간호·간병통합서비스는 300병상 이상 급성기 병원에 전면 확대하는 방안을 내년 상반기 중 마련하고 2026년까지 시행한다.
교육전담간호사제는 국공립의료기관의 경우 올해 수준으로 지원하고, 민간의료기관은 교대제 근무 시범사업에 포함해 2022년부터 시행한 뒤 전면 확대해나간다.
야간간호료와 야간전담간호사관리료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거쳐 2022년 1월부터 상급종합병원을 포함한 모든 의료기관에 적용할 방침이다. 또한 양측은 올해 예측가능하고 규칙적인 교대근무제를 포함한 시범사업 방안을 마련해 내년 3월 시행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합의와 관련해 노조는 “감염병전문병원 설립과 코로나19 대응 의료인력의 기준과 보상방안을 마련함으로써 주먹구구식 감염병 대응체계를 벗어나 제대로 된 대응체계를 갖출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말로만의 공공의료 확충이 아니라 공공의료를 확충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과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법제도 개선 및 재원 마련방안을 마련해 실질적이고 속도감 있는 공공의료 확충이 가능하게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파업을 준비해왔던 조합원들은 의료현장에서 코로나19 극복과 함께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오늘 노정교섭 타결로 산별총파업은 철회하지만 아직 의료기관별 현장교섭이 남아 있다. 노조는 오는 7일까지 1주일간을 현장교섭을 완전 타결하기 위한 집중교섭기간으로 정하고 원만한 합의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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